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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칼럼] 반일감정 갖고 일본인 파이터에게 덤볐다가…

작성일: 2016.10.26 06:30 조성원 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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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1월 23일 일본 디퍼 아리아케에서 열린 ZST 33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조성원 제공
[스포티비뉴스=TFC 선수 조성원] 다음 달 5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TFC 13에서 일본 선수와 경기한다. 일본 선수와 경기는 이제 세 번째다. 많지 않은 경험이다. 상대 나카무라 요시후미(28)는 전형적인 레슬러 스타일의 선수다. 19승 9패로 나보다 전적(3승 3패 1무)도 많고, 우노 카오루 등 유명한 선수들을 이겼다. 챔피언 경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선수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이종격투기 카페에 가입하고 활동한 나 같은 경우에는 일본 격투기를 향한 동경이 아직 남아 있다. 그 시절 최홍만 선수가 나오던 K-1을 시작해 프라이드, 딥(DEEP), 슈토(SHOOTO), 판크라스(PANCRASE), 마즈(MARS), 발레투도 재팬(VTJ)는 물론, 연말 이벤트 프라이드 남제와 K-1 다이너마이트 등 이름만 들어도 흥분되는 단체들과 이벤트가 많았다.

나는 대회 때마다 열광했다. 기회가 된다면 서 보고 싶었던 동경의 무대였다. 시간이 흘러 종합격투기 선수라는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일본 선수들과 겨뤄볼 기회가 생겼다.

2012년 11월 23일 데뷔전을 치렀다. ZST 33에서 일본 선수와 싸웠다. 일본에선 종합격투기 인프라가 잘 갖춰 있다. 대회가 많아 여러 번 경기한 상대에게 지레 겁을 먹고 두려움에 휩싸였다. 우에다 아츠시는 당시 12승 5무 7패였다. 전적이 훨씬 많은 상대이니 내가 '떡밥(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으로 나가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 가 보는 일본 격투기의 성지 가운데 하나 디퍼 아리아케. 이건 뭐 격투기 팬으로 흥분을 안 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천둥벌거숭이처럼 흥분한 채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무승부. 세 번이나 상대를 다운으로 쓰러뜨렸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때 반일감정이 강해졌다.

▲ 조성원의 두 번째 일본 방문 경기는 2013년 7월 14일 ZST 36에서 치렀다. 겐 야스다와 경기할 때 감정에 휘둘렸다가 서브미션으로 졌다. ⓒ조성원 제공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 단체에서 다시 날 불렀다. 2013년 7월 14일 ZST 36에서 겐 야스다와 경기했다. 당시 4승 6패로 이번에도 나보다 경험이 많은 상대였다. 그러나 데뷔전 경험 덕분에 전적은 그저 숫자일 뿐이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겐 야스다의 경기 영상을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일본 선수들은 유튜브에 자신들의 영상을 잘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도 모르고 밤을 새우면서 유튜브와 구글에서 검색만 아주 열심히 했다. 찾을 수 없는 상대 영상, 데뷔전의 편파적인 무승부, 그리고 그때쯤 아베 총리의 망언으로 반일감정이 엄청났다. 일본에 가서도 'X바리’ 거리면서 계속 감정이 안 좋았다.

링 위에 올라 겐 야스다를 거칠게 밀어붙였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이겼다는 자신감이 점점 올라왔다. 그러다 마지막 라운드 20여 초 정도 남기고 오른손 펀치를 한 대 맞았다. 일본 상대에게 맞자 화가 갑자기 치밀어 올라 나도 모르게 앞차기를 하다 자빠졌다. 그렇게 마운트를 어이없이 뺏기게 됐다. 차분하게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급하게 일어서려다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내줬다.

그때까지도 계속 미련했다. 방어에 신경 쓴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들한테 탭은 안 친다'는 말도 안 되는 오기를 부렸다. 눈이 스르륵 감기는 날 보고 심판이 경기를 멈춰 서브미션 패를 기록했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 글을 쓰면서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경기에 지고 대기실에서 의기소침해 있는 내게 상대 겐 야스다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상대 세컨드가 인사하러 왔다.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너무나 예의 바르게 "좋은 경기였고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말해 줬다.

반일감정만 앞세워 경기에 나선 난 너무나 미안했고 창피했다. 정말 필요 없는 감정에 휘둘려 경기했다. 선수는 그저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중에 안 건데, 그때 세컨드는 UFC 밴텀급 선수 미즈가키 다케야였다. 

한국에 돌아와 동료 선수들이 일본인 상대와 경기가 잡히면 어떻게 마음을 가다듬는지 물어봤다. 역시 그들은 경기에 불필요한 반일감정은 없었다. 초난 료와 같이 반한 감정을 갖고 있는 선수 빼고는 많은 일본 선수들도 같은 일에 종사하는 우리 선수들을 동료의식을 갖고 대했다.

현재 TFC에는 많은 일본 강자들이 활동한다. 이번 경기 상대 나카무라 요시후미를 비롯해 사토 다케노리, 이시이 ’타이거’ 다케히로 등 선수 숫자가 늘어난다. 많은 격투기 팬들이 열광할 그런 경기들이 이제 TFC에서 열릴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본 선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의 쟁쟁한 선수들이 모여 세계 팬들은 두근거리게 할 것이다.

다시 내 다음 경기를 알리고 싶다. 다음 달 5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TFC 13에서 일본 선수와 경기한다. 일본 선수와 경기는 이제 세 번째다. 상대 나카무라는 전형적인 레슬러 스타일의 선수다. 나보다 전적이 많다. 우노 카오루 등 유명한 선수들을 이겼고, 챔피언에 오른 적도 있다.

그런데 이번 경기는 부담감 없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필자 소개- TFC 페더급 파이터 조성원. 부산 팀 매드 소속으로 선수 출신 기자를 꿈꾼다. 등장 퍼포먼스도 연습하는 흥미로운 캐릭터다. "선수들의 삶을 가까이서 전하고 싶습니다."

<기획자 주> 스포티비뉴스는 매주 수요일을 '격투기 칼럼 데이'로 정하고 다양한 지식을 지닌 격투기 전문가들의 칼럼을 올립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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