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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신장 제한’ 키가 크다고 페이스가 느려지지 않는다

작성일: 2018.03.07 01:33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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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시즌에는 신장 제한으로 볼 수 없는 로드 벤슨(왼쪽)과 데이비드 사이먼 ⓒKBL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신장기준 적용으로 빠른 경기속도를 통한 평균 득점 향상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프로농구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한다.”

KBL은 5일 이사회를 통해 "2018-19시즌부터 시행하는 외국인 자유선발 제도에서 장신선수 200㎝ 이하, 단신선수 186㎝ 이하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간단하다. 외국 선수의 신장이 작을수록 기술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기술자들이 오면 경기 페이스도 빨라지고 득점도 향상된다는 게 KBL의 생각이다. 실제로 KBL은 "5라운드 기준으로 경기 속도를 나타내는 페이스 부문 상위 3팀(원주 DB, 안양 KGC, 서울 SK)의 평균 득점이 다른 팀들보다 높다"라고 밝혔다. 

페이스가 빠를수록 득점이 올라가는 건 당연하다. 공격 제한시간을 적게 활용하면 양 팀의 공격 기회가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슛을 실패해도 트랜지션으로 빠르게 공격 전개가 이뤄지면 득점은 자연스레 올라간다.

하지만 5라운드 기준 페이스 상위 세 팀 중 두 팀은 모두 빅맨이 있다. 로드 벤슨(206.7㎝, 원주 DB), 데이비드 사이먼(203㎝, 안양 KGC)이 그 주인공. SK의 애런 헤인즈(199㎝)는 포워드 자원이다.

결국 KBL의 주장이 틀렸다는 이야기다. 빅맨이 있다고 페이스가 느려지진 않는다. 특히 KGC는 오세근이 사이먼과 함께 뛰고 있다. 빅맨과 함께 나서는 선수들의 성향과 감독의 전략에 따라 경기 속도는 달라진다. 

NBA를 봐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페이스 부문 리그 상위 10팀을 보면 대부분 빅맨을 두고 경기를 펼친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리그 2위)를 제외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리그 4위), 필라델피아 76ers(리그 5위), LA 클리퍼스(리그 6위), 토론토 랩터스(리그 10위) 등은 모두 빅맨을 활용한다. 앤서니 데이비스, 조엘 엠비드, 디안드레 조던, 요나스 발렌슈나스와 야콥 퍼틀 등이 코트를 지키고 있다.
 
또한 키가 커서 느리고 기술이 없다는 건 옛날이야기다. 현대 농구의 트렌드는 스페이싱과 빠른 농구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빅맨이 외곽슛을 던지고 있다. 기술도 화려하다. 코트 끝부터 끝까지 혼자 드리블로 속공을 마무리할 수 있는 빅맨도 많아졌다. 

페이스를 빠르게 하려면 트랜지션 속도를 높이면 된다. 수비 리바운드 이후 공격 코트로 빨리 넘어가 얼리 오펜스를 펼치면 된다. 기술자 한 명이 있다고 해결되진 않는다. 2~3명의 선수가 함께 뛰면서 마무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가드가 달려야 한다. 하지만 국내 자원 중 속공 상황에서 드리블과 레이업이 안정적인 선수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프로농구의 인기는 하락하고 있다. 평균 관중 수는 물론 중계방송 시청률까지 떨어지고 있다. 관중들을 코트와 TV 앞으로 부를 만한 매력 포인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낡은 기획력, 부족한 스토리라인 등 여러 요인을 제외하고 제도 변경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단편적인 발상을 내놓았다. 과연 외국인 선수제도가 성공할까. 성공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성공해도 좋은 이야기가 나오진 않을 것이다. 현장의 의견을 무시한 KBL의 뜻이 그대로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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