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척, 김건일 기자] 17일 넥센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 배영수는 초반 난조를 딛고 5회를 채웠다.
그 사이 팀은 2점을 뽑아 5-3으로 역전에 성공해 배영수의 시즌 네 번째 승리와 통산 132번째 승리 요건을 만들어 줬다.
배영수는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켜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만들었다. 투구 수는 올 시즌 최다인 101개. 교체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배영수는 7회에 또 마운드에 올랐다. 지친 기색 없이 포크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날카롭게 던져 까다로운 넥센 2번 서건창 3번 윤석민 4번 김태완을 모두 범타로 엮었다. 8회 수비를 앞두고서야 마운드를 안영명에게 넘겼다.
투구 수 117개. 배영수가 마지막으로 117개를 던진 때는 2014년 9월 11일 KIA와 경기다. 2015년 선발로 평균 투구 수가 80개였고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를 건너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뜻 깊은 개수다.
배영수는 경기가 끝나고 피곤하지 않나는 물음에 "이렇게 많이 던졌는데도 던질만 하더라"고 웃었다.
"올해는 정말 달리기를 많이 하고 있다. 아무래도 달리기를 많이 하니까 (공을 던지는) 체력이 늘었다고 생각한다"며 "믿어 준 감독님에게도 고맙다"고 했다.
한화는 "체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김성근 감독의 지론 아래 런닝 등 기초 체력 훈련양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시즌을 앞두고 "런닝 훈련이 많아서 놀랍다. 가장 먼저 이 훈련양에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배영수는 2015년 FA 계약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첫 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4승 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7.04로 부진했다.
팔꿈치 수술로 지난해를 날리고 배영수는 올 시즌을 선발로 준비하기 위해서 겨우내 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계형철 투수 코치에 따르면 일본에서 비 때문에 훈련이 취소된 날 사비를 들여 돗토리에서 몰래 개인 훈련을 할 정도로 비 시즌 5개월 동안 쉬지 않았다. 최근엔 런닝 훈련 시간을 더 늘렸다.
그 결과 17일 경기까지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7경기에 선발 등판해 36⅓이닝을 책임지면서 4승 1패를 챙겼다. 퀄리티스타트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3회, 투구 수가 90개 이상인 경기가 이날 경기를 포함해서 3회다. 배영수가 등판한 7경기 가운데 팀은 6승을 올렸다.
배영수는 "지금 투수조 조장을 맡고 있는데 투수들이 잘 따라 줘서 고맙다. (이) 태양이도 그렇고 재영이도 그렇고 내가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많이 하는데, 잔소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잘 되라는 하는 말이니까 좋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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