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던지지도 못했다" 오타니 충격 고백, 부상 안고 버틴 두 달의 고통…"내가 한심하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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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우선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문제였습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2)가 시즌이 끝난 뒤 그동안 감춰 왔던 고통을 털어놓았다. 왼쪽 무릎과 오른쪽 상완 부상으로 투타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기에 계속 출전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다저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에 4-6으로 역전패했다.
시리즈 전적 4전 전패. 2024년과 2025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다저스는 구단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3연패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오타니는 이날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1번 타순에 배치됐다. 그동안 침묵했던 방망이는 마침내 터졌다.
다저스가 1-0으로 앞선 2회 오타니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무려 58일, 116타석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오타니가 마지막으로 홈런을 기록한 것은 지난 8월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이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홈런을 터뜨린 것은 64일 만이었다. 두 달 가까이 기다렸던 한 방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
타구가 오른쪽 관중석 깊숙이 떨어지자 오타니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오타니가 동료들을 향해 크게 환호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다저스타디움도 열광했다.
오타니의 홈런으로 다저스는 4-0까지 달아났다. 3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다저스가 반격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밀워키는 빠르게 점수 차를 좁혔다. 오타니가 만든 4점 차 리드는 타순이 한 바퀴 돌기도 전에 사라졌다. 다저스는 결국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역전까지 당했다.
오타니에게도 경기를 되돌릴 기회가 있었다. 다저스가 4-5로 뒤진 7회 1사 3루.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섰다. 안타 하나면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세 번째 삼진이었다. 다저스는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오타니는 마지막 공격에서 다음 타석을 준비하며 대기 타석에 있었지만,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경기 후 취재진 앞에 선 오타니는 "정말 분하다. 지금은 그런 감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리즈는 내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절감한 시리즈였다"고 자책했다.
이날 홈런을 터뜨렸지만, 오타니에게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컸다. 특히 이번 시즌 후반기부터 이어진 부상과 부진은 오타니에게 이전과 다른 어려움을 안겼다.
일본 산스포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 8월부터 왼쪽 무릎과 오른쪽 상완 부상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부상이 경기력에 드러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오타니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완전히 회복하는 대신 경기에 계속 출전하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투수로서 등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후에는 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9월 초에는 부상자 명단에도 올랐다. 복귀 이후에도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였던 오타니가 장기간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 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타격 부진이 이어지면서 다저스의 고민은 깊어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그러나 오타니와 대화를 나눈 뒤 계속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오타니 역시 부진을 부상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자신의 경기력이 떨어진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결국 해결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능력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모든 것이 어려웠다고 해야 할지,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그런 상태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좋지 않다"고 밝혔다.
투수로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오타니는 이어진 발언에서 지난 한 달여 동안 느꼈던 무력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지난 한 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나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험을 내년 이후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내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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