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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 매니큐어를 바른 포수, 지성준의 꿈은 이루어진다

작성일: 2018.04.27 10:00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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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지난 2월 한화 이글스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주목받은 포수 중 한 명이었던 지성준은 당시 선수로서 목표를 묻는 질문에 "공수 모두 승부처에서 믿음직한 선수"라고 답했다.

2014년 한화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1군 출장이 통산 10경기에 불과했지만 올해 한용덕 감독의 눈에 띄어 1군 기회를 잡은 지성준은 건장한 체격과 빠른 송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직 포수로서 투수 리드나 프레이밍 능력에서는 약점도 있지만 경험을 통해 나아질 것이라는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받고 최근 계속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지성준에게 꿈 같은 하루가 찾아왔다. 그는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9번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0-1로 뒤진 9회 2사 만루에서 양현종의 초구를 당겨쳐 좌익수 왼쪽으로 흐르는 2타점 역전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지성준의 결승타에 힘입어 한화는 3-1 승리를 거두고 5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중요한 경기에서 활약해줬다"며 그를 칭찬한 한 감독의 이야기처럼 이날 경기는 한화의 승부처였다. 한화는 5연패라는 깊은 늪을 전날 3-2 역전승으로 겨우 벗어났다. 전날도 앞서 가던 경기가 8회 동점이 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힘겹게 1승을 거두고 또 패한다면 한화가 반등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흘러갈 확률이 높았다. 그 위기감을 털어낸 지성준의 한 방이었던 셈이다.

무엇보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이날 전까지 5경기 평균자책점 7.71로 1승3패에 그치며 팀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제이슨 휠러는 이날 그와 호흡을 맞추며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안타를 9개나 맞았지만 두 배터리는 실점 위기를 차분히 극복해나갔다. 결국 접전이 이어졌고 지성준은 자신의 손으로 경기 승패를 가를 수 있었다. 25일 키버스 샘슨의 7이닝 1실점 역투를 이끌었던 지성준은 수비에서도 눈에 띄게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지성준의 오른손

26일 경기 전 지성준과 대화를 나누다 그의 덩치만큼 투박한 손에 발린 매니큐어를 발견했다. 보통 단색으로 바르는 다른 포수들과 다르게 반짝이는 글리터 네일까지 곱게 발려 있었다. 지성준은 "형광색을 몇 번 겹쳐 바르다가 부족한 것 같아 반짝이 매니큐어를 한 번 더 발랐다. 개인적으로 잘 발린 것 같은데 주위에서 많이 놀리더라"며 쑥스럽게 손등을 내밀었다. 

아직 많은 경험을 쌓지는 못했지만 매니큐어 하나도 고민하며 보인 정성이 지성준에게 꿈 같은 하루를 선사한 듯 보인다. 27일 사직 롯데전부터는 주전 포수 최재훈이 복귀하기로 예정돼 있어 지성준은 다시 당분간 대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고민과 정성이 계속되는 한 언젠가 다시 그의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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