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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토스로 껍질 깬' 이다영, '차세대 세터' 기대되는 이유

작성일: 2017.09.14 05:50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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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다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천안, 조영준 기자] "피지컬(신체조건)을 봤을 때 이다영이 굉장히 좋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나가는지가 중요하죠. (이)다영이는 아직 많은 경기를 뛰어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해 점점 성장하면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아지고 그렇게 되면 대표 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습니다."

이도희 감독의 '특별 지도'는 이다영(21, 현대건설)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179cm의 키에 좋은 체격 조건을 지닌 이다영은 차세대 세터로 기대를 받았다. 특히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출전한 세터 출신 어머니 김경희 씨의 DNA를 물려받았다. 타고난 배구 센스에 왼손을 쓰는 장점, 여기에 공격 능력까지 갖춘 이다영은 다른 세터들에게 찾아볼 수 없는 장점이 많다.

문제는 세터가 해야 할 주된 임무인 '토스'와 '경기 운영 능력'이다. 이 부문에서 이다영은 '2%' 부족했다. 또한 소속 팀인 현대건설에는 주전 세터 염혜선(26, IBK기업은행)이 버티고 있었다. 지난 시즌 백업 세터로 출전했던 그는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서기도 했다.

'성장의 길'과 정체의 길'이 동시에 보이는 교차로에서 방황하고 있던 이다영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과거 호남정유(현 GS칼텍스)의 전성기를 이끈 명 세터 출신 이도희(49) 감독을 만났다. 이 감독은 현대건설의 지휘봉을 잡으며 이다영 조련에 나섰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빠르고 정확한 토스로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한국 여자 배구에 기억될 세터에게 지도를 받은 이다영은 점프 토스를 익혔다.

그리고 염혜선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하면서 이다영은 주전 세터로 나설 기회도 얻었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살린 이다영은 마침내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는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KOVO컵 천안·넵스 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로 출전했다. 이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KGC인삼공사를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5-23 21-25 23-25 26-24 15-12)로 이겼다. 이다영은 한층 안정된 토스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 2017년 KOVO컵 B조 조별리그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현대건설 선수들 ⓒ 연합뉴스 제공

MVP 쌍둥이 언니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재능과 가능성

이다영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차지한 이는 쌍둥이 언니 이재영(21, 흥국생명)이었다. 두 자매는 진주선명여고 시절부터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를 이끌 인재로 평가받았다.

이재영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멤버로 발탁됐다. 반면 이다영은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다. 흥국생명의 기둥으로 성장한 이재영은 2016~2017 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언니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이다영은 무대 뒤편에 있었다.

그러나 이다영도 이재영 못지않은 재능과 가능성을 지녔다. 명 세터 출신인 이운임 KOVO 경기운영위원은 "지금 뛰는 세터 가운데 체격 조건과 성장 가능성을 보면 이다영이 눈에 들어온다"고 평가했다.

이다영은 재능은 많지만 기복이 심한 문제점과 간혹 나타나는 토스의 불안함으로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코보컵 첫 경기에서 한층 성장한 기량을 펼쳤다. 무엇보다 점프 토스가 돋보였다. 이도희 감독은 "(이)다영이를 처음 가르칠 때 점프 토스를 강조했다. 최근 배구의 흐름을 보면 세터가 높은 타점에서 토스를 한다. 타점이 높기에 상대 팀에서 보면 토스가 빠르게 보일 수 있다. 다영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배구 강호 팀들의 세터는 키가 큰 편이다. 키가 작아도 높은 타점에서 점프 토스를 하면 볼은 상대편에 빠르게 느껴진다. 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세터 눗사라 톰콤도 장신 세터는 아니지만 뛰어난 점프 토스로 빠르고 묵직한 볼을 올린다.

이다영은 "연습할 때 계속 점프 토스를 했다. 감독님은 서서하는 토스가 아닌 점프 토스를 주문하셨다"고 말했다. 점프 토스를 하려면 강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다영은 "감독님을 만난 뒤 폼을 바꿨다. 점프 토스는 체력적으로 힘들다. 앞으로 체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이다영 ⓒ 한희재 기자

세터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韓 여자 배구, 이다영의 성장은 '가뭄의 단비'

한국 여자 배구를 이끌어온 세터 김사니(36)와 이숙자(37)는 코트를 떠났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을 지휘한 이효희(37)는 30대 후반에 들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가능성 있는 젊은 세터의 존재는 절실하다. 실제로 한국은 올해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터 포지션의 취약함이 드러났다.

이다영은 세터지만 블로킹 능력이 있고 기습적인 공격도 가능하다. 여기에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과 안정된 토스를 갖출 경우 차세대 세터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이 감독은 "문제는 경기 운영 능력이다. (이)다영이는 아직 많은 경기를 뛰어보지 못했다. 앞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해 점점 성장하면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아지고 그렇게 되면 대표 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다영의 성장은 현대건설은 물론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에 한줄기 빛이 된다. 코보컵은 물론 다가오는 2017~2018 시즌은 이다영이 몇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다영은 "주전 세터로 출전하니 책임감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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