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하지만 뜨거운 '출루왕' 김태균과 조이 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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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지난 4월 22일 kt와 수원 경기에서 63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해 펠릭스 호세를 넘어 KBO 리그 최다 기록 보유 선수가 됐을 때도, 지난달 16일 넥센과 고척 경기에서 70경기 연속 출루로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가 일본 프로 야구 오릭스 버팔로즈 시절 기록한 69경기를 넘었을 때도, 김태균은 팀 패배를 이유로 정중하게 인터뷰를 사양했다.
85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해서 1949년 테드 윌리엄스가 세운 메이저리그 기록까지 넘은 2일 SK와 홈 경기에서 한화가 9회 끝내기 승리로 5-4 역전승을 거두자 비로소 김태균에게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김태균은 "같은 리그 기록이면 의미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KBO 리그에서 계속 기록을 이어 간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어릴 때부터 '팀에 보탬이 되자'는 타격관이었는데 오늘(2일) 이 기록으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1년 한화에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한 김태균은 15년 동안 KBO 리그에 1,692경기에 출전하면서 신인왕을 시작으로 2008년 홈런왕, 2012년 타격왕을 비롯해 네 차례 출루율 왕에 오르는 등 주요 타이틀을 쓸어담아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통산 타율 0.325 출루율 0.450 장타율 0.571인데 리그에서 3,000 타석 이상 선 타자 가운데 타격 슬래시 라인(타율/출루율/장타율)이 3할, 4할, 5할이 넘는 타자는 김태균을 포함해 양준혁과 김동주 단 세 명이다.
그런데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받았다. 일본에서 KBO 리그로 돌아온 첫 해인 2012년 홈런이 16개, 이듬해엔 10개로 줄었다. 타점은 80개에서 52개로 뚝 떨어졌다. 2015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홈런 20개를 넘겼으나 4번 타자로는 개수가 적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김태균을 같은 팀에서 바라 본 지도자들은 의견을 달리한다. 한화를 이끌었던 김응룡 전 감독과 김성근 전 감독은 "보이는 장타 기록으로만 판단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외려 김태균이 프로 생활 내내 나쁜 볼에 손을 대지 않고 팀을 위해 출루하려는 헌신적인 노력을 치켜세웠다. 선수 층이 얇은 팀 상황상 김태균이 집중 견제를 받고 상대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피하는 일이 잦은데도 꾸준하게 팀 배팅을 하는 능력을 칭찬했다.
하나의 예로 지난해 김태균은 33번 맞이한 볼 카운트 0-3에서 단 한번도 스윙하지 않았다. 고의4구 9개를 포함해 모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장타 욕심을 낸다면 한 가운데로 오는 공을 노릴 법 했으나 꾹 참았다.
김태균은 올 시즌 연속 기록을 이어 오는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 되는 상황에서도 "내 기록보다는 팀 분위기가 우선"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기록을 세우고도 "출루는 야구의 일부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출루를 가장 잘하는 현역 선수는 신시내티 1루수 조이 보토다. 11시즌 통산 출루율이 0.424로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으며 선수 생활을 하면서 내셔널리그 출루율 타이틀을 네 차례 안았다. 2010년엔 내셔널리그 MVP로 뽑혔다. 통산 타율이 0.311, 장타율이 0.537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50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가운데 타율/출루율/장타율이 3할/4할/5할을 넘는 선수는 20명인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위대한 경력을 써 가고 있다.
다만 이 기간 30홈런을 넘긴 시즌이 2010년 한 번 뿐이라 메이저리그 1루수 치고는 장타가 부족하다는 쓴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2014년 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재계약해선 안 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구단은 2014년 10년 총액 2억 2,500만 달러에 대형 계약을 안겼다. 상징성 뿐만 아니라 보토가 구단에 남긴 헌신 등을 인정했다.
보토가 많이 출루하는 배경 역시 자신보다는 팀을 우선시하는 생각이다. 보토는 최근 인터뷰에서 "타석에 팀에 보탬이 되려는 생각 뿐이다. 항상 나를 향한 분석과 매 경기에 바뀌는 스트라이크 존에 도전을 하는 편인데 팀에 도움이 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기록을 이어 오면서 타격감이 좋지 않아 차라리 기록이 빨리 깨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며 "기록을 언제까지 이어 가겠다는 목표보다는 지금 타격감이 좋지 않기 때문에 팀을 위해 어서 타격감을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많은 홈런으로 타석을 장악하는 홈런 타자들에 비해 비교적 얌전한 출루왕들이지만 이기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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