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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감사, 한국서 코치 생활 날 발전시켜" 아로소의 황당한 작별...실패 책임 대신 경험 강조

작성일: 2026.07.15 21:05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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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주앙 아로소 SNS
▲ 출처| 주앙 아로소 SNS

[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주앙 아로소 코치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떠나면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했다.

아로소 코치는 15일(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이겼다고 해서 모든 것이 좋은 것은 아니며, 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나쁜 것도 아니다. 때로는 성공과 실패의 거리가 매우 짧고 세부적인 요소나 약간의 운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우리를 응원해준 팬들에게 사과한다. 나 역시 매우 좌절했다”며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팀으로서 해온 일들이 이번 대회에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아로소 코치는 “이제 2년 계약이 끝났다. 이번 경험은 지도자로서 나를 크게 발전시켜 줬다. 내 업무에 요구된 높은 기준 덕분이었다”고 적었다.

▲  ⓒ대한축구협회
▲ ⓒ대한축구협회

한국 대표팀은 아로소 코치의 개인적인 성장을 위해 존재하는 팀이 아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국가대표팀 코치의 임무는 자신의 경력을 쌓는 것이 아니라 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첫 경기에서 체코를 꺾었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패했고, 확대된 48개국 체제에서도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지도자로서 발전했다”는 말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들린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에서 실패했는데, 정작 핵심 코치는 한국에서 얻은 개인적인 성장을 먼저 꺼냈다. 대표팀이 지도자의 실험실이자 경력 개발 프로그램처럼 비칠 수밖에 없는 표현이다.

실패 원인을 ‘세부적인 요소’와 ‘약간의 운’으로 돌린 대목도 무책임하다. 한국의 탈락은 단 한 번의 불운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공격 전개는 답답했고, 선수들의 역할은 명확하지 않았으며, 상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전술도 부족했다. 세 경기 동안 반복된 문제를 운으로 포장한다면 코칭스태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  ⓒ대한축구협회
▲ ⓒ대한축구협회

아로소 코치는 홍명보 감독을 보좌하며 전술과 훈련, 경기 준비에 깊이 관여한 핵심 참모였다. 성공했다면 지도력을 인정받았을 위치다. 그렇다면 실패했을 때도 자신의 판단 가운데 무엇이 잘못됐는지 설명해야 했다.

그러나 글에는 구체적인 반성이 없었다. 어떤 전술적 선택이 실패했는지, 선수 활용에서 무엇을 놓쳤는지, 조별리그 탈락에 자신이 어떤 책임을 느끼는지는 단 한 줄도 없었다. 대신 “개인적으로 매우 어려운 관리가 필요했던 순간도 있었다”는 모호한 표현만 남겼다. 선수단 내부에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책임은 피하면서 뒷말만 남기는 방식이다.

아로소 코치는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감사도 전했다. 그는 “나를 초대해준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게 감사드린다.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다른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스태프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갑작스럽게 한국의 경제 발전과 국민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로소 코치는 “대한민국은 놀라운 강점을 지닌 나라다. 한국인의 굳은 의지는 1953년 한국전쟁의 실질적인 전투가 끝났을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을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 중 하나로 변화시켰다”고 적었다.

▲  ⓒ대한축구협회
▲ ⓒ대한축구협회

월드컵 실패를 설명해야 할 대표팀 핵심 코치의 작별 인사로는 초점이 한참 어긋났다. 팬들이 궁금한 것은 한국이 어떻게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는지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이 왜 확대된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는지, 코칭스태프가 어떤 준비를 했고 어떤 판단을 잘못했는지였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로소 코치가 과거에는 자신의 역할과 권한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는 점이다. 아로소 코치는 지난 3월 포르투갈 매체 ‘볼라 나 헤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이 떠나는 과정에서 한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대표팀의 얼굴이자 상징적인 존재로 한국인 감독을 원했다”며 “하지만 동시에 훈련과 경기 운영 전반을 조직할 유럽인 코치도 필요로 했다. 그런 맥락에서 나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 역할은 ‘필드 코치’다. 한국인 감독이 팀의 얼굴 역할을 맡고, 나는 훈련을 조직하고 팀의 경기 철학을 구축하는 역할을 했다”며 “코칭스태프도 직접 구성했다. 이들은 모두 내가 추천한 인물들이다. 현재 포르투갈인 4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대로라면 아로소 코치는 단순히 홍명보 감독의 지시를 보조한 코치가 아니었다. 대표팀 훈련을 설계하고 경기 철학을 구축했으며, 외국인 코칭스태프 구성에도 직접 관여한 실질적인 핵심 책임자였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그렇다면 월드컵에서 드러난 전술적 혼란과 선수 활용 실패에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권한을 설명할 때는 자신이 팀의 철학과 훈련을 책임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가 나오지 않은 뒤에는 ‘운’과 ‘세부적인 차이’를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인터뷰는 추후 삭제됐다. 아로소 코치는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대표팀의 얼굴’, ‘현장의 감독’ 등의 표현은 자신이 언급한 내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인터뷰를 진행한 매체는 아로소 코치의 발언을 왜곡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시 대표팀이 갑작스럽게 스리백을 사용한 배경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했다. 아로소 코치는 “우리는 전술적 유연성을 갖추기 위해 수비 시 5백도 준비했다”며 “현대 축구에서는 상대가 공격할 때 5~6명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아 4백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특정 상황에서 3-4-3 형태를 활용했고 실제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  ⓒ대한축구협회
▲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의 전술적 선택을 직접 설명할 만큼 깊숙이 관여했던 지도자다. 그러나 정작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왜 준비했던 전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반복된 문제를 왜 해결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한국 대표팀은 아로소 코치를 성장시키기 위해 2년을 투자한 것이 아니다. 그는 한국에서 지도자로서 크게 발전했다고 자평했지만, 한국 축구에 남은 결과는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권한과 역할을 강조할 때는 대표팀의 경기 철학을 자신이 구축했다고 했고, 실패 뒤에는 운과 작은 차이를 이야기했다.

팬들에게 사과한다면서 자신의 잘못은 설명하지 않았고, 한국 축구의 실패보다 개인의 성장과 경험을 앞세웠다. 한국을 향한 찬사로 포장하기에는 책임감이 지나치게 부족한 작별이었다는 아쉬움을 지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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