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S] 홈런 만든 12살 관중…2017년 라일리와 1996년 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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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아메리칸리그 2차전 선제 점수는 다소 복잡한 절차 끝에 인정됐다.
1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 뉴욕 양키스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4회 휴스턴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다. 우익수 애런 저지가 전력으로 쫓았지만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느린 화면으로 타구가 담장 밖에 있던 한 휴스턴 어린이 팬이 내민 글러브에 살짝 걸린 뒤 담장을 넘어갔다. 홈런 공은 어린이 팬의 글러브에 맞고 담장 밖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자 주심 주관 아래 심판진이 모여 비디오 판독을 했다. 판독은 관중이 공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타구 결과를 예측하는데, 만약 관중이 타구 결과를 바꿨다고 판안이 되면 홈런이 2루타로 정정되고, 공을 건드렸던 어린이 팬은 수비 방해로 규정에 따라 경기장 퇴장은 물론 경기장 출입 금지 명단, 이른바 블랙 리스트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홈런으로 인정됐다. 초조하게 판정 결과를 기다리던 어린이 팬은 판독 결과가 나오고서야 활짝 웃었다.
이 어린이 팬은 텍사스주 리버티 힐에 사는 12살 카슨 라일리다.
"공이 왔을 때 '내가 잡겠어요'라고 말했어요"라고 떠올린 라일리는 "내가 팔을 뻗었던 것 같았어요"라고 밝혔다. 또 저지가 그를 노려봤다고 말했다. 라일리는 이때 휴스턴 팬들이 '잘했어'라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라일리는 홈런 공을 잡아 이날에만 공 5개를 손에 넣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이닝 시작 전 수비하러 나온 양키스 우익수 저지가 준 공이다. 라일리는 외야 담장 맨 앞줄에 앉아 저지에게 공을 받을 수 있었다.
휴스턴은 9회 카를로스 코레아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라일리가 공을 건드린 장면이 나왔을 때 이 경기를 중계하던 미국 방송사는 1996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을 틀었다.
1996년 10월 10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스시리즈 1차전에서 양키스가 3-4로 뒤지고 있던 8회 1아웃.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데릭 지터의 타구가 오른쪽 담장 깊숙히 날아갔다. 비거리가 길었지만 볼티모어 우익수 타라스코가 낙후 지점을 포착해 우익수 플라이가 되는 듯 했다.
그런데 담장 밖에 있던 검정색 티셔츠를 입은 어린이 팬이 팔을 쭉 뻗어 글러브로 이 타구를 낚아챘다. 선심이 곧바로 홈런 사인을 내렸다. 4-4 동점 홈런. 당시 신인이었던 지터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기도 했다. 우익수 타라스코를 비롯해 데이브 존슨 당시 볼티모어 감독 등 여러 명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없어 판정을 뒤집을 방도가 없었다.
양키스는 연장 11회말 버니 윌리엄스의 끝내기 홈런으로 5-4 승리를 거뒀다. 이어 볼티모어를 4승 1패로 꺾고 월드시리즈에 올랐고, 월드시리즈에서 애틀랜타를 4승 2패로 꺾고 구단 역사상 23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익수 뜬공을 홈런으로 만든 양키스 어린이 팬의 이름은 제프리 마이어, 당시 12살이었다. 양키스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마이어는 영웅이 됐고, '데이비드 레터맨쇼' 등 여러 토크쇼에 출연하는 유명인사가 됐다.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하면서 뉴욕의 영웅이 됐다. 뉴욕타임즈는 '월드시리즈 MVP는 마이어'라고 했다.
마이어는 야구 선수로 양키스 입단 꿈을 꾸고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양키스는 물론 어느 팀에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라일리와 마이어는 많이 닮았다. 홈런 공을 건드렸을 때 같은 12살이었고 또 나란히 팀이 이겼다. 게다가 두 팀 다 끝내기 승리다.
1996년 양키스는 우승했다. 휴스턴에도 좋은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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