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아닌 안타' 판정…이정후 200안타 기적의 불씨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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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이재국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0-1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2위 자리는 지키고 있지만 3위 두산에 1경기차로 좁혀졌다. 무엇보다 하마터면 상대 선발투수 채드벨에게 퍼펙트게임을 당할 뻔했다.
채드벨의 퍼펙트게임 행진을 저지한 것은 묘하게도 이정후의 내야안타였다.
키움은 7회초 2사까지 20명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지만 단 한 명도 출루를 하지 못했다. 팀타율 1위팀 타선이 침묵할 만큼 채드벨의 공이 좋았다.
여기서 키움 3번타자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 역시 앞선 두 타석에서 1루수 앞 땅볼,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던 터였다. 초구 볼을 골라낸 이정후는 2구째 시속 147㎞짜리 몸쪽 직구에 배트를 돌렸다. 그러나 배트가 밀리며 타구는 빗맞은 상태로 힘없이 유격수 쪽으로 흘러갔다. 좌타자 이정후가 바람처럼 1루로 내달리자 한화 유격수 오선진이 전진하며 맨손으로 공을 잡아 던지려고 했지만 그만 공을 놓치고 말았다. 이정후는 유유히 1루에서 살았다.
모두가 침을 삼키며 전광판을 쳐다봤다. 0으로 도배돼 있는 키움 공격란에서 H(안타)에 '1'이 올라가느냐, E(실책)에 '1'이 새겨지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순간. 이정후가 1루에서 살았기 때문에 안타든 실책이든 일단 퍼펙트게임은 깨졌다. 그러나 KBO 공식기록원이 실책으로 판단한다면 노히트노런의 불씨는 여전히 살려놓는 상황이었다.
잠시 후 전광판에는 'H'란에 숫자 '1'이 켜졌다. 공식기록원이 내야안타로 판정을 내린 것이었다. 애매모호한 타이밍이었지만 유격수 오선진이 맨손으로 공을 잡아 1루에 제대로 던졌더라도 이정후가 1루에서 세이프될 수 있는 내야안타성 타구로 판단한 것이었다.
실책이 주어졌다면 투수 채드벨에게 노히트노런 도전의 기회가 돌아갔겠지만, 내야안타가 되면서 오히려 이정후에게 200안타 도전의 불씨가 만들어졌다. 이정후는 여세를 몰아 9회초 2사후에는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날 키움이 총 3안타를 때렸는데, 이정후 혼자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정후는 올 시즌 팀이 140경기 치른 시점에서 188호와 189호 안타를 기록했다. 최다안타 부문 단독 1위다. 2위인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179안타)를 10개 차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두산은 11경기 남아있는 반면, 키움은 단 4경기만 남아 있어 최다안타 1위 싸움은 시즌 최종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다안타 1위 경쟁도 흥미롭지만, 이정후가 팀 선배인 서건창(2014년 201안타) 이후 역대 2번째 200안타 고지를 돌파하느냐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관전포인트가 될 듯하다.
앞으로 4경기에서 11안타를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분명 객관적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매 경기 거의 3안타씩을 때려내야 가능하다. 그러나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미 지난 6일 삼성전부터 11일 SK전까지 4경기에서 4안타-2안타-4안타-3안타를 몰아치며 13개의 안타를 생산해내는 능력을 발휘한 바 있는 이정후다. 만약 시즌 최종전에서 200안타 고지를 밟는다면 이날 한화전에서 기록된 내야안타는 기적을 살려낸 불씨로 오랫동안 회자될 수도 있을 듯하다.
물론 이정후는 지금까지만으로도 충분히 위대한 여정을 펼쳤다. 189안타 자체가 KBO리그 역대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앞으로 안타를 칠 때마다 순위는 상승하게 된다.
200안타에 앞서 현실적으로 먼저 아버지 이종범의 기록을 추월할 수 있느냐도 관심사다. 이종범은 해태 시절이던 1994년(팀당 126경기 체제)에 196안타를 기록했는데, 이정후가 앞으로 4경기에서 7개를 추가하면 아버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8안타를 추가하면 단독 2위로 올라서게 된다.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다안타 순위
①201안타=2014년 넥센 서건창(팀당 128경기)
②196안타=1994년 해태 이종범(팀당 126경기)
③195안타=2016년 삼성 최형우(팀당 144경기)
④193안타=2016년 한화 김태균(팀당 144경기)
④193안타=2017년 롯데 손아섭(팀당 144경기)
⑥192안타=1999년 LG 이병규(팀당 132경기)
⑥192안타=2016년 kt 이대형(팀당 144경기)
⑧190안타=2018년 롯데 전준우(팀당 144경기)
※⑨189안타+?=2019년 키움 이정후(팀당 144경기)
스포티비뉴스=대전,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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