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치고, 잘 잡고, 잘 뛰고…깨어난 '야구 천재' 이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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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건일 기자] 투수 글러브를 벗고 갓 방망이를 잡은 '초보 타자'가 상대 에이스를 두드렸다. 게다가 잘 뛰고, 외야 수비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양상문 LG 감독은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과 개막전을 앞두고 이형종을 1번 타자 중견수로 기용한 강수를 뒀다.
양 감독은 "우린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간다"며 "형종이가 매우 좋다. 밴헤켄을 처음 보긴 하지만 걱정 없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부터 처음 본 투수들을 잘 공략했다"고 기대했다.
이형종은 1회 첫 타석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볼 카운트 2-2에서 잘 맞힌 타구가 빠른 속도로 내야를 꿰뚫어 좌익수 앞에 떨어졌다. 2017년 KBO 리그에서 가장 처음 터진 안타로 기록됐다.
기세를 올려 1-0으로 앞선 3회엔 홈런을 터뜨렸다. 볼 카운트 1-2에서 바깥쪽 아래로 들어온 시속 137km 패스트볼을 퍼 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LG의 올 시즌 첫 홈런. 펀치력을 증명했다.
수비와 주루도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돋보였다. 2회 윤석민의 큼지막한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서 잡았다. 워닝 트랙으로 달리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선 유격수 땅볼에 전력 질주해 송구과 거의 동시에 1루 베이스를 쓸었다.
LG는 이형종의 공·수·주 활약으로 2-1로 넥선을 꺾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야잘잘'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야잘잘'은 '야구는 잘하는 선수가 잘한다'는 문장을 줄인 말이다.
이형종은 서울고 시절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촉망받는 투수였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 때문에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2010년 스스로 임의탈퇴를 요청해 선수 생활을 중단했다.
2015년 돌아와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부단한 노력 끝에 지난해 1군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재현 민훈기 SPOTV 해설 위원은 이형종의 경기력에 혀를 내둘렀다. 김 위원은 "타고 났다. 감각이 좋다"고 민 위원은 "투수로 입단한 선수 맞나 싶다. 타격, 수비, 주루 다 잘한다"고 칭찬했다.
이형종은 경기가 끝나고 "개막전 경기를 잘해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매 경기 좋은 경기력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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