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400번째 메달 주인공 탄생...'4번째 올림픽 맏형' 37세 김상겸, 스노보드 은메달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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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대한민국의 동계 올림픽 첫 메달이 나왔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에서 맏형 김상겸이 은메달이라는 값진 수확을 거뒀다. 대한민국 하계 및 동계 올림픽을 통틀어 400번째 메달의 주인공이 탄생한 순간이다.
김상겸(37·하이원)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벤야민 카를(오스트리아)에게 0.19초 차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이자, 동·하계를 통틀어 대한민국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이었다.
결승 레이스는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블루 코스를 선택한 김상겸은 출발 반응에서 앞섰고, 첫 중간 계측 구간을 0.17초 빠르게 통과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이어진 구간에서 작은 미끄러짐이 나오며 카를에게 리드를 내줬다. 그대로 밀리지 않았다. 김상겸은 다시 속도를 끌어올리며 역전에 성공했고, 결승선 앞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가속 구간에서 카를의 노련함이 한 번 더 앞섰고, 김상겸은 0.19초 뒤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은메달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김상겸은 소치, 평창, 베이징을 거치며 세 차례 올림픽에서 한 번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4번째 올림픽 도전에서 이룬 첫 메달이었다. 그 과정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예선부터 쉽지 않았다. 1차 시기에서 18위에 머물며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2차 시기에서 레드 코스를 타고 기록을 끌어올리며 합계 1분27초18로 8위에 올라 토너먼트 막차를 탔다. 16강에서는 슬로베니아의 잔 코시르가 레이스 도중 넘어지며 행운이 따랐다. 김상겸은 이를 놓치지 않고 8강으로 향했다.
8강 상대는 개최국 이탈리아의 에이스이자 예선 1위 롤란드 피슈날러였다. 올 시즌 월드컵 평행대회전 랭킹 1위를 달리던 강자였다. 많은 이들이 김상겸의 탈락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블루 코스에서 출발한 김상겸은 중반 이후 속도를 끌어올렸고, 피슈날러가 후반부에서 흔들리며 레이스를 마치지 못하는 사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해설진이 “이변에 이변”을 외칠 만큼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기세를 탄 김상겸은 준결승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테르벨 잠피로프(불가리아)를 상대로 또 한 번 블루 코스를 택했고, 중반 이후 역전에 성공하며 0.23초 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고, 한국 스노보드는 2018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같은 종목에서 다시 올림픽 메달을 품에 안게 됐다.
김상겸의 은메달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메달 후보로 꼽혔던 ‘배추보이’ 이상호가 16강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긴 상황에서, 맏형이 대신 한국 스노보드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이상호는 예선을 6위로 통과했지만 안드레아스 프롬메거(오스트리아)에게 0.17초 차로 패해 발걸음을 멈췄다. 8년 전 평창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이상호의 시상대 복귀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김상겸의 올림픽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중학교 시절 학교에 스노보드부가 생기며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다. 단거리 폭발력이 필요한 종목 특성과 그의 신체 조건은 잘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에는 실업팀이 없어 생계와 훈련을 병행해야 했다. 시즌이 끝나면 막노동을 하고, 훈련 기간에도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며 꿈을 놓지 않았다.
소치에서는 예선 탈락, 평창에서는 16강, 베이징에서는 24위. 결과만 놓고 보면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김상겸은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그리고 37세의 나이,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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