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트랙 여신' 혼자 金 4개 쓸어담았다…독주 2관왕 이어 계주에서도 9초86 '괴력의 역전극'→"헌트가 스타, 헌트가 곧 쇼였다" 英매체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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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스스로를 '트랙의 여신(track goddess)'이라 칭한 이유가 있었다.
영국 단거리 육상 스타 에이미 헌트(24)가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 전무후무한 역사를 썼다. 여자 100m와 200m에 이어 계주 종목까지 휩쓸며 단일 대회 금메달 4개를 목에 건 최초의 여성 건각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헌트가 두 팔을 벌리고 활짝 웃으며 이번 유럽선수권을 시작할 때와 똑같은 포즈로 버밍엄 여정을 마무리했다"면서 "일주일간 무려 4개의 금메달을 휩쓸어 유럽 육상 역사의 한 조각을 꽉 움켜쥐었다"고 보도했다.
헌트는 이날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6 유럽육상선수권 혼성 400m 계주 결승에서 제러마이아 아주-디나 애셔스미스-자넬 휴스와 합을 맞춰 39.97초의 기록으로 시상대 맨 위 칸에 입성했다.
헌트는 앞서 여자 100m와 200m를 차례로 석권해 세계 육상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00m 결승에서 11.00초, 200m에선 22.19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끝이 아니었다. 독주뿐 아니라 계주에서도 두 차례 정상에 올라 완벽에 가까운 일주일을 보냈다.
16일 여자 400m 계주에서 42.05초를 합작해 대회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더니 이날 혼성 계주에서도 포효하며 버밍엄 대회가 낳은 최고의 스타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유럽육상선수권 단일 대회에서 여자 선수가 금메달 4개를 획득한 건 헌트가 처음이다.
마지막 금메달 수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스타트에서 주춤했다.
영국의 첫 주자 아주가 애셔스미스에게 배턴을 넘길 때 순위는 4위에 불과했다.
애셔스미스가 트랙 흐름을 바꿨다. 여자 200m 세계 챔피언 출신인 그는 10초04의 빼어난 구간 기록으로 단숨에 영국을 선두로 끌어올렸다.
하나 세 번째 주자 휴스가 독일에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이 탓에 최종 주자로 나선 헌트 어깨가 무거워졌다.
휴스로부터 배턴을 넘겨받은 순간 헌트는 독일의 지나 뤼켄켐퍼에게 0.03초 뒤져 있었다.
추풍낙엽이었다.
헌트는 몇 차례 폭발적인 스트라이드만으로 단박에 격차를 지워내더니 '쇼트트랙 아웃코스 공략하듯' 그대로 독일 에이스를 추월해 버렸다.
헌트가 파이널 100m 구간을 주파한 기록은 9초86에 불과했다.
결국 영국은 39초97로 결승선을 통과해 독일을 0.14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헌트는 "정말 날아갈 것처럼 기쁘다. (육상계에서) 가장 친한 친구들과 이렇게 눈부시게 대회를 마칠 수 있게 돼 황홀하다. 믿기지가 않는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드라마틱한 트랙 위 역전승은 물론 '준비 과정'까지 극적이었다.
데일리 메일은 "이날 영국은 혼성계주 결승 직전 주자 구성을 변경하는 강수를 뒀다. 헌트는 경기 시작을 불과 1시간가량 앞두고서야 휴스와 처음 배턴 터치를 맞춰봤다"고 귀띔했다.
매체는 헌트의 활약을 이번 대회 최고의 발견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헌트가 스타였고, 헌트가 곧 쇼였다" 치켜세우면서 "이번 올림픽 사이클 후반부에 엄청난 기대를 품게 하는 새로운 육상 스타가 탄생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헌트는 명문 케임브리지대학교 출신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자신을 '트랙의 여신이자 공부도 끝내주게 잘하는 사람(track goddess and academic badass)'이라 표현해 화제를 모았는데, 데일리 메일은 "이제 그 말을 반박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재치 있게 촌평했다.
이제 관심은 유럽을 넘어 세계 무대로 향한다.
매체는 내년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과 카리브해 국가의 세계적인 스프린터를 상대하면 헌트의 현재 경쟁력을 더욱 정확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영국 여자 육상은 이날 헌트뿐 아니라 여러 종목에서 고루 빛났다.
조지아 헌터 벨이 여자 1500m에서 4분07초78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고 애비 도널리는 여자 마라톤에서 자국 선수 최초로 유럽선수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영국은 여자 마라톤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킬레스건 파열이란 중상을 딛고 돌아온 재즈민 소여스는 여자 멀리뛰기에서 6m99를 뛰어 은메달을 수확했다.
영국은 자국 버밍엄 대회에서 총 19개의 메달을 거머쥐며 성공적으로 '유럽 최대 육상 이벤트'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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