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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홈런 찰나에 엿보인 최주환의 오뚝이 인생

작성일: 2018.06.01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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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최주환(가운데)이 끝내기 홈런을 치고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와 됐다."

왼쪽 담장 너머로 타구가 뻗어가는 걸 지켜본 뒤에야 최주환(30, 두산 베어스)은 안도했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잠실 SK 와이번스전 9회 2사 1, 2루에서 터진 최주환의 끝내기 3점포에 힘입어 6-4로 재역전승했다. 

한 타석, 그 찰나에 최주환의 야구 인생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숱하게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꿋꿋하게 일어섰던 지난 13년 세월의 축소판 같았다.

최주환은 6회 수비 도중 오른손 검지를 다쳤다. 정의윤의 타구를 포구할 때 공에 강하게 맞았다. 오른손 검지는 피멍이 들면서 부어올랐고,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실책을 기록했다. 

이후 타석부터 최주환은 방망이에서 오른손 검지를 떼고 타격을 했다. 방망이를 확실히 잡고 칠 때와 비교하면 힘이 덜 실릴 수 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변화를 금방 눈치 챘다. 9회 2사 1, 2루 승부처에서 타격을 준비하던 최주환을 불렀다. 

"그렇게 쳐서 칠 수 있겠어?" 

▲ 타격하는 최주환 ⓒ 한희재 기자
김 감독의 말을 들은 최주환은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다. "칠 수 있습니다" 한마디를 외치고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SK 3번째 투수로 나선 신재웅의 2구째 시속 147km짜리 직구를 공략해 벼락 같은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더그아웃에서 만난 최주환은 "무슨 자신감으로 감독님께 칠 수 있다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자신감에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지난해 마무리 캠프에서 지금처럼 방망이에 세 손가락만 걸고 치는 훈련을 했었다. 

최주환은 "마무리 캠프 때 고토 타격 코치께서 세 손가락만 걸고 가볍게 배트 헤드를 쓰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마무리 캠프 때는 롱T 배팅 훈련을 할 때 놀이처럼 쳤던 거였다. 코치님께 배우고 난 뒤에 그걸 응용해서 가끔씩 쳤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었다"고 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긴 했지만, 요행으로 때린 홈런이 아니었던 셈이다.

데뷔 12년째였던 지난해 주전으로 도약한 최주환은 나무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나무도 처음에 땅에서 올라오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한번 올라오면 쑥쑥 크지 않나. 나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단단하게 어느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최주환은 다짐처럼 오른손 검지를 다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고토 코치와 함께 훈련한 기억을 꺼냈다. 그리고 대기만성을 꿈꾸는 그의 야구 인생처럼,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화려하게 경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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