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롯데에' 있어야 할 선수…16년 롯데맨 정훈, 팬들에게 이런 선수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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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신원철 기자] 그래도 롯데에 있어야 할 선수. 지난해를 끝으로 현역 커리어를 마무리한 정훈은 롯데 팬들에게 이런 사람으로 남고 싶다.
한 차례 연기됐던 정훈의 은퇴식이 6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는 지난 4월 17일 한화전에 앞서 정훈의 은퇴식을 열 계획이었는데, 이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행사도 뒤로 밀렸다. 은퇴식을 두 번 준비하게 되면서 긴장감은 덜었다고 했는데, 막상 은퇴식이 시작되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은퇴사에서는 롯데 팬들에게 "이제는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팬분들을 만날 수 없지만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아가겠다. 롯데자이언츠 선수에서 롯데자이언츠 한 명의 팬으로 팬들과 함께하겠다. 야구 선수 정훈이 아닌 롯데자이언츠 정훈이어서 행복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훈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육성선수(당시 신고선수)로 입단해 2010년 롯데에서 1군에 데뷔했다. 한 차례 프로 선수를 포기하고 지도자(양덕초등학교 코치)로 일하다 다시 방망이를 잡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2010년 프로 재도전 첫 해에 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6, 1홈런 2타점에 그쳤던 정훈은 2012년 78경기, 2013년 113경기에 출전하며 점차 입지를 넓혔다. 2013년이 데뷔 첫 규정타석 출전 시즌이다.
2015년 타율 0.300과 9홈런을 기록하더니, 2018년에는 타율 0.305와 10홈런으로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홈런 커리어 하이 시즌은 2021년 14개. 통산 타격 성적은 16시즌 1476경기 타율 0.271, 80홈런 OPS 0.742다.
정훈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20년 7월 28일 NC전을 꼽았다. 정훈이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끝내기 홈런을 친 경기다. 그리고 현역 마지막 타석으로 남은 지난해 9월 30일 한화전. 이날 대타로 나와 10회초 김서현을 상대로 낫아웃 삼진으로 아웃됐다.
정훈은 "끝내기 홈런을 딱 한 번 쳤는데, NC랑 할 때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타석도 기억이 남는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고, 한화 김서현 선수 상대로 삼진을 당했다. 삼진 당하고 나서 느꼈다. 걸어나오면서 이제 끝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전에도 (같은 생각을)했는데 완벽하게 이제 안 되겠다 싶었다"며 웃었다.
주전 2루수에서 유틸리티 선수로 '버티는' 커리어를 보낸 점에 대해서는 "내가 자초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서 깨달았다. 주전이 퇴고 나서 체력 관리를 잘 준비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2014년 2015년이 좋았던 시즌인데 유지하려고만 했지 더 발전하기 위한 준비를 못했다. 내가 가진 것에 대한 확신보다는 아마추어처럼 '경기에 집중해야지' 하는 생각만 했다. 그래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일찍 나오지 못했다. 4~5년 뒤에 깨달았다. 아쉽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의 자신에게는 "너 그정도 아니야"라는 쓴소리를 해주고 싶다고.
정훈은 인터뷰 초반 "은퇴식을 처음 준비할 때는 몰랐다. 이 팀에 나름 오래 있었으니 챙겨주신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은퇴식했던 분들과 성적을 비교해 보니 확실히 많이 떨어지더라. 일단 롯데라서 가능했던 것 같고, 또 롯데 팬들께서 은퇴식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지금 이렇게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롯데와 롯데 팬들에 대한 로열티를 강조했다.
사인회에서 팬들이 해준 "고생했다", "고마웠다"는 말이 그래서 마음에 더 와닿았다. 정훈은 "태도에 대한 인정을 받는 느낌이었다. 은퇴식도 그것 때문에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팬들께서 좋아하실 때도 있고, 욕하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좋게 봐주셨기 때문에 지금 은퇴식을 하는 거다. 감사하다. 유니폼 벗고 나니 그런 관심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감사한 일이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롯데 팬들에게는 '그래도 있어야 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정훈은 "그래도 있어야 하는 선수, 주연은 아니지만 수비나 대타, 대주자로는 있어야 할 선수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며 겸손하게 얘기했다.
한편 정훈은 "현장의 꿈이 있다. 그게 언제 기회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은 분명히 있다. 어느 팀이 됐건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프로에서 지도자로 일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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