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퇴출해줘서 고마워? MLB서 선발 등판까지→ERA 1.49 폭풍 활약, 역대급 반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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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롯데에서 뛰며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좌완 알렉 감보아(29·보스턴)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하며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어쩌면 롯데에서 퇴출된 것이 인생을 바꾸는 듯한 흐름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룬 감보아는 18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전형적인 선발 등판은 아닌, 오프너 등판이었던 가운데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했다. 감보아는 이날 1⅓이닝 동안 단 14개의 공을 던지며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프너라고 해도 감보아의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다. 감회가 남다를 법했다. 그리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며 벤치의 믿음에 부응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1.59에서 1.47로 더 낮아졌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뛰다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하고 퇴출됐지만, 오히려 이것이 자신의 경력에 전화위복이 되고 있다.
감보아에게 주어진 임무는 명확했다. 오프너로 등판해 1이닝 정도를 막는 것이었다. 감보아가 선발로 예고되자 애리조나는 두 명의 스위치 타자(바르가스·페르도모)를 상위 타선에 전진배치에 보스턴의 전략에 대비했다. 어차피 감보아가 오래 던지지 않을 것이고, 더 오래 던질 우완 브라이언 베요가 뒤에 붙을 것이기 때문에 스위치 타자로 양쪽 모두를 대비하게 한 것이다.
이 벤치의 머릿싸움 대결에서 감보아가 완벽하게 기선을 제압했다. 감보아는 1회 선두 바르가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1B-1S에서 96.3마일 포심패스트볼을 던져 범타로 요리했다. 이어 애리조나 최고 타자 중 하나인 캐롤을 2루 땅볼로 잡아내고 큰 산을 넘겼다. 싱커를 몸쪽에 바짝 붙인 것이 주효했다.
감보아는 이어 모레노까지 3루 땅볼로 잡아내고 1회를 손쉽게 마쳤다. 보스턴으로서는 불펜 투수 하나, 그것도 확실히 필승조로 분류되지 않은 투수 하나로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1회를 틀어막는 대박 효과를 봤다. 내친 김에 감보아는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페르도모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이날 등판의 대미를 장식했다. 감보아는 예상대로 이 타이밍에 강판됐다.
물론 1⅓이닝만 던져 승리투수 요건은 당연히 없었지만, 보스턴으로서는 경기 초반 구상 퍼즐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는 활약이었다. 감보아는 평균자책점을 1.47, 피안타율을 0.219,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를 1.04까지 각각 낮췄다. 향후 메이저리그 생존에도 파란불이 들어왔고, 향후 이런 몫을 또 수행할 가능성까지 남겼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롯데에 입단한 감보아는 리그 역사상 좌완으로는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선수로 기록되어 있다. 입단 초반 걸출한 활약을 보였으나 시즌 뒤로 갈수록 공에 힘이 빠지면서 결국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감보아는 미국으로 돌아가 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재도전했다.
감보아는 시즌 초반 구속이 나오지 않아 고전한 적도 있었지만 트리플A에서 꾸준히 실적을 쌓으며 보스턴의 관심을 받았고, 5월 6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꿈을 이뤘다. 이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이날까지 총 10번의 등판에서 18⅓이닝을 던졌다. 오히려 롯데에 남았다면 누리지 못했을 호사였다.
계속 메이저리그 승격과 마이너리그 강등을 반복한 감보아는 지난 8월 13일 올 시즌 ‘6번째’ 승격 통보를 받았다. 구단이 한 시즌에 특정 선수를 신분 변화 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낼 수 있는(옵션) 한도는 총 5번이다. 감보아는 이미 5번을 다 채웠다.
보스턴은 감보아를 마이너리그로 내리려면 웨이버 공시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타 팀이 감보아를 데려갈 가능성도 있다. 현재 활약에 만족한다면 시즌 끝까지 26인 로스터에 넣고 써야 한다. 그리고 이날 활약으로 감보아가 보스턴의 일원으로 계속 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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