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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톡] '北 원정 준비' 윤덕여 감독이 보는 북한 대표 팀 "매년 강해졌다"

작성일: 2017.01.23 17:40 조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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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덕여 여자 A 대표 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피하고 싶었죠… 지금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여자 축구 A대표 팀을 이끌고 사상 첫 '평양 원정'에 오를 윤덕여(55) 감독의 최근 키워드는 '현실 직시'다. 지난 21일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최종 예선 조 추첨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이후부터다.

한국은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세계 랭킹 10위'를 자랑하는 강호 북한은 윤덕여 감독도 선수단도 "피하고 싶은 상대"였다. 하지만 만났다. 최근 여자 각급 대표 팀 우승을 휩쓸고 있는 데다, 한국에 절대적인 상대 전적 우세(14승 2무 1패)를 보이는 북한을 만날 운명을 받아든 사령탑. 스포티비뉴스는 23일 윤덕여 감독 이야기를 들어 봤다.


우려가 현실로…"감독님 북한과 한 조입니다."

윤덕여호가 북한을 만날 가능성은 30%나 됐다. 북한이 과거 문제가 된 금지 약물 스캔들 여파로 5번 포트를 받으면서, 1번 포트인 한국과 한 조에 묶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운명은 얄궂었다. 결국 설마가 현실이 됐다.

매니저 연락으로 조 편성 결과를 알게 된 윤 감독은 "만날 가능성이 30%나 됐기 때문에 같은 조 편성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사실은 피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소식을 들은 선수단도 적잖이 놀랐다. 윤 감독은 "발표 후 선수들이 코치들과 원치 않았던 조 편성이라는 말을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그런 내용이 아니겠는가"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체력+경험, 그리고 넓은 선수층…북한 여자 축구가 강한 이유

북한 여자 축구는 정평이 나 있다. 남자 축구와 견줄 정도로 엄청난 활동량과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2012년 12월 여자 대표 팀을 맡은 뒤 이듬해부터 매년 북한을 상대한 윤 감독은 "북한의 객관적 전력이 (한국에) 앞선다"며 "세계 대회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북한은 정책적으로도 여자 축구를 장려한다. 지원을 많이 해 주는 것으로 안다. 매해 강해졌다"고 했다. 윤 감독이 본 북한 축구의 강점은 체력과 경험, 그리고 넓은 선수층이다.

"체력적으로 뛰어난 선수들도 많고, 연령별 대표 때부터 우승을 했던 경험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이 돼 있다. 선수층도 넓다. 특정 선수가 빠져도 그 선수를 대신할 수 있는 선수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U-20 월드컵 우승, U-17 월드컵 우승도 했다. 그 선수들이 A대표 팀으로 가니, 선수 수급도 잘된다. 그게 큰 강점이다. 우리는 그렇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윤 감독은 조직력도 북한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김광민 감독이 이끄는 4.25 체육단 소속 선수들이 대표 팀에서도 함께 발을 맞춘다. 그는 "감독의 요구와 축구 철학이 잘 공유돼 있다. 경기 외적으로도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윤덕여 감독의 전략…미래보다 '경험'

윤 감독은 2015년 캐나다 월드컵을 마친 뒤 '미래'에 투자할 생각이었다. 어린 선수 위주로 대표 팀을 꾸리면서 세대교체를 내세웠다. 하지만 아시안컵 최종 예선 조 추첨 결과는 그 '큰 그림'을 뒤흔드는 변수가 됐다.

아시안컵 본선이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예선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무리수를 두다 아시안컵과 월드컵까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윤 감독은 "일단 중요한 건 본선에 갈 수 있느냐 없느냐"라며 "미래를 보고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 선수들의 경험을 더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감독의 희망은 지난해 2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예선 경험이다. 북한을 상대로 9연패했던 한국은 지난해 1-1로 비기며 선전했다. 평양의 낯선 환경을 극복하고, 일방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이겨 낸다면 승산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윤 감독의 판단이다.

"나름대로 잘했다. 그때 당시 좋은 기억을 갖고 (이번 최종 예선에) 가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 선수들이 북한에 막연한 두려움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제는 한번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AFC 여자 아시안컵 최종 예선 조 편성 결과>

A조> 요르단 필리핀 바레인 이라크 UAE 타지키스탄 (개최지: 타지키스탄)

B조> 한국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 북한 (개최지: 북한)

C조> 태국 대만 레바논 팔레스타인 괌 (개최지: 팔레스타인)

D조> 베트남 미얀마 이란 시리아 싱가포르 (개최지: 베트남)

* 대회 기간: 4월 3일부터 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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