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른 죽음…온 나라 마음을 무너뜨렸다" 올림픽 육상 여왕 34세에 대장암으로 별세…결혼 몇 주 뒤 비보, 아일랜드 국가적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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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아일랜드 육상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럽선수권 금메달리스트 시아라 마기언이 3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그는 불과 몇 주 전 오랜 연인과 결혼식을 올렸지만, 끝내 병마를 이겨 내지 못했다.
영국 매체 더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기언은 2일(한국시간) 오전 6시 30분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마기언의 가족은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오전 6시 30분, 시아라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암과의 싸움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받는 딸이자 자매, 아내, 친구였으며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준 사람이었다. 우리는 그를 깊이 그리워할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마기언은 지난해 5월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병세가 악화해 4기 암으로 투병했고, 올해 초에는 자신의 병이 말기 단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그럼에도 마기언은 남은 시간을 병에만 빼앗기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투병 중에도 삶의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보냈다.
특히 사망하기 불과 몇 주 전에는 오랜 연인 토머스 모런과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결혼식을 열고 부부가 됐다. 마기언은 병마와 싸우는 와중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새로운 출발을 약속했지만, 결혼 생활을 오래 이어 가지 못했다.
마기언은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중거리 육상 선수였다. 특히 여자 1500m에서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다.
선수 생활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202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유럽육상선수권대회였다. 마기언은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유럽 정상에 올랐다. 아일랜드 육상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역사적인 우승이었다.
올림픽에도 두 차례 출전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아일랜드 국가대표로 여자 1500m 경기에 나섰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첫 경기를 불과 24시간 앞두고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기권했다. 유럽선수권 우승의 기세를 올림픽까지 이어 가려던 도전이 부상으로 무산된 것이다.
2016년 유럽선수권 동메달과 2022년 유럽선수권 은메달도 획득했다. 2022년 영연방경기대회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하며 꾸준히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아일랜드 육상 기록에도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여자 800m 1분58초51, 1000m 2분31초06, 1500m 3분55초87, 1마일 4분14초58의 아일랜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마기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아일랜드 스포츠계와 정치권에서는 추모가 이어졌다. 미셸 오닐 신페인 부대표는 "시아라 마기언의 사망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남편 토미와 부모님, 가족, 친구들, 그리고 그를 사랑했던 모든 분께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아라는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하고 2024년 로마 유럽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뛰어난 재능과 결단력, 헌신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아라는 따뜻함과 용기, 강인한 인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투병 중에도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삶의 희망과 기쁨을 찾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 줬다"며 "그의 용기는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고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육상연맹도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연맹은 "시아라는 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준 사랑받는 인물이자 영감을 주는 선수였다. 그의 용기와 따뜻함, 정신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이처럼 힘든 시기에 시아라의 가족과 친구들, 사랑하는 모든 분께 깊은 애도를 전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스포츠부 장관 찰리 맥코널로그 역시 고인의 삶을 기렸다. "시아라 마기언의 너무 이른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보여 준 솔직함과 지난 몇 년간 병과 싸우면서 보여 준 진솔한 태도는 아일랜드 전역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아라는 아일랜드 스포츠와 공동체가 가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 준 인물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우승하면서도 고향 포터페리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4년 유럽선수권 1500m 금메달을 차지했을 때의 기쁨을 모든 스포츠 팬이 함께 나눴다. 이후 찾아온 잔혹한 병과 맞서는 용기 역시 모두가 존경했다"며 "그는 다음 세대 아일랜드 육상 선수들의 롤모델이었다. 이 땅에서 육상 경기가 계속되는 한 그의 이름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축구계에서도 애도가 이어졌다. 여자 축구대표팀의 케이티 매케이브를 비롯해 여러 스포츠 스타가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아일랜드 여자 축구대표팀 공격수 앰버 배럿은 "시아라, 당신은 온 나라의 마음을 무너뜨렸다"는 글로 슬픔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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