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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 KBO 최악 투수→2달 만에 MLB 복귀 눈앞? 역대급 반전, 이제는 운이라 하기도 어렵다

작성일: 2026.09.05 15:5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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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에서 최악의 모습으로 고개를 숙였던 앤서니 베니지아노는 미국 복귀 후 승승장구하며 메이저리그 복귀까지 노려볼 위치에 올라섰다 ⓒ연합뉴스
▲ SSG에서 최악의 모습으로 고개를 숙였던 앤서니 베니지아노는 미국 복귀 후 승승장구하며 메이저리그 복귀까지 노려볼 위치에 올라섰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KBO리그 최악 외국인 투수 중 하나였던 앤서니 베니지아노(29·텍사스)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처음에는 약간 운이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쯤되자 더 이상 비하하기는 어려워졌다.

현재 텍사스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라운드락에서 뛰고 있는 베니지아노는 5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델 다이아몬드에서 열린 오클라호마시티(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시즌 평균자책점을 종전 2.22에서 1.76까지 깎으며 다시 1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했다.

텍사스와 계약한 뒤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베니지아노는 꾸준히 선발로 뛰고 있었는데, 6이닝 이상 소화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6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은 올해 KBO리그에서도 기록해 본 적이 없는 호투다. 투구 수는 84개로 비교적 경제적이었고, 당연히 올 시즌 트리플A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였다.

전형적인 타고투저 리그에서, 상대는 타격이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강한 오클라호마시티였다. 베니지아노는 잘 나가다 직전 등판인 알버쿼키(콜로라도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서 4이닝 7피안타 5실점(3자책점)으로 저조한 기억이 있어 이날 경기 결과가 관심을 모았다. 만약 부진이 이어지면 그간의 성적이 ‘운’으로 치부될 가능성도 있었다.

▲ 베니지아노는 5일 오클라호마시티와 경기에서 6.1이닝 무실점 역투로 트리플A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 베니지아노는 5일 오클라호마시티와 경기에서 6.1이닝 무실점 역투로 트리플A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거의 완벽한 투구였다. 1회부터 세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냈다. 알렉 토마스, 제임스 팁스는 다저스의 콜업 후보로도 불리는 수준 있는 타자들이었는데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2회에는 2사 후 김혜성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후속타를 막았고, 3회는 안타 2개를 맞고도 버티는 위기 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역시 토마스, 팁스를 득점권 위기에서 모두 잡아냈다.

큰 위기를 넘긴 베니지아노는 4회와 5회 6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면서 기세를 올렸다. 이어 6회에도 팁스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강인한 모습을 보여줘 끝내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베니지아노는 7회 첫 타자인 라이언 워드까지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고의 등판이었다. 

이날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3.1마일 수준으로 빠르지 않았지만 전체 투구 중 66%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공격적이었고 영점도 비교적 잘 잡힌 편이었다. 좌타자들이 많이 포진된 상대 타순에 스위퍼가 맹위를 떨쳤다. 이날 스위퍼는 무려 45%의 헛스윙 비율을 자랑하며 베니지아노의 호투에 힘을 불어 넣었다.

▲ 미국 복귀 후 트리플A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물론 좌타자 상대 강점을 어필하고 있는 앤서니 베니지아노
▲ 미국 복귀 후 트리플A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물론 좌타자 상대 강점을 어필하고 있는 앤서니 베니지아노

수준급 좌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텍사스 메이저리그 팀에도 인상적인 리포트를 남겼다는 것이 중요했다. 토마스, 팁스, 워드, 그리고 김혜성은 다저스의 콜업 리스트에도 가까운 좌타자들이다. 그러나 좌타자 상대로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베니지아노는 이날 80구 이상의 공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들을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텍사스에서 길게 던질 수 있는 좌완이 필요하다면 베니지아노가 시즌 막판 극적인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니지아노는 선발과 롱릴리프를 오가며 올해 트리플A 8경기(선발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76의 빼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9이닝당 볼넷 개수가 2.05개로 안정감을 보이는 것도 장점이다. 베니지아노는 2023년 캔자스시티, 2024년 캔자스시티·마이애미, 그리고 2025년 마이애미·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를 경험했으나 전체 출전 경기 수는 40경기로 많은 건 아니다. 이중 선발은 1경기 뿐이었다.

사실 SSG가 올 시즌을 앞두고 베니지아노를 영입했을 때 건 기대는 이런 것이었다. 우타자 상대 구종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높은 타점에서 150㎞ 이상의 공을 던지는 좌완이었다. 게다가 좌타자를 상대로는 확실한 결정구가 있다는 평가였다. 커트를 하고, 주자가 투수를 괴롭히는 KBO리그 환경과 달리 트리플A는 힘과 힘의 대결인 측면이 더 있고, 베니지아노가 KBO리그의 경험을 발판 삼아 업그레이드가 된 모습이다. KBO리그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10을 기록한 투수가 퇴출 직후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지만 현실 가능성이 생겼다.

▲ KBO리그 퇴출 뒤 두 달 만에 메이저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는 앤서니 베니지아노 ⓒ곽혜미 기자
▲ KBO리그 퇴출 뒤 두 달 만에 메이저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는 앤서니 베니지아노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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