‘100억’ 강백호보다 WAR 높았던 선수가 보상 선수로… 한화의 자신감인가, KT의 횡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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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6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재도전하는 한화는 지난해 팀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타격 보강을 위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최대어로 손꼽혔던 강백호(27)에 전격 접근해 사인을 받아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코앞에 둔, 어쩌면 극적인 시점이었다.
최근 3~4년 성적이 좋지 않았으나 그래도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젊은 거포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은 강백호다. 2024년과 2025년 파워 측면에서 점차 반등하는 모습이 있었기에 적어도 지난 2~3년보다는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결국 한화는 4년 총액 100억 원, 이중 80억 원을 보장하는 수준에서 계약을 마무리했다.
강백호는 지난해 연봉이 7억 원이었고, 보상등급 A등급의 선수였다. 자연히 출혈도 컸다. 보상금 14억 원은 그렇다 치고, A등급이라 20인 보호선수 외 1인을 내줘야 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굉장히 고심을 하며 보상선수 명단을 짰으리라 보고 있다. 한화는 지금 당장의 핵심 선수들도 지켜야 했고, 그간 드래프트 상위 픽에서 얻은 유망주들도 묶어야 했다. “KT로서는 강백호가 다른 팀으로 가는 것보다는 한화로 가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였다.
결국은 즉시 전력감이 풀려 나왔다. 지난해 한화 팀 불펜의 핵심으로 맹활약한 우완 한승혁(33)이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당장의 실적은 한승혁보다 떨어지지만, 팀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젊은 선수들이 상당수 포함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실제 한승혁 외에도 몇몇 즉시 전력감이 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타 팀이 눈독을 들일 만한 상위 라운더 출신 젊은 선수의 이름도 있었다. 한화의 선수층이 꽤 강해졌다는 것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KT도 기본적으로 좋은 마운드 전력을 자랑하기는 하지만, 불펜의 경우는 꾸역꾸역 분투하는 양상이 있었다. 불펜 투수들이 3~4년을 꾸준하게 활약하기는 어려운 가운데 매년 새로운 선수들이 1~2명 나와 자리를 교대하는 양상이 이어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2026년 불펜 전력의 변수가 많았던 가운데 한승혁을 보상선수로 지명할 수 있었던 것은 KT로서는 나름 괜찮은 일이었다. 확실한 필승조 요원 하나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지는 한승혁은 지난해 71경기에서 64이닝을 던지며 3승3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25로 활약했다. 물론 시즌 중·후반 이후 구속이 떨어지며 전체적인 경기력이 저하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이만한 실적을 낸 중간 투수가 리그에 몇 없었다.
정작 자신의 이적을 일으킨 강백호와 비교해도 2025년 팀 공헌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2025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강백호는 1.82였다. 한승혁은 1.86이었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WAR 집계에 따르면 강백호는 1.68, 한승혁은 2.54였다.
물론 WAR도 한승혁보다 강백호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위로 열려 있는 폭은 강백호가 훨씬 더 크다. 강백호가 한화의 기대대로 활약한다면 ‘보상선수’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남지 않을 정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KT도 어쩔 수 없이 놓친 강백호라면 한승혁을 보상 선수로 얻은 것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읽을 수 있는 행간은 두 가지다. 나름 한화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한화도 202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 하는 팀이다. 2025년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팀의 유일한 목표는 그것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팀 불펜에서 64이닝을 던지며 핵심적인 몫을 한 한승혁을 위험부담까지 감수하며 내놨다. 설사 지명이 되더라도 기존 투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묶어 장·단기적으로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을 법하다.
KT도 2026년 성적에 올인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1년 전 심우준의 이적 당시에는 군 복무를 하던 한승주를 지명해 미래에 대비했다. 하지만 올해는 즉시 전력감이라고 볼 수 있는 한승혁을 지명해 올해 성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FA 시장에서의 기조도 동일했다. 이강철 KT 감독과 한승혁은 KIA에서 짧게 생활을 같이 한 바 있다. 올해 강백호의 성적과 더불어, 한승혁도 보상선수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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