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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화장실 물바다는 시작에 불과했다..."모든 게 골판지" 5년 만에 등장→나고야 AG에서도 골판지 사용

작성일: 2026.09.20 02:35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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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인섭 기자]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전 세계적으로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던 '골판지 침대'가 5년 만에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 다시 등장했다. 

싱가포르 매체 '아시아원'은 18일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싱가포르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루크 추아가 자신의 숙소 내부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트라이애슬론과 요트 대표팀은 경기장이 주 선수단 숙박시설과 떨어져 있어 가마고리 지역 호텔에 머물고 있다.

추아가 공개한 영상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침대였다. 매트리스를 들어올리자 일반적인 나무나 철제 프레임이 아닌 골판지로 제작된 프레임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 선수들의 자전거를 세워 두는 거치대까지 골판지였다. 추아가 "여기는 모든 게 골판지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농담했을 정도.

 
▲ 출처 루크 추아 SNS
▲ 출처 루크 추아 SNS

낯설지만 처음 보는 장면은 아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선수촌에 골판지 침대가 대거 설치됐다. 당시 조직위원회가 내세운 이유는 지속 가능성과 재활용이었다. 대회가 끝난 뒤 침대 프레임을 종이 제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고, 골판지라는 소재와 달리 약 2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생활해야 하는 올림픽 선수촌에 골판지 침대가 놓였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에는 코로나19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황당한 소문도 퍼졌다. 선수들의 성관계를 막기 위해 쉽게 부서지는 침대를 설치했다는 이른바 '안티 섹스 침대' 주장이었다. 사실과 달랐다. 골판지 침대 도입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추진됐고, 실제 선수들이 침대 위에서 뛰는 모습을 공개하며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올림픽에서 왜 굳이 골판지 침대를 사용하느냐는 시선과 친환경을 위한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가 엇갈리면서 대회 기간 내내 이야깃거리가 됐다.

▲ 출처 루크 추아 SNS
▲ 출처 루크 추아 SNS

5년이 지나 장소는 도쿄에서 아이치·나고야로, 대회는 올림픽에서 아시안게임으로 바뀌었지만 골판지 침대는 다시 등장했다. 문제는 이번 대회에서 골판지 침대가 등장한 시점이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개막하기도 전부터 선수들의 숙박 환경을 둘러싸고 각국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기존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서 볼 수 있었던 형태의 대규모 선수촌을 따로 건설하지 않았다. 호텔과 나고야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이동식 숙박시설 등을 활용해 선수와 관계자들을 분산 수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참가 규모까지 당초 예상보다 커지면서 숙소 배정과 시설을 둘러싼 문제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한국 선수단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배정받은 숙소는 대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논란이 됐다. 장신 선수들이 대부분인 농구 대표팀에서 침대와 생활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이 나왔고, 시설 문제까지 발생했다.

▲ 출처 변준형 SNS
▲ 출처 변준형 SNS

변준형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숙소 화장실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는 세면대 아래 배관에서 물이 계속 새어 나오고 있었다. 바닥은 이미 물로 흥건하게 젖은 상태였다. 변준형은 영상과 함께 짧게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농구 대표팀이 생활한 이동식 숙박시설에서는 침대 크기도 문제가 됐다. 2m 안팎의 장신 선수들이 누웠을 때 발이 침대 밖으로 나올 정도로 길이가 넉넉하지 않았고, 선수들의 정상적인 휴식과 컨디션 관리에 적합한 환경이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한국 선수단은 대회 도중 남자 농구 대표팀의 숙소를 호텔로 옮겼다.

숙소를 둘러싼 잡음은 한국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나고야항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를 숙소로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체크인과 객실 배정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고, 개최국 일본 선수단에서도 숙박시설 배정을 둘러싼 문제가 제기되는 중이다.

문제는 이제 본격적인 대회 일정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개막 전부터 숙소와 수송, 선수단 배정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잡음과 운영상의 혼선이 이어졌다. 이미 여러 차례 문제를 노출한 조직위원회가 남은 대회 기간 얼마나 빠르게 현장의 목소리에 대응하고 운영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연합뉴스/AFP
▲ ⓒ연합뉴스/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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