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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퍼포먼스] 오서는 차준환을 어떻게 성장시켰나

작성일: 2016.10.10 06:08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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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2017시즌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발전에서 경기를 앞둔 차준환을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서(오른쪽)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려면 특별한 재능만으로는 부족하다. 재능을 뛰어넘는 피나는 노력과 실전에서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 그리고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한 좋은 훈련 환경이 따라야 한다.

피겨스케이팅 강국으로 꼽히는 국가는 러시아와 일본이다. 러시아는 많은 선수들과 이들이 훈련할 수 있는 링크가 풍부하다. 옛 소련 시절부터 피겨스케이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잡혀 있었던 러시아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의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국제 대회를 휩쓸고 있다.

러시아와 더불어 피겨스케이팅의 열기가 뜨거운 일본도 마찬가지다. 피겨스케이팅 인기와 관심이 높기에 여러 기업들이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들을 후원한다.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1~7차 대회 여자 싱글 메달은 러시아와 일본 선수들이 휩쓸었다. 이런 상황에서 임은수(13, 한강중)는 러시아와 일본을 뺀 다른 나라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7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여자 싱글은 러시아와 일본이 장악하고 있지만 남자 싱글은 일본 선수들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서 우승한 남자 싱글 선수는 차준환(15, 휘문중)과 알렉산더 사마린(러시아)이다. 차준환은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와 7차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사마린은 자국에서 열린 4차 대회와 6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일본 남자 싱글은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동메달 3개를 따는 데 그쳤다. 주니어 남자 싱글은 러시아와 미국, 캐나다, 일본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 2016~2017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차준환 ⓒ 스포티비뉴스

차준환은 이런 상황에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했다. 김연아가 빙판을 떠난 뒤 그의 후배들은 각종 국제 대회에 도전해 좋은 성적을 올린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2연속 우승한 이는 차준환밖에 없다. 또한 그는 주니어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점수인 239.47점(2016년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을 받았다. 차준환의 선전이 유독 돋보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차준환은 피겨스케이팅 꿈나무로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전국종합선수권대회 주니어 4위에 오른 그는 이듬해와 2013년 이 대회 주니어 남자 싱글에서 우승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2013년 아시안트로피 노비스(만 13세 이하)에서 우승하며 국제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딴 그는 2014년 종합선수권대회 시니어부에 출전했지만 5위에 그쳤다.

차준환은 지난해부터 훈련지를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으로 옮겼다. 이곳에서 그는 김연아(26)의 전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55, 캐나다)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이곳에서는 세계 남자 싱글을 양분하고 있는 하뉴 유즈루(22, 일본)와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5, 스페인)가 훈련하고 있다.

차준환은 짧은 시간에 급성장했고 어느덧 주니어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됐다.

좋은 훈련 환경에서 피어난 재능, 선수와 지도자가 이룬 성과

김연아가 세계적인 선수로 크는 데 오서가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일부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상당수 피겨스케이팅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좋은 훈련 환경과 지도자가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지만 김연아는 모든 면에서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차준환은 선수로 성장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최적의 훈련 장소와 남자 싱글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를 만났다. 이들의 만남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차준환의 점수는 상승했다.

차준환은 올해 2월 열린 2016년 유스 동계 올림픽에서 198.90점을 받으며 5위에 올랐다. 3월 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처음 200점을 넘었다. 이 대회에서 총점 207.11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 2016~2017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하고 있는 차준환(가운데)과 브라이언 오서(왼쪽) ⓒ 갤럭시아에스엠 제공

올 시즌을 앞둔 차준환은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완성했고 점프의 질을 높였다. 여기에 표현력과 스케이팅까지 끌어올리며 주니어 무대의 강자가 됐다. 그는 지난달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주니어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점수인 239.47점으로 우승했다.

그는 6개월 만에 자신의 최고 점수를 무려 32.36점 끌어올렸다. 9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막을 내린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에서는 클린 경기에 실패하며 220.54점을 받았다. 차준환은 7차 대회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70점이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오른쪽 발목과 고관절 부상이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기에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한 좋지 않았던 빙질도 문제였다.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뛴 쿼드러플 살코를 실수했는데 빙판이 파인 곳이 많았다. 이 점프를 뛸 때 파인 곳에 걸려 실수를 했다"며 아쉬워했다.

오서 코치가 어떤 점을 조언해 주었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점프 기술에서 동선을 잡아 줬다. 7차 대회를 앞두고 3차 대회에서 표정이 굳어 있었다는 말을 했다. 점프들이 다 끝나면 마음껏 즐기라는 조언도 해 주셨다"고 말했다.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스핀과 안무 등 세세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기에 오서가 모든 것을 혼자서 세세하게 지도하지 않는다. 지난 7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발전 때 내한한 오서는 "차준환은 4회전 점프를 잘 가르치는 지도자와 연습하고 있다. 습득력이 매우 빠르다"고 설명했다.

▲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하는 차준환 ⓒ 스포티비뉴스

차준환은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남자 싱글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를 만난 뒤 어깨에 날개를 달았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키워 낸 오서의 조련도 차준환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선수들이 최상의 효과를 끌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차준환을 급성장하게 만들었다.

캐나다 토론토 생활에 대해 차준환은 "(그곳에는) 훈련을 하러 갔기에 재미를 바라지는 않는다. 하뉴와 페르난데스 등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막상 연습할 때는 미친 듯이 스케이팅을 하느라 정작 그들을 보고 배울 시간은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차준환은 평일에는 훈련에 전념하고 주말에는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차준환은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전국랭킹전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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