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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NOW] '2002 부산→2014 인천→2026 나고야?' 소름 돋는 12년 주기…韓 농구 일본 17점 차 완파 "진짜 金 노려보겠다"

작성일: 2026.09.14 09:07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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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중요한 순간 'MVP'가 깨어났다. 앞선 두 경기에서 도합 10점에 그쳤던 이정현이 한일전에서만 25점을 폭발했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을 적지에서 완파하고 3전 전승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 연합뉴스
▲ 가장 중요한 순간 'MVP'가 깨어났다. 앞선 두 경기에서 도합 10점에 그쳤던 이정현이 한일전에서만 25점을 폭발했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을 적지에서 완파하고 3전 전승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가장 중요한 순간 'MVP'가 깨어났다.

앞선 두 경기에서 도합 10점에 그쳤던 이정현(소노)이 한일전에서만 25점을 폭발했다. 3쿼터 이우석이 갑작스럽게 퇴장해 위기에 몰리자 연속 3점포를 꽂아 흐름을 단숨에 뒤집었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을 적지에서 완파하고 3전 전승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일본을 100-83으로 꺾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를 연달아 제압해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최대 고비로 꼽힌 일본까지 잡아 3연승으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한국과 일본 모두 2연승을 거둔 상황에서 만난 사실상의 조 1위 결정전이었다. 일본은 가와무라 유키와 하치무라 루이, 와타나베 유타 등 간판스타가 대거 빠졌지만 211㎝ 귀화 빅맨 알렉스 커크를 비롯해 이부 야마자키, 애비 고키 샤퍼, 존 하퍼 등이 버티고 있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한국은 전반부터 팽팽히 맞섰다.

1쿼터를 19-17로 앞선 뒤 2쿼터 막판 이현중(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외곽포로 38-31까지 달아났다. 하나 이후 일본에 3점슛 3개를 잇달아 얻어맞으면서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 전반은 40-42.

진짜 고비는 3쿼터에 찾아왔다.

한국이 55-51로 앞선 상황에서 이우석(상무)이 하퍼와 경합 과정에서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U파울)을 받았다. 여기에 테크니컬 파울까지 선언돼 그대로 코트를 떠나야 했다.

분위기가 요동했다.

하퍼와 야마자키를 앞세운 개최국이 다시 흐름을 가져갔고 한국은 3쿼터 막판 59-63으로 뒤졌다.

그때 이정현이 나타났다.

쿼터 종료 1분39초를 남기고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과 동시에 반칙을 얻었다. 자유투까지 성공해 62-63. 불과 35초 뒤에는 외곽에서 과감히 슛을 던져 림을 갈랐다.

65-63 역전.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끝이 완전히 달아오른 이정현은 3쿼터 종료 35.4초 전 또 한 번 3점포를 꽂았다. 종료 직전에도 외곽슛을 터뜨렸다. '핫핸드' 모드였다.

불과 1분여 사이 이정현이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어느새 71-66으로 앞선 채 4쿼터를 맞았다. 이우석 퇴장으로 흔들릴 수 있던 경기를 백코트 에이스 폭발력으로 오히려 한국 쪽으로 끌어당겼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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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탄 한국은 더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73-69에서 '눈꽃 슈터' 유기상(LG)이 외곽포를 꽂았고 이현중이 팁인과 골밑 득점을 연이어 성공했다. 경기 종료 6분여를 남기고 점수는 80-69까지 벌어졌다.

일본이 추격하자 '고양 하입보이'가 재차 등판했다.

종료 3분3초 전 골밑을 파고들어 3점 플레이를 완성했고 곧이어 이현중이 레이업을 보태면서 91-77까지 달아났다.

사실상 이때 승리 추가 원정국 쪽으로 기울었다.

마줄스호는 마지막까지 공격 고삐를 늦추지 않고 라이벌 안방에서 정확히 100점째를 채웠다.

이날 이정현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양국 최다인 25점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KBL 정규리그 MVP다운 존재감이었다.

