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포+그랜드슬램보다 인상적이었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행동으로 보여준 고승민의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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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박승환 기자]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고승민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3차전 원정 맞대결에 1루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2홈런) 6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좋은 쪽으로도 안 좋은 쪽으로도 존재감이 대단했던 경기였다. 고승민은 2회초 무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1루수 땅볼로 출루했다. 그리고 손성빈의 안타 때 3루 베이스를 밟더니, 전민재의 적시타에 홈을 파고들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그런데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2회말 2사 3루에서 두산 정수빈이 친 타구가 1루수 방면으로 향했다. 이때 고승민이 타구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고, 허무하게 동점을 헌납했다. 이 아쉬움을 고승민은 타석에서 제대로 만회했다.
고승민은 2-1로 근소하게 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두산 김정우를 상대로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7회초 1사 1, 3루에서는 병살타성의 땅볼을 친 뒤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세이프 판정을 받아내며 또 한 개의 타점을 쌓았다. 그러더니 마지막 타석에서 쐐기를 박았다.
고승민은 롯데가 5-3으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이병헌의 3구째 136km 슬라이더가 한 가운데로 몰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고승민이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무려 162.1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우월 그랜드슬램으로 연결됐다.
이 홈런으로 롯데는 승기에 쐐기를 박았고,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으면서 11-4로 완승을 거두며 파죽의 5연승과 함께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어갔다.
최근 홈런 페이스가 눈에 띄게 좋아진 고승민은 경기가 끝난 뒤 소감을 묻자 "팀이 이기는 경기에 보탬이 될 수 있고, 승리하는 데 기여를 많이 할 수 있어서 좋다"며 만루홈런을 친 뒤 선보인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오늘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조금 어려웠는데, 그 홈런 하나로 인해서 점수 차를 벌릴 수 있어서, 나도 좋아서 그렇게 했던 것 같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홈런 상황을 돌아보면 어땠을까. 고승민은 첫 홈런에 대해 "감독님께서 '다리를 들지말고, 저번 처럼 끌어치는 것이 어떻겠냐? 그게 타이밍이 더 맞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타석에서 그렇게 쳤던 것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랜드슬램 타석에선 노림수를 가져갔다고. 고승민은 "초구에 변화구를 던질 것 같아서 노렸는데 못 쳤다. 이병헌 선수의 투심이 좋기 때문에 빠른 공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나가다가 잘 맞았다"고 밝혔다.
두 방의 홈런도 인상적이었지만, 7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고승민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는 "어떻게든 1점을 도망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감독님께서 3볼에서도 히팅 사인을 주셨기 때문에 3루 주자를 불러들여야 했다. 병살이 될 뻔했기에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회 아쉬운 수비에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고승민은 "잡았어야 했는데…"라며 "내 기준으로는 조금 힘든 타구였다. 그래도 내야수라면 잡아서 선발 투수를 도와줬어야 했는데, (김)진욱이에게 조금 미안하다"고 했다.
롯데는 지금 '가을야구'를 목표로 하는 것보다는 매 경기를 잡아내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1이닝 13득점 경기를 펼친 뒤 타선도 확실히 살아났다. "매번 이렇게 잘 치면 좋겠지만, 그게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선수들의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며 "지금은 순위를 생각하기 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이야기만 선수들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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