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일의 NBA액션] 1라운드에서 탈락한 전년도 우승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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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84시즌 필라델피아 76ers
1982-83시즌, 필라델피아는 명장 빌리 커닝햄의 지도 아래, 정규시즌을 65승 17패로 마쳤다. 12전 전승으로 챔피언에 오르겠다는 ‘정규시즌 MVP’ 모제스 말론의 호언장담은 아쉽게 지켜지지 않았지만 1983 플레이오프에서 무려 12승 1패를 기록하면서 손쉽게 우승을 달성했다.
말론을 주축으로 앤드류 토니, 모리스 칙스, 줄리어스 어빙, 바비 존스 등이 맹활약한 1982-83시즌 필라델피아는 역대 최강팀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다. 화려한 공격력과 더불어 NBA 역대 네 번째로 한 팀에서 올-NBA 퍼스트 팀 세 명을 배출하는 등 끈끈한 수비력도 겸비한 팀이었다.
그러나 1983-84시즌 행보는 쉽지 않았다. 세 명의 선수가 평균 20점을 넘기는 등 변함없는 위력을 선보였지만 전체적인 공격 관련 지표가 크게 떨어지면서 불안감을 자아냈다. 1982-83시즌 67승을 거뒀던 필라델피아는 52승에 만족해야 했다.
3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돌입한 필라델피아의 1라운드 상대는 뉴저지 네츠. 싱싱한 두 다리로 골밑을 활보했던 벅 윌리엄스와 장신 가드 마이클 레이 리차드슨이 주축이 된 젊은 팀이었다. 2년 연속 최소 실점 5위 이내에 들었던 필라델피아는 핵심 로스터 전원이 20대 중후반이었던 네츠의 활동량에 적잖이 고전했다.
홈에서 열린 첫 2경기를 내준 필라델피아는 원정 3, 4차전을 잡아내면서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 5차전. 원정경기의 불리함을 이겨내야 하는 뉴저지가 훨씬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차드슨이 펄펄 날았다. 딱 1분만 쉰 리차드슨은 47분 간 코트를 누비며 24점 6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101-98 승리를 이끌었다. 리차드슨의 1라운드 평균 기록은 20.6점 8.6어시스트 5.2리바운드. 윌리엄스 역시 말론이 버틴 필라델피아 골밑을 맹폭하며 18.4점 15.2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한편, 1라운드 업셋의 주역이었던 리차드슨은 훗날 코카인 복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NBA로부터 추방 통보를 받았다. '제 2의 월트 프레지어'라는 별명과 더불어 그가 쌓은 업적도 한순간에 무너진 순간이었다.
1999-00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
1998-99시즌, 샌안토니오는 데이비드 로빈슨-팀 던컨-숀 엘리엇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의 힘을 앞세워 구단 역대 첫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첫 14경기 성적은 6승 8패. 그러나 이후 36경기에서 31승을 따내며 반등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승승장구하며 챔피언십에 입맞춤했다. 플레이오프 기록은 15승 2패. 여느 챔피언 팀 못지않은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다음 시즌도 나쁘지 않았다. 로빈슨-던컨 트윈 타워가 맹위를 떨치며 53승 29패를 기록, 4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 그러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근심이 컸다. 시즌 막판, 팀 던컨이 무릎 부상을 입으면서 포스트시즌 결장이 확정된 탓. 말릭 로즈, 사마키 워커로는 로빈슨의 부담을 덜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 스퍼스는 던컨이 빠진 마지막 8경기에서 5승 3패에 그쳤다.
1라운드 상대였던 피닉스 선즈는 던컨의 빈자리를 적극 공략했다. 전성기가 지난 앤퍼니 하더웨이가 시리즈 평균 19.0점 6.5리바운드 5.8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신인이었던 숀 메리언은 10.5리바운드를 걷어내며 스퍼스 골밑을 괴롭혔다.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했던 로드니 로저스, 클리포드 로빈슨의 존재감도 돋보였다. 키드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깜짝 복귀를 선언한 케빈 존슨의 리더십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승인.
