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으로 새 출발 안영명 "강속구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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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운명은 우연을 가장해서 찾아온다. 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통산 600세이브를 돌파했던 트래버 호프먼(은퇴)은 원래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았다. 그런데 1994년 어깨를 다쳐 시속 90마일대 후반대 강속구를 잃었다. 패스트볼 구속이 80마일대로 뚝 떨어졌다. 그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팀 동료에게 체인지업을 배웠다. 그리고 이 체인지업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601세이브를 올렸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호프먼의 체인지업을 역대 최고 구종 가운데 하나로 평가한다.
정민철을 이어 장래 이글스 마운드를 책임질 오른손 정통파 에이스로 각광받았던 안영명은 최근 프로 초창기에 자랑했던 150km 강속구를 잃었다. 2015년 10승을 올리고 이듬해 미디어데이에 한화 대표 선수로 참석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그해 어깨 수술로 1군에서 2경기 만에 시즌을 접었다. 올해 돌아와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30km대로 뚝 떨어졌다. 140km를 간신히 넘긴다. 구속과 구위를 모두 잃자 마운드에서 버티기가 어려워졌다. 지난 5월 31일 성적 부진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이 때 성적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45에 불과했다.
하지만 안영명은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하면서 다른 투수가 됐다. 1군 복귀전이었던 지난 13일 대전 롯데전부터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기 시작했다. 프로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 경기에서 투심 패스트볼을 던진 비율이 전체 구종의 33.0%였고, 다음 경기였던 지난 21일 대전 두산전에선 38.2%로 늘어났다. 그리고 지난 27일 롯데와 경기에선 무려 55.3%로 늘었다. 그 결과 안영명은 7⅔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 6-3 승리와 7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2015년 9월 1일 청주 KIA전 이후 695일 만에 퀄리티 스타트였다. 1군에 복귀하고 3경기에서 시즌 첫 승리엔 실패했으나 세 경기 가운데 두 경기에서 5이닝을 넘겼고, 경기를 치를수록 투구 내용이 나아졌다. 이상군 한화 감독 대행은 안영명의 복귀 3경기에 합격점을 내렸다.
안영명은 28일 "투심 패스트볼이 느낌이 좋다. 손에 잘 맞는다. 원할 때마다 회전을 줄 수 있다"며 "누구에게 배운 건 아니다. 이번에 서산에 내려가서 혼자 연습했다. 굉장히 많이 던지면서 터득을 했다.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까 느낌이 왔다. 또 서산에 있을 때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안)영명이는 다른 투수들보다 릴리즈 포인트가 길기 때문에 원래부터 볼 끝, 다시 말해 종속이 좋았다. 같은 자세로 회전수가 많은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니까 상대적으로 위력이 있다. 서산에 보냈더니 다른 투수가 돼 왔다"고 흡족하면서 "안영명은 앞으로 선발로 계속 던지게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2003년 데뷔한 안영명은 올 시즌이 끝나면 생애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 어깨 수술로 1년이 연기됐다. 투심 패스트볼로 부활의 기지개를 켠 안영명은 예전과 같은 빠른 공까지 되찾을 수도 있다고 확신한다. "구속은 언젠간 돌아온다. 지난해 공백기 때문에 (현재 구속이) 잘 안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즌이 중반 이후로 넘어가긴 했으나, 앞으로 오래 선수 생활을 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현재 구속을 의식하지 않는다. 반드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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