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경기 중 무릎 꿇고 구토…"수년째 건강 문제 있다" 39세 테니스 전설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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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남자 테니스 '빅4' 시대의 마지막 자존심 노박 조코비치(39·세르비아)가 US오픈을 불과 2주 앞두고 심상치 않은 몸 상태를 드러냈다. 경기 도중 혈압을 확인하고 코트에 무릎을 꿇을 정도로 힘겨워했던 조코비치는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건강 문제'가 있다고 털어놨다.
조코비치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대회에서 티아고 티란테(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1-2(6-2 4-6 4-6)로 역전패했다.
조코비치가 실전 경기에 나선 것은 윔블던 이후 처음이다. 이달 초 캐나다오픈을 건너뛴 뒤 US오픈을 준비하기 위해 신시내티에서 다시 라켓을 잡았다.
메이저대회 통산 24회 우승에 빛나는 조코비치는 첫 세트를 6-2로 가볍게 가져갔다. 티란테가 이번 시즌 마스터스 대회에서 가장 빠른 시속 120마일(약 193㎞)짜리 포핸드 위너를 터뜨리며 위력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기 주도권은 조코비치가 쥐고 있었다.
그런데 2세트부터 분위기가 급격하게 달라졌다. 무더위 속에서 경기가 길어진 탓인지 조코비치의 몸 상태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2세트 세 번째 게임에서 무려 18분에 걸친 혈투 끝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킨 조코비치는 완전히 기진맥진한 모습이었고, 결국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이에 의료진이 코트로 들어와 조코비치의 상태를 확인했다. 혈압도 측정했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얼음 수건까지 제공했다.
급기야 조코비치가 자신의 수건에 구토하는 장면까지 나왔다. 코트에서 무릎을 꿇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후 조코비치는 평소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 움직임은 둔해졌고 체력적으로도 확연히 힘겨워했다. 결국 2세트를 4-6으로 내주면서 승부는 마지막 3세트까지 이어졌다.
2세트가 끝난 뒤 화장실에 다녀온 조코비치는 어느 정도 체력을 되찾은 듯 보였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결정적으로 자신의 서브게임을 빼앗겼고, 결국 4-6으로 마지막 세트까지 내주면서 탈락했다.
US오픈 개막을 불과 15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결과다.
조코비치는 경기 뒤 "무엇보다 오늘 상대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솔직히 나에게 즐거운 경기가 아니었다. 그렇게 느꼈다.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며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그냥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경기 조건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내가 갖고 있는 건강 문제 때문이다. 수년 동안 이 문제를 안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높은 기온과 습도가 증상을 악화한다고 설명했다.
조코비치는 "습도가 높고 더울 때 특히 많은 문제가 생긴다"며 "이런 조건이 나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뿐만 아니라 긴장감과 이런 경기에서 따라오는 모든 것들이 있다. 그런 요소들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오늘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조코비치는 신시내티 대회와 사실상 작별을 암시하는 발언까지 남겼다.
그는 이 대회에서 세 차례 정상에 올랐으나 39세가 된 현재의 몸 상태로 신시내티 특유의 무더위와 습도를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코비치는 "안타깝지만 앞으로 이곳에서 다시 경기하지 않을 것 같다"며 "더위와 습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러 가지 요소가 합쳐지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15일 뒤 개막하는 US오픈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여자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와 함께 혼합복식 이벤트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실전 복귀전부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하고 구토 증상까지 보였다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특히 조코비치 스스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수년 동안" 자신을 괴롭힌 건강 문제라고 인정했다.
반면 세계적인 전설을 꺾은 티란테에겐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
티란테는 "내 커리어 최고의 승리"라며 "코트 안에서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 노박 같은 전설을 상대하면서 생기는 긴장감을 잘 관리했다. 이제야 안도감이 든다"고 기뻐했다.
이어 "브레이크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잡지 못하면 압박감이 엄청나다"며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나 자신과 우리 팀을 믿는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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