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 달린 의족에 '샴페인 콸콸'…18살에 오른쪽 다리 잃은 男, 44시간 사투 끝 '트레일계 올림픽' 최초 완주 금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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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오른쪽 다리를 잃은 선수가 의족 하나로 170㎞가 넘는 산길을 달렸다.
무려 44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절단 장애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 산악 레이스를 완주하는 역사를 썼다.
프랑스 'RMC스포츠'는 31일(한국시간) "줄리앙 베세이르(39)가 44시간16분04초 만에 울트라 트레일 뒤 몽블랑(UTMB) 결승점에 도달했다"며 "하퇴 절단 장애를 지닌 선수로는 최초로 UTMB를 완주했다"고 보도했다.
UTMB도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베세이르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문구를 올려 그의 역사적인 여정을 조명했다.
베세이르는 18살 때 직장에서 지게차 사고를 당해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다.
하나 장애는 그의 '질주 본능'을 막지 못했다.
러닝용 의족을 착용한 채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를 가로지르는 UTMB에 뛰어들었다.
UTMB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울트라 트레일 대회로 꼽힌다. 총거리가 170㎞를 넘고 누적 상승 고도만 1만m 이상에 이르는 극한의 레이스다.
베세이르에게는 더욱 가혹했다.
의족을 착용하고 달릴 경우 비장애인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베세이르는 대회를 앞두고 'RMC 러닝' 팟캐스트에 출연해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우리 같은 선수들은 30~70%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가장 낮은 수치인 30%만 잡아도 엄청나다. 울트라 레이스에서는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당초 베세이르는 36시간 동안 달리고 4시간가량 휴식을 취하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는 예상보다 4시간가량 더 걸렸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44시간16분04초.
전체 1475위로 결승선을 밟았다. 최종 제한시간까지 불과 1시간45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개최지 샤모니에서 그를 기다리던 관중은 뜨거운 환호를 쏟아냈다.
RMC스포츠는 "베세이르는 영웅과 같은 환대를 받았다"며 하루 전 남녀부 우승자 벤 디만과 블랑딘 리롱델이 들어왔을 때처럼 많은 관중이 그의 기념비적인 완주를 축하했다 전했다.
베세이르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피니시 라인에서 이렇게 뜨거운 환영을 받을 줄 몰랐다"며 "레이스 도중에도 사람들이 정말 많이 응원해줬다. 길에서 내 이름을 외쳐줬다"고 돌아봤다.
완주 직후에는 잊지 못할 세리머니도 연출했다.
자신이 착용한 의족에 샴페인을 따른 뒤 그대로 들이켰다.
2~3년에 걸친 준비와 44시간 넘는 사투 끝에 맛본 '승리의 샴페인'이었다.
베세이르는 "엄청난 안도감을 느낀다. 지난 2~3년 동안 희생하고 정말 열심히 노력한 대가"라며 "준비해온 프로젝트가 좋은 결과로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극한까지 몰린 몸 상태도 털어놨다.
"UTMB를 뛰면 몸이 완전히 망가진다. 더는 한 발을 다른 발 앞으로 내딛을 수 없을 것 같고 온몸이 아프다. 그런데도 헤어날 수가 없다. (이번 완주에 만족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씩 웃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데 해냈다. 이것이 울트라 트레일이다. 정말 놀랍다"고 덧붙였다.
베세이르는 이미 여러 대회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넓혀왔다.
2024년 MCC를 제패했고 이듬해엔 100㎞ 레이스인 CCC에서도 정상에 올라 UTMB 완주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했다.
마침내 올해 가장 거대한 사투를 완료했다.
18살 때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지 21년 만에 손에 쥔 전리품이다.
매체는 "의족으로 170㎞가 넘는 몽블랑 산길을 달린 베세이르는 44시간의 악전고투 끝에 누구도 밟지 못한 대장정 마침표를 찍어냈다"며 "절단 장애 선수 최초의 UTMB 완주자 자격으로 세계 트레일 연감에 영원히 제 이름을 남기게 됐다"며 임계점을 돌파한 '영광의 트레일러' 성취에 갈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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