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경력 없는데, 어떻게 KBO리그에서 통할까…아군 적군 가리지 않는 질문공세,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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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승환 기자] 바닥부터 시작했지만,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그 배경엔 엄청난 노력들이 숨어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이무라 쇼타에 대한 이야기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에 앞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프로 커리어를 처음 시작, 최고 155km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쿄야마 마사야를 1호 아시아쿼터로 영입했다. 제구 불안이라는 명확한 단점이 있지만, ABS 시스템을 사용하는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하지만 쿄야마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 정규시즌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롯데가 칼을 빼들었다. 필승조든 패전조든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을 물색했고, 프로 커리어는 없지만, 매년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낸 이이무라 쇼타를 데려왔다. 이이무라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투수로 전향한 케이스.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진 못했지만 일본 사회인리그를 통해 꿈을 키워나갔고, 최근에는 대만 중신 브라더스의 입단 테스트까지 받았다.
이때 롯데가 손을 내밀었고, 중신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던 이이무라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프로 커리어가 없다는 점은 분명 고민 요소였지만, 이이무라는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데뷔 첫 경기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⅔이닝 3실점(3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으나, 이튿날 2이닝 2실점(2자책)을 마크하며 첫 홀드를 수확했다. 그리고 세 번째 등판이었던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는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첫 승리까지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이무라는 단숨에 롯데의 필승조 역할을 맡게 됐고, 7월 10경기에서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마크하고 있다. 특히 지난 30일 롯데의 승리와 연이 닿진 않았지만, 이이무라는 선발 나균안이 만든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다음 이닝에도 모습을 드러내 무사 2루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일본이든 대만이든 지금까지 프로 무대를 경험한 적이 없는 선수가 KBO리그 1군에서 필승조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은 분명 리그 수준이 의심 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이무라가 이렇게까지 빠르게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배경에는 '노력'이 숨어있다.
이이무라는 투수로 전향했을 당시 최고 구속은 142km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 이후 구속이 140km 후반까지 상승했고, 일본 사회인 리그에서 최고 152km를 마크했다. 이 폼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고, 더 성장시켜나가는 중이다. 게다가 KBO리그 적응을 위해서 아군, 적군을 가리지 않고 자문을 구하는 등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지난 22일 사직 SSG 랜더스전이 열리기 전. 이이무라는 경기 전 타케다 쇼타를 만나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눈 모습이 포착됐다. 타케다는 지금 SSG에 몸담고 있지만, 지난 2011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지명을 받았고,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등 통산 12시즌 동안 66승 평균자책점 3.34를 마크, 2015년 프리미어12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도 발탁됐다.
지금의 폼과는 무관하게, 커리어만큼은 최고의 선수. 이이무라 입장에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최적의 상대였다. 이이무라는 망설이지 않고 질문을 쏟았고, 타케다도 아낌 없는 조언을 건넸다.
이이무라는 "타케다 선수는 일본에서 좋은 커리어를 가진 선수다. KBO리그에 먼저 왔고,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한국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물었다. 타케다 선수가 본인의 경험과 더불어 한국 타자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프로 커리어가 없는 이이무라, 국가대표까지 했던 타케다, 친분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이무라는 먼저 다가가서 상대 선수, 코치들에게도 노하우를 전수받는 중이다. 이이무라는 "타케다 선수와 친분은 없다. 타케다 선수뿐만이 아니라 KBO리그에 일본인 선수가 많아졌는데, 타팀 일본인 선수 또는 코치님에게 찾아가 먼저 찾아가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교적 늦게 KBO리그에 합류한만큼 빠르게 흡수하기 위해 많은 질문을 하고 있다"고 웃었다.
물론 조언들이 무조건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이무라도 이를 모르지 않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타케다 선수와 피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다만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갖춰야 할 변화구 구사 능력과 볼 배합 스타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프로에 처음 온만큼 배움과 동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후반기에 더 많은 경기에 나서서 좋은 결과를 쌓아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시즌 주에 합류를 했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경과로 보여드리겠다. 팀 성적에 도움이 되는 투수, 팀에 필요한 투수가 되고 싶다"고 한 이이무라는 표본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미 롯데에선 없어선 안 될 불펜 자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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