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도 "이렇게 파장 클 줄 몰랐을 것" 야구장 혐오로 물들인 배재고 선수들, 광주에서 사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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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배재고는 29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광주일고와 청룡기 1회전 경기에서 7-2로 이겼다. 그러나 이기고도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됐다.
경기 도중 상대 팀을 자극하는 응원, 이른바 '야지'를 하다 선을 넘었다.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는 응원 구호가 나왔다. 광주에서 온 광주일고 선수들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는 지역혐오 발언이었다. 광주일고 엄현웅 코치가 배재고 선수단을 향해 이의를 제기했다. 그전까지 배재고 지도자들은 이를 방관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2024년 1월 이사회에서 고교야구 악습 가운데 하나인 조롱섞인 응원, 이른바 '야지'에 대한 제재를 예고했다. 2024년 전국대회부터 과도한 응원에 위반 선수 혹은 지도자를 퇴장하고 1~3경기 출전 정지까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과도한 응원' 사례로는 상대 투수의 투구를 방해하는 말이나 행위, 상대 팀에 대한 야유, 춤추기, 예의의 벗어난 말 또는 행위, 국기문란 노래를 들었다. 배재고의 지역혐오 응원 역시 충분히 징계 사안이 될 수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배재고는 사과문을 내고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 학생 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 '해당 선수를 즉시 제지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으며' 등의 문장이 사실을 축소한다는 또다른 비판을 받기도 했다.
광주일고 조윤채 감독은 또 "경기하다 보면 상대가 하는 말이 잘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 이번에는 코치를 통해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배재고로부터 사과 연락을 받았다. 선수단이 와서 직접 사과하겠다는 얘기도 들었다. 어린 선수들이라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몰랐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는 '광주진흥고와 광주동성고도 배재고 선수들에게 비슷한 조롱을 받았다'는 말은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있다.
우선 배재고의 전국대회 성적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탓에 권역 외 팀과 만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신세계이마트배와 황금사자기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올해 광주 지역 고교와 경기는 29일 광주일고전이 처음이었다. 광주진흥고, 광주동성고와는 전국대회 맞대결이 없었다. 동성고와는 지난 2월 연습경기를 했지만 당시는 '탱크데이' 논란이 일어나기 전이었다.현재 재학생들이 뛰었을 2024년 이후 전국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이마트배 8강이다.
진흥고 김인호 감독, 동성고 김재덕 감독 모두 공통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그런 일을 겪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상대 팀이 선을 넘는 응원을 한다면 바로 이의를 제기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광주일고가 앞서 황금사자기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충암고와 준결승전에서 3-5로 진 뒤 양 팀 선수들 사이에 마찰이 있었는데, 이 사건 또한 '지역혐오'가 발단이 됐다는 얘기다. 조윤채 감독은 "그때는 지역 비하 발언이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 놀리는 느낌이었던 것으로 안다. 그래서 따로 어필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광주 지역 선수들이 '지역 혐오'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배재고 논란이 벌어진 뒤 반대로 광주일고 선수들을 조롱하는 게시물이 늘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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