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에게 욕했던 다저스 악동, 오타니 앞에선 작아졌다 "내가 모든 걸 망쳤어, 완전 형편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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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승환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선발 등판 경기를 망칠 뻔했기 때문일까. 최근 메이저리그 '신흥 악동'으로 떠오른 달튼 러싱이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러싱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미니애폴리스주 미네소타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여러 이유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날 러싱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오타니와 호흡 때문이었다. 러싱은 경기 초반 선발 오타니가 ABS 챌린지를 신청하고자 하자, 고개를 저으며 오타니에게 공을 건네면서 뭔가 호흡이 맞지 않고 있음을 보였다. 그러더니 확실하게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스위퍼에도 오타니가 ABS 챌린지를 원하자, 또 한 번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낮은 볼이었다는 행동을 취했다.
첫 번째는 오타니도 참고 넘어갔지만, 두 번은 참지 않았다. 오타니는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것처럼 보이는 스위퍼를 던진 뒤 모자를 두들기며 ABS 챌린지를 요청했다. 판독 결과는 당연히 스트라이크였다.
문제는 이후에도 호흡이 맞지 않는 장면이 ABS 챌린지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2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는 오타니가 던진 직구에 포수 러싱이 '포일'을 저질렀고, 허무하게 실점을 하는 장면도 발생했다. 이 때문인지 내야진들이 모이고 오타니와 러싱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오타니의 표정은 무서울 정도였다.
이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 급기야 프레디 프리먼까지 직접 나섰다. 이들은 공격이 진행될 때마다 러싱을 불러 무언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이 수차례 포착됐다.
결국 오타니는 3회부터는 직접 피치컴을 장착, 사인을 내며 볼 배합을 주도하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탄탄한 피칭을 선보이며 6이닝을 3실점(2자책)으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 시즌 8승째를 수확하게 됐다.
러싱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악동'으로 불리고 있다. 이유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욕설을 하고, 시카고 컵스의 미겔 아마야에게는 "뚱뚱한 XX"라며 트래쉬 토크를 하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문제가 될 만한 행동들을 일삼아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러싱도 순한 양이 됐다. 오히려 러싱에게 이러한 면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의 모습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스포츠넷 LA' 등과 인터뷰에서 러싱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오타니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패스트볼(포일)은 내 착각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모든 것을 망친 건 나였다. 오늘은 모든 플레이가 최악이었다. 팀이 이겨준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라며 "오타니는 훌륭한 투구를 해줬다. 그런데 오늘 나는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완전히 형편이 없었다"고 자책했다.
계속해서 러싱은 "정말 창피하다. 다행히 오타니는 특별한 투수이기 때문에 스스로 경기를 통제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는 다시 흐름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그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 자체가 성인 선수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날 오타니가 평소와 달리 감정을 드러낸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도 있었다. 올해 윌 스미스와 호흡을 맞췄을 때 오타니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74를 기록했는데, 스미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러싱과 호흡을 맞춘 최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4.34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는 포인트다.
그래도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에는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다. 오타니는 "경기 중 유연성, 타자들의 스윙과 접근법을 읽어내는 것, 그리고 거기서 어떤 조정이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경기 중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러싱에게 내가 어떤 스타일의 투수인지를 보여주는 것도 또 하나의 소통 방식이다. 이상적으로는 서로가 가진 다른 장점을 살려 함께 빛날 수 있는 배터리가 되고 싶다"고 오히려 러싱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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