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서 대마초 냄새가 나요" 英 테니스 1위 공개 저격…US오픈 또 골머리→3년 전에도 "스눕독 거실 같아"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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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세계 최고 테니스 스타가 모이는 메이저 대회 코트에 뜻밖의 불청객이 등장했다. '대마초 냄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코트까지 흘러드는 대마초 향을 두고 선수들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영국 여자 테니스 간판 케이티 볼터(세계랭킹 60위)는 "집중을 완전히 깨뜨린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프랑스 'RMC스포츠'는 30일(한국시간) "볼터가 US오픈 출전을 앞두고 연습 코트에서 강하게 풍기는 대마초 냄새에 쓴소리를 내뱉었다"며 "이는 US오픈에서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전했다.
올해 US오픈은 30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미국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다.
볼터는 첫 경기에서 와일드카드를 받은 미국의 캐럴 영 수 리(143위)와 격돌한다.
하나 본격적인 대회 출발에 앞서 그의 신경을 건드린 건 개최국 랭커가 아니었다.
코트를 뒤덮은 대마초 향기였다.
볼터는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US오픈 코트 특유의 향을) 나는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많은 선수가 특정 코트에 대해 볼멘소리를 낸 것으로 안다. 나 역시 그중 한 코트에서 경기해봤는데 실제로 역한 냄새를 맡았다"고 털어놨다.
단순히 불쾌한 악취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게 볼터 생각이다.
경기력과 직결되는 '집중력'을 흔들 수 있어서다.
볼터는 "경기 도중에는 정말 맡고 싶지 않은 냄새"라면서 "나는 집중력을 유지하려 노력하는데 그 냄새가 나를 나만의 세계에서 끌어낸다. 절대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 중에는 어떠한 방해 요소도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그 냄새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볼터만의 불만도 아니다.
예선을 뚫고 US오픈 본선에 오른 영국 선수 프란체스카 존스와 해리엇 다트 역시 코트 주변에서 '매캐한 기운'을 느꼈다 증언했다.
존스는 지난해 경험을 떠올리며 농담 섞인 일화까지 공개했다.
"지난해 US오픈 1회전 때 이 문제를 두고 농담한 적이 있다. 한 남자에게 '이게 정상인가요?'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이렇게 경기를 잘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네요'라고 답했다"며 씩 웃었다.
그러면서도 "하나 올해는 완전히 집중해서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트는 조금 다른 반응을 보였다.
"여기는 뉴욕이다. 어디를 가든 그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모든 선수에게 똑같은 조건"이라며 마인드 콘트롤에 신경썼다.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테니스협회(USTA) 또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USTA는 대회장 주변 흡연을 줄이기 위해 현지 경찰 및 공원 관리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회장 밖에서 이뤄지는 행위까지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USTA는 성명을 통해 "USTA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안전한 대회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US오픈 경기장은 대규모 공원인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 파크와 맞닿아 있다.
뉴욕주는 2021년부터 성인의 기호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했다. 경기장 내부에선 흡연이 금지돼 있지만 외부에서 발생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코트까지 흘러드는 것 자체를 막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US오픈의 '대마초 냄새 논란'은 올해 처음 불거진 일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세계적인 선수들이 잇따라 불만을 터뜨렸다.
2023년 아드리안 만나리노(프랑스)는 "코트 네 귀퉁이마다 조금씩 다른 냄새가 난다"면서 "한쪽에선 대마초 향이 나고 다른 쪽에서는 똥 냄새가 날 수도 있다. 쉽지는 않지만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해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는 한술 더 떴다.
"17번 코트는 정말 래퍼 스눕독의 거실 냄새가 난다" 밝혀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에는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루드는 "내가 생각하기에 뉴욕에서 가장 안 좋은 게 바로 이 냄새"라며 "어디에서나 난다. 심지어 여기 테니스 코트에서도 그 특유의 향이 난다"고 지적했다.
선수는 달라져도 불만은 똑같다.
2023년 즈베레프가 "스눕독의 거실"이라 표현한 냄새는 3년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올해는 영국 여자 테니스 1위 랭커가 "집중을 깨뜨린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대 기라성 같은 선수가 총집결해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겨루는 US오픈이 올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대마초 냄새'와 함께 포문을 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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