반면 던컨의 공백에 시달린 스퍼스는 원정에서 열린 3, 4차전을 내리 내주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돌아온 엘리엇의 분투와 더불어 로빈슨이 평균 23.5점 13.8리바운드로 최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지만 골밑 관련 지표(공격 리바운드, 총 리바운드, 블록슛)에서 모조리 열세를 드러내며 던컨의 빈자리를 절감해야 했다.
2006-07시즌 마이애미 히트
2006년 파이널. 마이애미 히트는 드웨인 웨이드의 맹활약에 힘입어 댈러스 매버릭스를 시리즈 전적 4-2로 물리치고 첫 우승에 입맞춤했다. 샤킬 오닐, 앤트완 워커, 알론조 모닝 등 베테랑 자원들의 뒷받침 속에 첫 2경기를 내준 후 내리 4연승하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시즌 도중, 스탠 밴 건디 감독이 물러나는 악재를 딛고 따낸 우승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2006-07시즌, 히트는 부상 암초에 급격히 흔들렸다. 웨이드가 후반기 첫 경기였던 휴스턴 로케츠와의 원정 맞대결에서 어깨 부상을 입은 것을 시작으로 샤킬 오닐, 제이슨 윌리엄스 등 다른 주전들도 장기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세 명의 결장 수는 94경기. 그 탓에 히트의 시즌 성적은 44승 38패로 전년 대비 8승이 줄어들었다.
5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돌입한 히트의 1라운드 상대는 시카고 불스. 루올 뎅, 커크 하인릭, 벤 고든, 벤 월라스 등이 축을 이뤘던 불스는 전도유망한 팀이었다. 주전 가드로 활약 중이던 하인릭은 “마이애미는 자신 있는 상대다. 이긴다는 생각뿐”이라며 히트와의 시리즈를 낙관했다.
그 말 그대로였다. 마이애미는 원정에서 열린 1차전에서 루올 뎅에게 33점을 허용하며 91-96으로 패했다. 이후에도 히트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4경기 평균 88.8점에 그치는 빈공 끝에 시리즈 전적 0-4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어깨 부상을 딛고 돌아온 웨이드의 투혼도 소용없었다.
이 시즌 히트는 시카고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포함 1승 7패를 기록하며 절대 열세였다. 우승 세레모니를 펼쳤던 홈 개막전에서 66-108로 대패하며 찝찝하게 출발한 마이애미는 결국 한 경기도 따내지 못한 채 스윕으로 물러났다.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2차전과 3차전에 아예 출전하지 못했던 개리 페이튼은 4차전 패배가 확정된 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절한 채 황급히 경기장을 떠났고 모닝은 은퇴를 시사했다(2007-08시즌 종료 후 은퇴).
전년도 파이널 MVP을 수상했던 웨이드는 "'만약'이라는 가정도 필요 없는 시리즈였다. 불스는 이길 만한 자격이 있었다"며 깨끗이 패배를 인정했다. 플레이오프 4경기 동안 자유투 27개를 던져 18개를 놓친 오닐 역시 이듬해 중반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면서 히트와 인연을 마감했다.
2011-12시즌 댈러스 매버릭스
2010-11시즌, 댈러스는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4-2로 꺾고 구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믿기지 않는 클러치 능력을 선보인 덕 노비츠키, 친정으로 돌아온 제이슨 키드, 우승에 목말랐던 제이슨 테리, 숀 메리언 등 베테랑들의 활약에 힘입어 챔피언 등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행보는 쉽지 않았다. 66경기 단축으로 치른 2011-12시즌, 댈러스는 36승 30패에 그치며 7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다. 제이슨 키드가 부상으로 16경기에 결장했고 우승을 이끈 주역인 타이슨 챈들러, JJ 바레아의 이적 공백도 크게 드러났다.
