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빈 대이변→서승재-김원호 압승…韓 배드민턴 4강 진출! 홍콩에 3-1 진땀승, '만리장성' 中과 결승행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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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녹록지 않았다. 그래도 끝내 웃었다.
한국 남자 배드민턴대표팀이 홍콩의 거센 저항을 뿌리치고 아시안게임 단체전 4강에 진출했다. 이제 '만리장성' 중국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정면충돌한다.
한국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 8강에서 홍콩을 매치 스코어 3-1로 제압했다.
출발부터 짜릿했다. 남자단식 세계랭킹 46위 유태빈(김천시청)이 첫 단식에서 올해 중국 마스터스 준우승자 리척유(홍콩·19위)를 2-1(18-21 21-16 22-20)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커리어 첫 아시안게임 경기에서 세계랭킹이 27계단 높은 강자를 솎아냈다.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당한 패전(1-2 패)까지 깨끗이 설욕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유태빈은 1게임 초반 1-7까지 밀렸다. 리척유의 낮고 빠른 공격과 노련한 네트플레이에 고전했다.
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86㎝, 84㎏의 탄탄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스매시가 살아나면서 흐름을 바꿨다. 9-9 동점을 만든 뒤 한때 16-12까지 앞섰다.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밀려 첫 게임을 18-21로 내줬지만 유태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2게임에서도 끈질겼다. 5-9로 뒤진 상황에서 다시 추격전을 시작했다. 역방향 드롭샷과 타점 높은 대각 스매시로 리척유를 괴롭혔다. 14-14에서 상대 클리어 범실을 끌어내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강공을 퍼부어 21-16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게임은 혈투였다.
16-18로 밀려 패색이 짙었지만 유태빈은 포기하지 않았다. 리척유의 연속 실책으로 18-18 균형을 맞춘 뒤 강력한 점프 스매시로 역전에 성공했다.
19-20에선 상대에게 매치 포인트까지 허용했다. 벼랑 끝이었다.
여기서 유태빈의 배짱이 빛났다. 대각 강공으로 듀스를 만든 뒤 직선 공격으로 오히려 매치 포인트를 빼앗았다. 마지막 리척유의 하이클리어가 엔드라인을 벗어나는 순간 유태빈이 포효했다.
22-20. 77분 혈투 끝에 완성한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유태빈이 깔아놓은 승리의 길을 '세계 최강 듀오'가 넓혔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는 1복식에서 홍콩 덩치파이-훙크웨이춘 조를 2-0(21-9 21-10)으로 완파했다.
단식과는 정반대였다. 압도적이었다.
서승재-김원호는 빠르고 낮은 리턴과 빈틈없는 로테이션으로 홍콩 페어를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 어느 쪽으로 셔틀콕을 보내도 곧장 날카로운 반격이 돌아왔다.
1게임을 21-9로 손쉽게 따낸 뒤 2게임에서도 11-5로 인터벌을 맞았다. 서승재의 묵직한 왼손 스매시와 김원호의 정교한 전위 플레이가 맞물렸다.
결국 2게임마저 21-10으로 정리했다. 약 30분 만에 경기를 끝내면서 체력까지 아꼈다.
한국이 매치 스코어 2-0으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홍콩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2단식에 나선 박상용(요넥스)이 올해 중국 마스터스 남자단식 우승자 제이슨 구나완(홍콩·24위)에게 0-2(18-21 17-21)로 패했다. 홍콩이 한 경기를 만회하면서 승부는 2복식으로 넘어갔다.
마침표를 찍은 건 세계랭킹 14위 강민혁(삼성생명)-기동주(인천국제공항)였다.
과정은 험난했다.
강민혁-기동주는 찬인착-루이춘와이 조를 상대로 1게임 초반 5-1까지 앞섰지만 홍콩의 빠른 전위 플레이에 흔들렸다. 7-7 동점을 허용한 뒤 흐름을 내줬고 결국 18-21로 첫 게임을 빼앗겼다.
2게임마저 살얼음판이었다.
한국이 19-12까지 달아나며 손쉽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했지만 홍콩의 반격이 매서웠다. 무려 8점을 따라붙어 20-20 듀스를 만들었다.
벼랑 끝에서 강민혁이 해결사로 나섰다. 전위 푸시로 다시 게임 포인트를 잡았고 이어 루이춘와이의 클리어가 네트에 걸리면서 22-20으로 간신히 2게임을 가져왔다.
마지막 3게임은 말 그대로 '타이의 향연'이었다.
8-8, 10-10, 11-11, 12-12, 13-13, 14-14, 15-15.
좀처럼 어느 한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지 않았다. 한 점을 달아나면 곧장 한 점을 따라붙는 혈투가 이어졌다.
마지막 순간 한국의 집중력이 조금 더 강했다.
17-17에서 강민혁의 대각 공격이 홍콩 코트에 꽂혔다. 이어 루이춘와이 몸쪽을 겨냥한 푸시까지 성공하며 19-17로 달아났다.
기동주가 절묘한 백핸드 헤어핀으로 매치 포인트를 확보했다. 마지막 찬인착의 클리어가 네트를 넘지 못했다.
21-18.
강민혁-기동주가 2-1(18-21 22-20 21-18) 역전승을 완성했다. 동시에 한국의 매치 스코어 3-1 승리와 준결승 진출도 확정됐다.
유태빈이 세계 19위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했고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박상용의 패배로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강민혁-기동주가 마지막 고비를 넘어섰다.
이제 진짜 큰 산이 기다린다.
한국은 22일 오후 3시 부전승으로 준결승에 선착한 중국과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홍콩을 상대로 짜릿한 혼전을 거듭하며 예열을 마친 한국이 '만리장성'까지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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