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U-20 대표 팀 ⓒ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20세 이하 축구 대표 팀 선수들이 동료애를 발휘했다.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디다스 U-20 4개국 국제축구대회 한국과 잠비아의 경기가 열기를 뿜고 있던 후반 35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위험한 장면이 펼쳐졌다. 한국 수비수 정태욱(아주대)이 잠비아의 케네스 칼룽가와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를 강하게 부딪쳤다. 공중에서 목 뒷부분이 휘청거릴 정도의 큰 충격을 받은 정태욱은 몸의 중심을 잃고 떨어졌고 이 과정에서 그라운드에 다시 한번 머리를 부딪혔다.

정태욱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동료들이 달려들었다. 수비수인 이상민(숭실대)이 가장 먼저 뛰어갔고 의식을 잃은 정태욱의 혓바닥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 심각한 상황을 직감했다. 이상민은 정태욱이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자 얼른 정태욱의 입을 크게 벌려 기도를 확보했다.

그리고 곧바로 인공호흡에 들어갔다. 인공호흡을 하자 정태욱의 의식이 조금씩 돌아왔고 곧바로 U-20 대표 팀 의료진이 투입됐다. 이어 앰뷸런스가 그라운드로 진입했다.

생각보다 구급 활동이 지연되자 화가 난 이승우(바르셀로나)가 거친 제스처를 해 가며 심각성을 알렸다. 다행히 정태욱은 몸을 살짝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을 되찾았고 목 보호대를 한 채 앰뷸런스에 실려 인근 순천향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태욱은 병원으로 옮겨져 목 부분 등에 골절이 있는지 CT 등 검사를 받은 결과,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태용 U-20 대표 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태욱이가 정신을 차렸고 골절 여부 등에 대한 정밀 진단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빠르면서도 침착한 응급조치로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은 대표 선수들은 정태욱이 의식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서야 4-1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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