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거 서러워, 급거 귀가→딸 출산→24시간도 안 돼 복귀… 비정규직 아빠의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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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헤이수스 가족에게 축하의 말을 보낸다”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은 12일(한국시간) 현지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뛰어 우리에게 친숙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30·디트로이트)의 엔트리 제외 소식을 알렸다. 그러면서 “축하한다”고 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낸 것은 아니었기에 가능한 멘트였다. 경조 휴가를 받았다. 딸의 출산 때문이었다.
헤이수스는 최근 딸이 세상에 태어났다. 부모로서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순간이다. 한국보다 가족적인 정서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는 메이저리그도 이에 대비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사흘의 경조 휴가를 합법적으로 쓸 수 있다. 과정이 복잡한 26인 로스터에서 제외하지 않아도 되고, 임시 선수를 올릴 수 있다. 헤이수스도 곧바로 출산을 보기 위해 팀을 떠났다.
상당수 선수들은 사흘을 모두 쓰고 팀에 복귀한다. 보통 선수들은 출산이 임박했을 때 집에 간다. 아이가 태어나고, 산모와 아이가 모두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팀으로 돌아간다. 보통 이 과정에 최소 사흘이 걸린다. 메이저리그 경조휴가 규정이 ‘사흘’인 것도 이유가 다 있다. 그런데 헤이수스는 광속으로 복귀했다.
헤이수스는 12일 경조휴가 명단에 올랐다. 11일 경기 후 이동했다. 그런데 13일 경기를 앞두고 팀에 돌아왔다. 하루 만에 복귀한 것이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요즘은 KBO리그에서도 이렇지 않다. 이유는 분명하다. 마냥 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입지가 단단하지 않은 가운데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었다.
2024년은 키움에서, 2025년은 KT에서 2년간 한국 생활을 경험한 헤이수스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했다.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보장 계약이 아닌, 언제든지 팀에서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비정규직’ 신분이다. 그래도 각고의 노력 끝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빅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는 신분이었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비교적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6월 29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헤이수스는 8월 1일 다시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귀중한 기회를 잡은 만큼 이제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정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을 법했다. 그렇기에 출산 휴가를 마음껏 다 쓰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팀에 바로 복귀했고, 심지어 13일 경기에 등판하기까지 했다.
메이저리그는 약육강식의 무대다. 자신을 대신해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선수가 잘 던지며 강한 인상이라도 남기면 자신이 마이너리그로 가야 한다. 대체자에게 아예 기회를 주지 않는 게 가장 좋다. 올 시즌 전까지 메이저리그 경력이 2023년 2경기에 불과했던 헤이수스로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뒤로 하고 돌아갈 가장의 책임감이 있었을지 모른다.
일단 올해 성적은 괜찮다. 13일 경기에서 실점하기는 했으나 14일 현재 시즌 27경기에서 38⅔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이다. 1~2이닝을 던지는 롱릴리프로는 나쁘지 않은 수치다. 38⅔이닝에서 3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좌완이지만 우타자에게도 약하지 않다. 디트로이트가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고 싶을 때 이만한 카드가 별로 없다.
올해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게 지상과제다. 그래야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 가능성도 열리고, 재계약하지 않는다고 해도 타 구단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디트로이트는 아직 포스트시즌을 포기하지 않았고, 헤이수스도 갈 길이 멀다.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고, 해피엔딩과 함께 예쁜 딸의 얼굴을 마음 놓고 제대로 볼 날이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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