앞선 사우디아라비아전 6점, 인도네시아전 4점으로 잠잠했던 터라 더욱 반가운 폭발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정현은 경기 후 "A조 1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면서 "우리 빅맨진이 골밑에서 궂은일과 공격 리바운드를 정말 열심히 해줬고 외곽에서도 선수들이 자신 있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앞선 두 경기에서 슛 감각이 좋지 않았지만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고 했다.

이정현은 "그 전 두 경기에서도 슛이 너무 안 들어갔지만 컨디션은 괜찮아서 자신은 있었다. 오늘(13일)은 초반부터 좀 더 공세적으로 공격했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동료들도 내가 좋은 느낌을 받은 걸 알았는지 (꾸준히) 기회를 만들어주고 스크린도 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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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이정현이 가져갔지만 골밑에서는 베테랑 센터 장재석(KCC) 투혼이 빛났다.

한국은 이번 대회 귀화 선수가 없는 데다 여준석(시애틀대)이 부상으로 낙마해 골밑 사정이 녹록지 않다. 이날은 이승현(현대모비스)마저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반면 일본 골밑에는 신장 211㎝ 커크가 버티고 있었다.

장재석이 몸을 던졌다.

수비에서 커크와 끊임없이 부딪치면서도 공격에서는 체력이 떨어진 상대를 집요히 파고들었다. 장재석은 18점 8리바운드를 쌓으며 한국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이현중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장)재석이 형에게 너무 감사하다. 우리 높이가 매우 부족한데 베테랑이면서도 우리보다 더 간절히 뛰셔서 어린 선수들이 반성해야 할 정도"라며 "귀화 빅맨을 막으면서 득점까지 해줘 정말 큰 힘이 됐다"고 극찬했다.

▲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이정현이 가져갔지만 골밑에서는 베테랑 센터 장재석 투혼이 빛났다. ⓒ 연합뉴스
▲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이정현이 가져갔지만 골밑에서는 베테랑 센터 장재석 투혼이 빛났다. ⓒ 연합뉴스

장재석에게도 일본전 승첩은 각별했다.

지난 8월 평가전에서 일본에 당한 대패가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이른바 '광복절 참사'다.

장재석은 "일본과 평가전에서 대패한 것이 약이 됐다. 오늘은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복수심 같은 것도 있었다"며 "오늘 져서 조 2위로 8강에 간다면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분위기상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금메달에 대한 어린 선수들의 간절함이 내게도 전해져 힘낼 수 있었다"며 "이겼기 때문에 금메달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은 이제 16일 열리는 8강전부터 단판 승부에 돌입한다.

목표는 간명하다.

한국 남자 농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동안 금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는 조별리그부터 3전 전승을 달리며 기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토너먼트를 앞두고 '공격형 포인트가드' 이정현 슛 감이 살아났고 장재석이 골밑에서 건재를 증명했다는 점이 반갑다. 여기에 미국행 타진으로 조별리그에선 자리를 비운 최준용(KCC)까지 8강전부터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정현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건 아시안게임 우승"이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8강, 4강, 결승까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장재석 역시 같은 곳을 바라봤다.

"이제 시작이다. 진짜 한 번 금메달을 노려보겠다."

개최국 일본을 17점 차로 무너뜨린 한국 농구가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향한 여정에 본격 돌입한다. 2002 부산, 2014 인천 대회 금메달로 이어져온 '12년 주기' 우승 역사를 보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개최국 일본을 17점 차로 무너뜨린 한국 농구가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향한 여정에 본격 돌입한다. 2002 부산, 2014 인천 대회 금메달로 이어져온 '12년 주기' 우승 역사를 보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연합뉴스
▲ 개최국 일본을 17점 차로 무너뜨린 한국 농구가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향한 여정에 본격 돌입한다. 2002 부산, 2014 인천 대회 금메달로 이어져온 '12년 주기' 우승 역사를 보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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