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기회는 없다” 이숭용 살벌한 공개 경고장… 이제는 가능성보다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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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그냥 돈을 받을 껄 그랬어”
이숭용 SSG 감독은 플로리다 1차 캠프 중 한 선수의 타격 훈련을 보더니 껄껄 웃으며 농담을 했다. 팀에서 큰 기대를 걸며 키우고 있는 우타 거포 자원인 고명준(24·SSG)이 농담의 주인공이었다. 2025년 시즌 전 내기를 했는데, 이 감독이 슬그머니 봐주면서 ‘무승부’가 된 그 내기였다.
2024년 11월, 당시 마무리캠프를 진행 중이던 이 감독은 고명준과 내기를 하며 그 결과에 시선이 집중됐다. “고명준은 30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하는 이 감독은 고명준에게 ‘30홈런’을 가지고 내기를 걸었다. 2024년 11개의 홈런을 친 고명준은 처음에 현실적으로 ‘20홈런’을 역제안했으나 이 감독의 강력한 뜻에 결국 30홈런을 내기 종목으로 삼았다.
고명준은 정규시즌 17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완패였다. 하지만 어차피 내기 결과에 관계없이 돈을 받을 생각이 없었던 이 감독은 “20홈런을 치면 무승부로 해주겠다”고 물러섰고, 고명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3개의 홈런을 더하며 20개를 맞췄다. 냉정하게 따지면 수정 조건으로도 이 감독의 승리였지만, 결과적으로 내기는 이 감독의 양보 속에 무승부 처리됐다.
그런데 고명준의 연봉은 2025년 8000만 원에서 1억6000만 원으로 두 배가 올랐다. 이 감독이 “그냥 돈을 받을 껄 그랬다”고 농담을 한 배경이다. 하지만 농담으로 끝난 건 아니었다. 이 감독은 고명준이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감독은 “3년 차면 이제는 보여줘야 한다”면서 영원한 기회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 감독은 “3년을 투자했는데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하면 기회는 다른 선수에게 갈 수밖에 없다”고 못을 박았다. 고명준은 지난해 시즌 130경기에서 타율 0.278, 17홈런, 6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9를 기록했다. 물론 아직 1군 경험이 많은 선수는 아니고,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좋은 성적이라 말할 수는 없었다. 이 정도 성적으로 주전 1루수를 차지할 수 있는 팀도 별로 없다.
만약 SSG가 아닌 다른 팀이었다면 경쟁에서 밀렸을 수도 있고, 그렇다면 연봉이 크게 오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감독은 일부 포지션에 기회가 크게 열려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기회를 준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그것을 회수할 것이라 공언하고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1루수 고명준, 2루수 정준재와 같은 선수들이 이 감독이 그은 ‘3년’의 시간에 걸려 있다. 1·2년 차는 시행착오의 시기라고 본다면, 3년 차부터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 성적이 나지 않는 선수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줄 수는 없다. 선수들도 이를 알고 있다. 올해를 더 절박하게 달려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명준은 올해 1루와 3루 모두를 소화할 예정이다. 주전 3루수 최정이 이제 마흔의 나이인 만큼 수비 부담을 줄여줄 선수가 필요하다. 사실 지금도 최정은 나이에 비해 상당히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고명준은 원래 3루수 출신이고, 공도 예쁘게 잘 던지는 선수다. 스스로는 3루 수비가 가장 편하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고명준이 3루에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팀 로스터 운영이 면해짐은 물론 장기적인 대안으로도 떠오를 수 있다. 다만 역시 타격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수준의 득점생산력이라면 곤란하다.
신인 당시의 당찬 모습을 지난해 보여주지 못한 정준재 또한 올해 반등을 벼르고 있다. 수비는 지난해 시즌 때부터 계속된 교정을 거쳤고,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를 거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보고 있다. 이 감독도 “확실히 달라졌다”고 이제는 큰 걱정을 않을 정도다. 관건은 공격이다. 올해 강한 타구를 더 많이 만드는 방향으로 타격 방향성을 수정하면서 기대를 모은다. 많이 나가면, 도루왕에 도전할 수 있는 발을 가지고 있다.
꼭 고명준과 정준재뿐만 아니라 마운드, 그리고 백업 경쟁에 나서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경쟁이 다소 느슨해진 기분은 분명히 있었다. 다만 신인들은 계속 들어오고, 청라돔 시대를 앞두고 샐러리캡 정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이라 외부 영입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는 SSG다. 지금은 기회가 있지만, 실망스러운 모습이 이어지면 내년에는 1차 캠프 합류조차 장담할 수 없다.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올해 성적이 큰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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