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노시환 연이은 좌절? 한일 수준 이렇게 벌어지다니, 누가 파워는 비슷하다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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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한국 야구에서는 묘한 자존심이 있었다. 일본 야구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은 건 인정했다. 특히 투수가 그랬다. 제구력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봤다. 야수들도 수비와 기본기, 콘택트에서는 아직 격차가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힘’에서는 해볼 만하다는 환상이 있었다. 일본 타자들에 비해 체격도 작지 않고, 파워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격차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야구계에서 돌았다. 실제 일본프로야구에서도 KBO리그에서 검증된 거포 선수들에 비싼 돈을 투자하는 시대도 있었다. KBO리그 최고 레벨의 타자들은 일본에서도 군침을 흘렸다.
그러나 이 또한 점차 환상이 깨지고 있다. 국제 대회를 통해 투수들의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제구는 물론, 구속과 내구성에서도 일본 투수들이 한국 선수들을 점점 더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여기에 파워에서도 한국 선수들을 압도하는 양상이다. 세계 최고 리그라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성적을 보면 그렇다.
올 시즌 일본인 타자들의 홈런 페이스가 매섭다. 사실 일본 출신 메이저리거들은 거포형보다는 스즈키 이치로로 대변되는 콘택트가 좋은 선수, 혹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들이 더 많았다. 거포형 선수라고 해봐야 마쓰이 히데키 정도였다. 하지만 요새는 다르다. 메이저리그 빅리거들에 밀리지 않는 힘을 가진 선수들이 당당하게 홈런포로 경쟁하고 있다.
2024년 54홈런, 2025년 55홈런을 포함해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40홈런 이상 시즌만 네 차례나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2년 연속 홈런왕을 했다. 오타니는 ‘전례가 없는 특이한’ 케이스라고 치더라도,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 오카모토 카즈마(토론토),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등 일본인 타자들의 홈런 개수는 괄목할 만한 수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오타니가 전부가 아니다. 오타니는 올 시즌 전체적으로 저조한 홈런 페이스를 기록 중이지만 그래도 24개의 홈런을 때리며 30홈런은 무난한 페이스로 가고 있다. 여기에 부상 전까지 홈런포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무라카미가 24개, 그리고 꾸준하게 장타를 터뜨리고 있는 오카모토가 24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일본인 올해의 홈런왕을 놓고 세 선수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여기에 스즈키가 18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요시다 또한 5개의 홈런을 보탰다. 일본인 타자 5명이 기록한 홈런 개수만 95개로, 일본인 합계 한 시즌 100홈런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일본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에 합작한 홈런 개수로는 일본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수치다.
반대로 한국은 전체적으로 ‘똑딱이’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3할 타율 언저리를 기록하며 분전하고 있지만 홈런 개수는 6개다. 파워보다는 정확성에 장점이 있는 선수이나 사실 홈런 개수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매년 기대에 못 미치는 편이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적은 없다. 올해도 더 힘을 내야 가능하다.
송성문(샌디에이고)과 김혜성(LA 다저스)이 1개씩을 보탠 것이 전부다. 한국인 타자 홈런 개수를 합쳐봐야 10개도 채 안 된다. 일본 선수들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대만 출신 내야수 리하오위(디트로이트)도 혼자 6개의 홈런을 쳤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개수를 보탤 가능성이 있는 한국의 젊은 타자들은 죄다 국내에 갇혀 있다. 지난해 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강백호(한화)는 한화의 총액 100억 계약을 받자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 강백호와 더불어 KBO리그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20대 홈런 타자인 노시환(한화)은 한화와 장기 연장 계약을 했다.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문은 열어놨지만 올해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아 불투명한 부분이 있다.
김도영(KIA)이나 안현민(KT) 등 펀치력이 좋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 포스팅이나 FA 자격 시점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았다. 당분간 메이저리그에 갈 홈런 타자가 마땅치 않다.
물론 선천적인 힘 자체는 한국 타자들도 일본 타자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홈런은 공을 제대로 맞혀야 나온다. 점점 더 초라해지는 현실에 국제 경쟁력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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