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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축구에 난데없이 '김정은' 등장…알고 보니 '가짜 김정은', 北 응원단에 접근하다가 경찰 제지당했다

작성일: 2026.09.23 01:2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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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영국 TV에 출연해 김정은을 따라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 하워드 엑스
▲ 2018년 영국 TV에 출연해 김정은을 따라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 하워드 엑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여자축구 남북대결이 펼쳐진 아시안게임 경기장에 난데없이 '김정은'이 나타나 눈길을 모았다.

물론 진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니다. 김 위원장과 닮은 외모와 분장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은 중국계 호주인 정치활동가 '하워드 엑스'였다.

하워드 엑스는 2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F조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을 연상시키는 특유의 헤어스타일에 인민복 형태의 옷까지 갖춰 입었다. 미사일 모양의 소품도 들고 있었다.

일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에는 수백 명 규모의 북한 응원단이 자리 잡고 있었다. 붉은색 옷을 맞춰 입은 응원단은 응원봉과 북 등을 이용해 "필승 조선"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북한 대표팀을 응원했다.

하워드 엑스는 이들을 향해 조금씩 접근했다. 그러자 경기장에 있던 경찰이 움직였다.

김정은 위원장을 풍자하는 인물이 북한 응원단에 가까이 접근할 경우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하워드 엑스의 접근을 제지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시켰다. 하워드 엑스는 경찰과 함께 자리를 옮기는 동안에도 북한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워드 엑스가 김 위원장으로 변장해 국제적인 관심을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콩 출신으로 알려진 그는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했으며 오랫동안 김 위원장과 닮은 외모를 활용한 정치 풍자 퍼포먼스를 이어 왔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흉내 낸 인물과 함께 '가짜 정상회담'을 연출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같은 해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김 위원장 모습으로 등장했다. 당시에도 북한 응원단 앞에 나타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하워드 엑스에 따르면 시작은 2011년이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후계자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 자신의 외모와 닮았다고 생각했고, 이후 비슷하게 꾸민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본격적인 패러디 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워드 엑스는 현장에서 언론과 만나 북한 체제와 재일조선인 사회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조선인들이 북한의 선전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이런 퍼포먼스를 하는 이유를 "그 틀을 깨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행동이 누군가에겐 모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자신의 목적은 모욕 자체가 아니라 권력자를 풍자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워드 엑스는 이날 자신을 본 사람들이 이후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활동을 찾아보고 웃게 되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도자를 대상으로 웃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두려움을 줄이는 방식이라는 취지로 자신의 퍼포먼스를 설명했다.

하워드 엑스는 김 위원장의 패션 감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특유의 머리 모양에 대해서도 우스꽝스럽다는 취지로 답했다.

북한의 러시아 지원과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문제도 언급하며 북한의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해야 한다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각종 참가 제한을 받은 사례를 거론하면서 북한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 2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의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무승부를 기록한 양팀 선수들이 경기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2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의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무승부를 기록한 양팀 선수들이 경기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경기에선 북한이 전반 36분 채은영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한국이 후반 시작 직후 윤수정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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