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0, 볼 뺏겨 실점까지 '이런 손흥민 처음'…백두산 높이 2670m 고지대에 진땀 → 월드컵 숙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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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멕시코의 고산 지대는 생각보다 훨씬 가혹했다. 북중미 정상에 도전하던 손흥민(34, 로스앤젤레스FC)이 완전히 무너졌다. 경기 막판 나온 치명적인 실수까지 겹쳐 차가운 평가만 남겼다.
LAFC는 7일(한국시간) 멕시코 톨루카의 네메시오 디에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4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데포르티보 톨루카에 0-4로 완패했다.
1차전 홈경기에서 2-1로 앞서며 유리한 흐름을 잡았던 LAFC는 합산 스코어 2-5로 역전을 허용해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020년과 2023년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손흥민까지 품었지만, 이번에도 멕시코 원정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확실히 환경 자체가 악명 높았다. 네메시오 디에스는 해발 약 2670m에 자리 잡은 초고지대 경기장이다. 백두산 높이에 가까운 곳이라 공기 자체가 다르다. 조금만 뛰어도 호흡이 거칠어질 정도로 산소가 부족하다. 특히 2026 북중미 월드컵 때 한국 축구대표팀이 경기할 과달라하라보다도 1000m 이상 높다.
원정팀 선수들이 왜 이곳을 지옥 원정이라 부르는지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실제로 톨루카는 이번 시즌 홈 17경기에서 단 1패만 기록할 정도로 고산 이점을 제대로 활용해왔다. 안방 강세를 바탕으로 준결승까지 올라왔고, LAFC와 이번 시리즈에서도 뒤집기에 성공했다.
1차전에서 멀티 도움을 올렸던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에서 드니 부앙가, 티모시 틸먼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출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전반 7분 특유의 감각적인 터치로 부앙가에게 완벽한 일대일 기회를 열어줬고, 이어진 세컨드볼 상황에서도 LAFC가 연속 슈팅을 가져갔다. 하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하자 분위기는 빠르게 톨루카 쪽으로 넘어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지대의 압박은 더 선명해졌다. 후반 들어 LAFC 선수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무거워졌고, 점유율은 30% 아래로 떨어졌다. 슈팅 숫자 역시 4-18로 크게 밀렸다.
결국 뚫렸다. LAFC는 후반 초반 페널티킥 선제 실점을 시작으로 에베라도 로페스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수비 조직이 급격히 흔들렸다. 손흥민도 점점 고립됐다. 강한 압박과 부족한 산소 속에서 장기인 스프린트는 위력을 잃었고, 결국 경기 내내 슈팅 한 번 시도하지 못한 채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결정적으로 무너진 장면은 경기 막판이었다. 만회골을 만들기 위해 3선까지 내려가서 볼을 받아 전진하려던 손흥민이 파울리뉴의 압박에 공을 빼앗겼고, 그대로 이어진 역습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파울리뉴는 직접 문전까지 치고 들어가 골망을 흔들며 4-0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실수가 그대로 쐐기골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경기 후 평가는 냉정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양 팀 최저 수준인 평점 5.3점을 부여했다. 기회 창출 장면은 있었지만, 슈팅 0개와 막판 실책의 충격을 지우기엔 부족했다는 평가였다.
이번 패배는 단순한 탈락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손흥민에게도, 한국 축구에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고산 지대 적응이라는 숙제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뼈저리게 보여준 경기였다. 첫 북중미 대륙 트로피를 꿈꿨던 손흥민의 도전은 결국 멕시코의 희박한 공기 속에서 허무하게 멈춰 섰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달 홍명보호에서는 절대 반복해서는 안 될 경고음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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