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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야구 오래 하고 싶다" 29살까지 51승, 서른부터 49승… LG에서만 100승 임찬규, 이제 레전드를 바라본다

작성일: 2026.09.14 07: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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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잃어버린 구속처럼 임찬규의 통산 승수는 한동안 아주 더디게 늘었다. 2011년 데뷔 첫해 9승을 올렸지만 그 대가로 다음 9승을 거두기까지 6년이 필요했다. 통산 9승(2011년 9월 8일 두산전)부터 18승(2017년 5월 20일 롯데전)까지 날짜로 2081일이 걸렸다. 

임찬규는 경찰 야구단에서 뛰던 지난 2014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데뷔 시즌부터 뚜렷한 보직 없이 팀에 필요한 곳을 채우는 임무를 맡으며 희생했는데 돌아온 것은 떨어진 구속, 계륵이라는 평가였다.

노력이 게을렀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천하의 이대호에게 직구를 꽂던 패기를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트랙맨 도입으로 트래킹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된 뒤에는 한 경기를 위해 서너 시간을 분석에 쏟기도 했다. 농담처럼 "네 시간 보고 4분 던지고 내려왔다"고 할 때도 있었지만 다시 숫자와 씨름했다. 그래도 좀처럼 승수가 늘지 않았다. 임찬규는 29살이 될 때까지 10시즌 동안 51승을 거뒀다.

2018년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11승)와 첫 규정이닝(146⅔이닝)을 달성하면서 야구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지속성이었다. 이듬해 3승 5패 2홀드에 88⅔이닝 투구에 그쳤다. 2020년 다시 10승과 규정이닝(147⅔이닝)을 채우며 반등했고, 2021년에는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7로 당시 기준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웠지만 단 1승이 전부였다. 그래도 투구 내용은 뛰어났다. 구속을 회복하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런데 정작 예비 FA였던 2022년에는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에 그치면서 'FA 재수'를 선택해야 했다. 

▲ LG 임찬규. ⓒ LG 트윈스
▲ LG 임찬규. ⓒ LG 트윈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LG가 29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2023년. 만으로 서른에 접어든 임찬규의 투구는 나이처럼 원숙해졌다. 30경기에서 14승 3패 1홀드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다. 144⅔이닝을 책임져 데뷔 후 세 번째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 3.42는 커리어 하이 기록이었다. 우승과 커리어 최고 시즌. FA를 신청할 명분을 다 갖춘 그는 LG와 4년 50억 원에 계약했다. 인센티브가 24억 원에 달하는 '반쪽 계약'이었다. 총액 규모를 키우고 싶었던 임찬규의 역제안에서 비롯된 계약이지만, 한편으로는 부족한 지속성에서 나온 결과이기도 했다. 

임찬규의 야구는 거기서 다시 시작됐다. 30살에 14승을 거둔 그는 31살에 10승, 32살에 11승, 33살에 14승을 더하며 꼬박 100승을 채웠다. MBC 청룡-LG 트윈스 구단 역사를 통틀어 다승 3위 기록이다. 1위 기록은 '노송' 김용수 전 코치의 126승. 김용수 전 코치는 MBC에 입단해 5시즌 27승을 올린 뒤 LG에서 99승을 더했다. 2위 정삼흠 전 코치는 통산 106승 중 LG에서 80승을 거뒀다. LG로만 범위를 좁히면 임찬규는 '트윈스 최초 100승 투수'가 된다. 

해마다 증명하고 다시 인정받아야 했던 임찬규는 올해도 같은 과정을 겪었다. 개막 후 첫 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에 그쳤다. 대신 물꼬를 튼 뒤에는 질주가 시작됐다. 1승부터 7승까지 단 9경기. 그 사이 패배는 한 번도 없었다. 후반기를 시작할 때는 대량 실점 경기가 거듭되면서 다시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극복해냈다. 임찬규는 7월 이후 7승을 보태 시즌 14승,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앞으로 어디까지 더 나아갈 수 있을지는 누구도 모른다. 임찬규는 "최대한 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며 조용히 '롱런'을 꿈꾼다. "FA 4년째 되면 다시 150㎞ 던지고 크게 땡기겠다"고 우스개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투구 방식이 오랫동안 생존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임찬규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서른이 지나 4시즌 만에 49승(그 이상)을 거둔 그가 앞으로 김용수 전 코치의 'MBC-LG 최다승' 기록을 넘어선다는 예상을 하는 것은 산술적으로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 김용수-김동수 배터리가 환호하고 있다. ⓒLG 트윈스
▲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 김용수-김동수 배터리가 환호하고 있다. ⓒLG 트윈스
▲ 임찬규 박해민 ⓒ곽혜미 기자
▲ 임찬규 박해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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