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구속, 무브먼트 나빠졌지만 그는 장원준이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올 시즌 장원준의 기록은 아주 빼어나다고 할 순 없다. 크게 무너지는 경기도 종종 나오고 있다. 승리 페이스가 확실히 지난해보다 떨어져 있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에도 역시 꾸준하게 자기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3.32) 보다 평균 자책점(3.26)은 오히려 나아졌다.
올 시즌 장원준의 꾸준한 페이스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분명 체력적으로 최상의 시즌이라고 하기 어렵다. 공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도 장원준은 변함없이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때문에 장원준의 올 시즌 투구에 좀 더 많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이다.
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를 보면 장원준이 지난해와 비교해 봤을 때 구위가 확실하게 떨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위 그래픽 참조>
지난해 장원준의 직구 최고 구속은 약 148km였다. 평균 구속도 144km까지 나왔다. 스피드로 상대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지만 장원준의 직구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하지만 올 시즌 장원준의 직구는 최고 145km, 평균 142km로 떨어져 있다. 상대하는 타자로서는 스피드에 대한 감이 잡힐 수 있는 차이다.
A 팀 전력분석원은 "2km 차이 정도가 별 것 아닌 듯 느껴질 수 있지만 타자가 느끼는 감은 다르다. 장원준의 직구가 어느 정도면 들어오는지 다들 나름대로 감이 있었다. 여기서 느리게 들어오게 되면 타자들은 그만큼 여유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볼 끝의 힘을 의미하는 회전 수와 무브먼트도 나빠졌다. 장원준은 지난해 회전수 2077rpm에 수평 변화량 39.67cm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회전 수는 2025rpm으로 떨어졌고 상하 무브먼트는 32.85cm로 8cm 가량 낮아졌다.
투수와 포수 사이의 가상의 직선을 그었을 때 타자로서는 지난해보다 공이 덜 떠오르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8cm면 매우 큰 차이다. 위압감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전 같으면 직구를 던져 파울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변화량이 줄어들며) 가운데로 몰리며 정타를 허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구위가 떨어져 있다는 걸 뜻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장원준의 구위가 지난해만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올 시즌 투구가 힘에 부친다는 것은 릴리스 포인트와 익스텐션(투구할 때 발판을 밟은 뒤 끌고 나오는 손끝까지 거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장원준의 직구 릴리스 포인트는 182cm였다. 꽤 높은 지점에서 공을 뿌렸다. 하지만 올 시즌엔 이 높이가 178cm로 떨어졌다.
높이가 떨어지니 끌고 나오는 길이도 짧아졌다. 익스텐션은 182cm에서 165cm로 17cm나 짧아졌다. 지난해보다 훨씬 빨리 공을 놓고 있는 것이다. 직구 볼 끝의 변화가 무뎌지고 회전 수가 떨어진 이유다. 이 정도 차이는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가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해 볼 수 있는 근거다.
하지만 장원준의 직구 피안타율은 2할7푼5리로 나쁜 편이 아니다. 오히려 지난해 2할8푼2리 보다 나아졌다. 정교한 제구과 완급 조절, 그리고 볼 배합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직구뿐 아니다. 모든 구종이 회전은 떨어지고 움직임은 작아졌다. 시속 140km까지 나오던 슬라이더도 137km로 떨어졌다. 142km이던 커터는 139km가 됐다. 승부에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장원준은 이 고비들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분명 장원준의 구위는 지난해만 못하다. 하지만 경기를 운용할 줄 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잘 끌어 가 주고 있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당수 경기를 포수 박세혁과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박세혁도 좋은 포수지만 양의지의 노련미을 따라가기엔 아직 부족하다. 이 고비를 장원준 스스로의 볼 배합으로 이겨 냈다고 봐야 한다.
구위가 떨어진 것은 투수가 먼저 안다. 하지만 장원준은 내색하거나 핑계 대지 않는다. 늘 한결같은 표정으로 한결같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강한 심장과 좋은 제구, 빼어난 경기 운용 능력이 가져온 힘이다. 장원준이기에 가능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관련 추천 기사
야구 관련 기사
-
'경악' 김도영 2년차 시즌보다 뜨겁다…31년 만에 대기록 재현 예고, 잠실구장 쓰는데 20살 타자가 이럴수 있나
2026-08-12
-
도대체 왜 이제서야 데려왔을까…155km 파이어볼러 승승승 질주, 2027시즌 1선발 벌써 찾았다
2026-08-12
-
이주헌? 박동원? 카라스코에겐 중요치 않다…韓 첫 승 이룬 베테랑 루키, '리스펙' 정신이 더 빛났다
2026-08-12
-
"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랐는데…부활 안 보이는 애제자 부진, 김태형 감독 "같이 갈 상황 아냐" 가차 없었다
2026-08-12
-
카라스코 KBO 첫 승+김진성 178홀드 韓 신기록…LG, 키움 제물로 3연패 탈출 [고척 게임노트]
2026-08-11
-
롯데 상대 승승승 질주! 이숭용 감독의 미소 "아빌라 에이스다운 피칭, 조형우-안상현 귀중한 추가점이 결정적"
2026-08-11
추천 콘텐츠
-
심판이 "끝났다" 외쳤는데 50초 뒤 경기 재개…UFC 황당 사태, 결승 진출자 바뀌었다
2026-08-12
-
'韓 축구 초대형 위기!' 18골 7도움 오현규, 벤치 전락 가능성...베식타스, 새 감독이 점찍은 블라호비치 영입 임박
2026-08-12
-
"팬들이 사랑했던 선수" 韓서 태어나 미국 입양, 한국계 메이저리거 35세에 은퇴…계약 제안 받았지만 선수 생활 끝내기로
2026-08-12
-
'이럴 수가' 中 벌벌 떤다 "이제 일본 배워야 해"…중국계 하리모토 남매 동반 우승→"탁구대-공 바꿨잖아" 황당 주장까지
2026-08-12
-
"누군가 해야 했던 일", "차량 폭발할 수도" 광주FC 선수단, 사고 차량으로 주저 없이 뛰어...큰 인명피해 막았다
2026-08-12
-
'38승 1패' 안세영 질주에 제동 걸었던 '재발성 통증'…"왼발이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 견딜까" → "80~90% 회복" 자신
2026-08-11
많이 본 기사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
"KIA에 복수하겠다" 김도영-김태군 이름까지 똑똑히 기억 중…페덱의 복수혈전 결말은?
2026-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