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쫓아냈던 그 성질 어디갔나… 순순히 공 넘겼다, 추해지기 전에 은퇴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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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맥스 슈어저(42·토론토)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으로 직행할 것이 확실시되는 투수다. 누적으로도, 임팩트로도 대단한 성적을 남겼다. 특유의 승부욕이라는 독톡하게 기억되는 이미지까지 있다.
슈어저는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디트로이트·워싱턴·LA 다저스·뉴욕 메츠·텍사스·토론토를 거치며 빅리그 통산 490경기(선발 481경기)에 나가 2987⅔이닝을 던졌다. 3000이닝이 코앞이고, 이미 3507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3000탈삼진도 넘어섰다. 통산 승수가 222승(121패), 평균자책점도 3.27로 좋다. 200승-3000탈삼진은 이미 달성했고 3000이닝도 코앞이다.
첫 턴에 명예의 전당에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슈어저는 마지막 고지인 3000이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은퇴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과 다르게 슈어저는 올 시즌을 앞두고 현역 연장을 선언했다. 스프링트레이닝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며 새 팀을 찾은 결과 지난해 몸담았던 토론토와 다시 계약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이었던 토론토는 슈어저가 예전처럼 200이닝을 던지는 못해도, 100~120이닝 정도를 던지며 좋은 활약을 한다면 성공이라고 봤다. 그런데 올해 슈어저는 부상과 부진 속에 오히려 토론토의 골칫덩어리로 떠올랐다. 성적도 부진한데 이름값과 위상을 고려하면 마이너리그에 쳐박아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슈어저는 시즌 초반인 4월 말 오른쪽 전완근과 왼 발목 부상이 동시에 오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슈어저가 시즌 내내 건강하게 던질 나이는 아닌 만큼 여기까지는 그렇다 싶었다. 그런데 복귀 후 첫 등판을 치른 다음 다시 등허리에 부상이 오면서 또 부상자 명단에 갔다. 전반기가 그렇게 날아갔다.
재활 후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를 거쳐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왔지만 복귀전부터 크게 부진했다. 슈어저는 28일(한국시간) 미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2⅔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3이닝도 채 채우지 못했는데 투구 수가 무려 75개였다. 크게 고전한 날이었다.
삼진 4개를 잡았지만 위압적이라는 느낌은 없었고, 오히려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만 크게 벌어지면서 근래 물이 오른 워싱턴 타선에 고전했다. 토론토는 슈어저의 부진 속에 불펜을 총동원하는 총력전 속에 간신히 3-2로 이겼지만 슈어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슈어저는 올해 7경기에 선발 등판해 24⅔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고, 1승4패 평균자책점 9.49라는 최악의 성적에 머물고 있다. 피안타율은 무려 0.307이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82로 낙제점이다. 사실 더 선발 기회를 얻기 어려운 성적인데 슈어저라 울며 겨자먹기로 써야 하는 감도 있다.
슈어저는 컨디션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에둘러 변명했다. 슈어저는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경기력이) 약간 녹슬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와 투구를 많이 하지 못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안다. 등판을 거듭하며 커맨드가 조금씩, 조금씩 더 좋아질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한편 슈어저와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 사이에 이날 교체는 이견이 없었다. 자기 고집이 강한 슈어저는 지난 2025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 당시 자신을 교체하러 슈나이더 감독이 올라오려는 모습을 보이자 “나 괜찮아, 가라고!”라고 소리를 질러 슈나이더 감독의 걸음을 막았다. 당시 슈어저의 모습을 본 슈나이더 감독은 그대로 더그아웃으로 다시 돌아갔고, 슈어저는 위기를 막아내고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이날도 75구에 이닝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하나가 남아 있어 슈어저가 한 타자를 더 던지겠다고 고집을 부릴 법했지만, 슈어저는 순순하게 공을 넘겼다. 슈나이더 감독은 “마운드에 가서 상태를 확인했는데 ‘(슈어저가) 감독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래서 ‘투구 수가 너무 많다. 수고했다’고 말했다”고 교체 상황을 설명했다. 슈어저도 아무 말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어쩌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 성적이라면 시즌 뒤 은퇴도 현실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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