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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롯데 레일리 에이스의 조건, 몸쪽에 달렸다

작성일: 2018.02.14 09:18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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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일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레일리는 롯데 에이스다. '안경 쓴 에이스'로 불리는 박세웅이 많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팀 승리의 보증수표라고 할 수 있는 진짜 에이스까지는 성장하지 못했다. 레일리가 1선발 몫을 해 줘야 롯데도 함께 보다 높은 곳을 향할 수 있다.

1선발이 해야 할 일은 막중하다. 일단 선발 로테이션상 상대 에이스와 붙어야 할 경우가 많다. '1선발=승리'라는 공식이 적용되는 팀은 강팀이다. 여기에 상대의 에이스까지 꺾는다면 그 효과는 배가된다. 레일리가 올 시즌 어떤 투구력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롯데의 운명이 요동칠 수 있다.

그렇다면 레일리가 1선발다운 공을 던질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해답은 몸쪽 승부에서 찾는 것이 옳다.

레일리가 2스트라이크 이후 선 채 삼진을 잡아낸 그래픽이다. 우타자의 경우 좌우 폭을 넓게 활용한 것을 엿볼 수 있다. 몸쪽을 빠른 패스트볼로 찌르거나 바깥쪽을 백도어 커브나 슬라이더로 공략한 것을 알 수 있다. 우타자에겐 몸쪽은 패스트볼, 바깥쪽은 변화구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반대로 좌타자를 상대로는 몸쪽 공을 거의 던지지 못했다. 구사 비율이 적은 싱커가 몇개 찍혔을 뿐 대부분 바깥쪽, 그것도 슬라이더 승부를 많이 했다.

두 번째 그래픽은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삼진을 돌려세운 비율을 나타낸다. 레일리는 여기서 자신이 어떻게 타자들을 솎아 내는지를 명확히 보여 준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몸쪽 승부를 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우타자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레일리는 우타자를 선 채 삼진을 잡을 때가 아니면 변화구로 몸쪽을 많이 공략했다.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특히 높았다. 몸쪽으로 더 깊숙히 찌르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몸쪽을 보여 준 뒤엔 장기인 체인지업을 바깥쪽으로 떨어트리며 헛스윙을 많이 유도해 냈다.

레일리의 체인지업은 지난해 6월24일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진다. 체인지업 구속은 133km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수평 무브먼트는 -38.57로 커졌다.

시즌 초반 좋았을 때 체인지업 궤적을 되찾았다. 단순히 스피드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공 자체의 움직임이 좋아졌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릴리스 포인트와 익스텐션(투수가 투구판을 밟고 앞으로 끌고 나오는 거리)이다. 릴리스 포인트는 약 4cm 정도 낮아졌다. 익스텐션이 길어지며 공을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고 있다.

낮아진 릴리스 포인트는 체인지업 무브먼트를 많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A 팀 전력 분석원은 "레일리의 릴리스 포인트가 미묘하게 낮아졌다. 조금 팔이 내려오면서 체인지업 무브먼트가 더 생겼다.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에 타자들이 낯설게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며 우타자의 몸쪽 공략에 대한 자신감도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보인다. 몸쪽이 볼이 되더라도 바싹 붙이며 시선을 흐트러트리면 다음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해 내는 투구가 가능해진다.

레일리의 지난 시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3할1리로 다소 높았다. 하지만 6월24일 이후만 놓고 보면 2할8푼2리로 떨어진다. 체인지업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우타자 바깥쪽 체인지업을 살리기 위해선 몸쪽을 많이 던져 놓아야 한다는 것을 그래픽에서도 알 수 있다.

좌타자를 상대로도 2스트라이크 이후 몸쪽 승부를 즐겨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스탠딩 삼진을 잡을 땐 몸쪽을 잘 쓰지 않았지만 헛스윙을 유도하는 투구에선 몸쪽, 특히 패스트볼이 많았다.

이 몸쪽 승부가 먹히며 또 다른 장기인 좌타자 바깥쪽 슬라이더 역시 잘 통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을 유도해 낼 수 있는 레일리의 결정구는 우타자 바깥쪽 체인지업과 좌타자 바깥쪽 슬라이더라고 할 수 있다. 허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바깥쪽 승부를 살리기 위해선 적절한 몸쪽 승부가 동반돼야 한다. 몸쪽으로 타자의 시선을 분산시켜야 바깥쪽 변화구에 대한 타자의 적응력을 더욱 떨어트릴 수 있다.

레일리가 자신의 장기를 살리기 위한 몸쪽 승부에 성공할 수 있을까. 레일리의 2018년 시즌을 좌우할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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