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1300만 달러 보장 계약을 포기하고 FA를 자처한 기쿠치 유세이.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기쿠치 유세이는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하면서 독특한 계약을 체결했다. 

최고 7년 1억 900만 달러의 장기 계약인데 최소 보장액은 3년 4300만 달러였다. 3년째 시즌이 끝나면 선수와 구단 모두 옵션을 갖는다. 선수는 1년 1300만 달러, 구단은 4년 6600만 달러 옵션을 실행할 수 있다. 그러나 기쿠치는 3년 동안 15승 24패 평균자책점 4.97에 그치면서 시애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기쿠치가 1년 옵션을 발동해 우리 돈으로 154억원의 고액 연봉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그의 선택은 달랐다. 기쿠치는 옵트아웃으로 1년 먼저 FA가 되는 길을 택했다. 올해 7승 9패 4.41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이기는 했지만 대형 계약을 끌어낼 만한 숫자는 아니었다. 그래서 1년 옵션 포기가 무리수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반전의 조짐이 보인다. MLB네트워크 패널로 활동하고 있는 저명 기자 존 헤이먼이 기쿠치의 다년 계약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여러 구단이 기쿠치에게 3년 계약을 제안했다"고 알렸다. 일본 언론 더다이제스트는 "헤이먼 기자도 도박이라고 평가했던 옵트아웃이지만, 알려진대로 3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면 그의 선택은 옳았던 셈이다"라고 보도했다. 

기쿠치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구단으로는 적어도 2곳,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뉴욕 메츠가 있다. 메츠는 기쿠치의 땅볼 유도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토론토는 이번 시즌 로비 레이를 1년 800만 달러에 영입해 사이영상 수상자로 바꿔놓은 경험이 있어 또 한번의 '인생역전' 스토리를 기대할 만하다. 

한편 더다이제스트는 기쿠치의 1년 1300만 달러를 포기한 옵트아웃 결정 뒤에는 구단에 대한 불신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기쿠치는 시애틀이 시즌 막판 기적의 질주를 벌일 때 로테이션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경험했다. 시애틀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5.98로 올스타 선발투수다운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기쿠치에게 기회를 주기 어렵다고 봤을 수 있다. 기쿠치가 메이저리그 잔류에 이은 내년 시즌 반등으로 설욕한다면 또 하나의 이야기가 쓰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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