1라운드 상대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케빈 듀란트,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서지 이바카 등 젊은 선수들을 축으로 무럭무럭 성장해가던 오클라호마시티는 댈러스에게 너무나 버거운 상대였다. 결과는 0-4 싹쓸이 패배. 4경기 중 3번이 투 포제션(6점 차) 이내 접전이었지만 1승도 따내지 못한 건 치욕이었다.
댈러스가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상대는 하든이었다. 당시만 해도 식스맨으로 출전했던 하든은 4경기 평균 18.3점 5.5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댈러스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성공률도 훌륭했다. 야투는 50%를 넘겼으며 3점 성공률은 46.2%에 달했다(4경기 13개).
릭 칼라일 댈러스 감독은 “6명의 선수를 붙여봤지만 소용없었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비를 해봤는데도 말이다. 정말 훌륭한 선수”라며 하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승도 거두지 못한 댈러스는 2006년의 마이애미에 이어 이듬해 1라운드에서 스윕으로 물러난 두 번째 챔피언 팀이 되고 말았다. 2011년 우승 이후 댈러스의 플레이오프 성적은 4승 12패에 불과하다.
2014-15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
샌안토니오는 2013-14시즌, 마이애미 히트를 시리즈 전적 4-1로 꺾으면서 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다. 2012-13시즌, 7차전 접전 끝에 3-4로 히트에 패했던 아쉬움을 단번에 씻는 순간이었다.
2014-15시즌, 주전들이 한 살씩 나이를 더 먹고 부상자들이 속출하면서 샌안토니오는 시즌 내내 서부 중위권에 머물렀다. 그랬던 샌안토니오가 3월 중순 이후 급격히 살아났다. 11연승 포함, 시즌 마지막 17경기에서 15승을 챙기면서 4월 한때 2번 시드까지 넘봤다.
하지만 정규리그 최종전이 아쉬웠다. 원정에서 열린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맞대결에서 앤써니 데이비스에 31점 13리바운드를 허용한 끝에 103-108로 패하고 만 것. 2번 시드까지 오를 수 있었던 스퍼스는 이 날 패배로 6번 시드로 떨어지면서 56승 26패를 거둔 강호, LA 클리퍼스와 1라운드에서 맞닥뜨리게 됐다. 첫 2경기를 안방에서 시작할 수 있는 홈코트 어드밴티지도 빼앗겼다.
1라운드는 2015 포스트시즌 최대 명승부였다. 8개 시리즈 가운데 유일한 7차전 승부였을 뿐만 아니라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을 만들어내며 팬들을 들끓게 했다. 7차전의 경우, 동점 16번 리드가 바뀐 횟수는 31번에 달했다.
그러나 클리퍼스 원투 펀치의 힘이 더 강했다. 1963년 오스카 로버트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20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블레이크 그리핀, 햄스트링 부상 투혼을 펼친 크리스 폴을 막지 못한 스퍼스는 결국 시리즈 전적 3-4로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7경기 점수의 합은 724-721, 샌안토니오의 3점 우세일 정도로 클리퍼스와 스퍼스 양팀은 엄청난 접전을 펼쳤다.
이날 패배로 통산 플레이오프 7차전 승부에서 3승 3패를 기록하게 된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은 "클리퍼스에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비록 시즌은 접게 됐지만 클리퍼스 같은 훌륭한 팀과 멋진 대결을 펼친 건 행복한 경험이었다. 훌륭한 경쟁심과 함께 양팀 모두 멋진 승부를 펼쳤다"며 2014-15시즌 공식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크리스 폴은 클리퍼스 이적 이후 세 번에 걸친 플레이오프 7차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어시스트는 매직 존슨, 존 스탁턴에 이어 3위. 동시에 플레이오프(22경기 이상 출전)에서 평균 20점 9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사진] 팀 던컨(左) 디안드레 조던(右)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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