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결산 ④ '9위→4위' 양상문의 LG는 정말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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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풀려도 너무 안풀렸다
되는 일이 없었다. 선발이 잘 막으면 불펜이 무너졌고, 방망이가 터지면 선발이 버티질 못했다. 투-타 전반적으로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순위도 곤두박질쳤다. '꼴찌 할 전력은 아니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LG 앞에 붙은 숫자는 한동안 '9'였다.
4월 10일 사직 롯데전과 11일 잠실 NC전은 LG의 시즌 초반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먼저 10일 롯데전. 선발 등판한 코리 리오단이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1-1 동점 상황에서 리드를 잡지 못했고, 9회 구원 등판한 정찬헌이 연장 10회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주면서 1-4로 졌다. 바로 11일 NC전은 9이닝 경기를 4시간 40분 동안 치르는 소모전이었다. LG는 이날 안타 15개를 치면서 11점을 냈는데 반대로 NC에 안타 19개를 맞고 12점을 허용했다.
지난 시즌 LG를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투수력은 더 이상 장점이 아니었다. 4월까지 24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이 5.17이었다. 4월 23일에는 김기태 전 감독이 돌연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는 구단에 사의를 전했고, LG는 사령탑 공백 상태로 약 2주를 보냈다.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
5월 13일 신임 양상문 감독이 취임했다. 의미 없는 2주를 보낸 LG는 10승 1무 23패로 여전히 최하위였다. 4위 롯데와의 승차는 7.5경기. 양 감독의 최선은 '팀 정상화'와 '최하위 탈출' 정도로 보였다. 그 역시 취임식을 통해 "창피하지 않은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순위에 대한 욕심을 낼 때는 아니었다.
팀 분위기를 개선한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LG는 7월 20경기에서 13승 7패(승률 0.650)를 기록했다. 6월 30일 4위 롯데와 9.5경기였던 승차는 1개월 뒤 3.5경기로 줄었다. 8월 21일에는 4위가 됐다. 그 뒤로 단 한 번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였던 사직 롯데전에서 역전패를 당했지만 경쟁팀 SK 역시 패배로 시즌을 마치면서 LG에게 준플레이오프 티켓이 돌아갔다.
LG는 팀 평균자책점 4.58(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양 감독 취임 전보다 0.59가 떨어졌다. 리그 평균 이상이었던 피안타율도 그 밑으로 내려왔다. 팀 타율(0.279)과 OPS(0.761), 홈런(90개) 모두 꼴찌였던 LG가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던 원동력은 투수력이었다.
'반짝' 아닌 상위권 안착 입증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지난해의 성적이 반짝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결과다. 2002년부터 11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앞에서 좌절해야 했던,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조롱을 들어야 했던 LG는 이제 안정적으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물론 넘어서야 할 것들도 많다. 주전 선수들과 교체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크다는 점이 첫 번째. 그리고 주전 대부분이 30대 중반이라는 점이 두 번째다. 우완 류제국이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다음 시즌 초반까지는 당분간 대체 선수가 필요하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하지만 이는 외부 전력 수혈을 통해 얼마든지 보강할 수 있는 부분이다. LG는 2014시즌을 앞두고 다른 팀과 비교해 선수 보강에 큰 힘을 쏟지는 않았다. 이제는 달라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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