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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투수'를 '호부지'로 만든 사람들

작성일: 2017.10.01 06: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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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이호준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투수로 해태에 입단한 이호준은 입단 첫해인 1994년 8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10.22만 남기고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타자 전향 후 첫 시즌인 1996년에는 17경기 타율 0.167로 눈에 띄는 성적이 아니었지만, 이듬해 1997년부터 가능성을 보이더니 1998년 타율 0.303, 19홈런으로 이름을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7년, 이호준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30일까지 2,052경기(6위) 7,610타석(10위) 안타 1,880개(12위) 2루타 346개(10위) 337홈런(4위) 3,271루타(4위) 1,265타점(3위) 등 켜켜이 쌓인 누적 성적을 남기고 있는 이호준, 그는 30일 넥센과 은퇴 경기를 치르기 전 지금의 '호부지' 이호준을 만든 사람들에 대해 얘기했다. 

방황을 멈추게 한 아버지 

"아버지는 저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경찰 공무원으로 정년 퇴임하셨고, 술 담배를 전혀 안 하신다. 또 포기를 모르셨다. 제가 광주에서 놀러다니는 걸 잡으려고 순찰차를 돌게 하셨다더라."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제 앞에서 눈물을 흘리셔서 충격을 받았다. (야구에 집중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화를 내시다가 나중에는 우셨다. 많이 놀랐다. 아버지가 안쓰러워보였다. 그 뒤로 약속했다. 딱 1년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야구가 잘됐다."

사람 만들어준 김성한 코치

"코치님 중에서는 김성한 코치님이 타격폼을 만들어주셨다. 그전에 사람을 만들어주셨다. 그때 나를 잡을 수 있었던 건 김성한 코치님뿐이다. 정말 무서웠다."

2년 후배, '장성출' 장성호

"장성출(장성호의 별명, 당구 선수 이름)이도 있다. 장성호는 신인 때부터 잘했다. 둘이 어디 비싼데 가서 밥을 먹으면 나는 돈이 없었다. 나는 연봉 1,200만원 동결인데 (장)성호는 100% 인상되고 그랬다. 후배한테 얻어먹고 그런 게 창피하더라. 그전에는 나이트클럽에서 여자들한테 인기있는 게 좋은 건줄 알았는데 그건 제대로 사는 게 아니었다. 그때 장성호 덕분에 정신차렸다."

김성근 감독 덕분에 치열했고

"SK에서 많은 걸 이뤘다. 결혼을 인천에서 했고 가정도 거기서 꾸렸다. SK에서는 치열하게 했다. SK에서는 플래툰으로 뛰었는데 오른손 투수가 나오면 벤치에 앉아 있어야 했다. 그런 것들 때문에 힘들었고, 더 치열하게 야구하게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 덕분에 행복했다

"행복한 건 NC에서다. 김경문 감독님은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야구 다 하게 해주셨다."

"NC 올 때 감독님이 목표가 뭔지 묻더라. 250홈런 얘길 했더니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그 덕분에 지금 330개도 넘길 수 있었다."

"5년 전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때 저에게 '나는 아직도 너를 높게 평가한다. 꼭 네가 필요하다'고 해주신 김경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5년 전 여기 왔을 때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다 이뤘다. 어느 누가 저처럼 이렇게 멋지게 은퇴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

▲ 이호준 은퇴 경기가 열린 30일 마산구장 ⓒ 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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