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월드컵 이슈] 모두를 속였다, 위대했던 고춧가루 부대

작성일: 2018.06.28 07:05 조형애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한국이 FIFA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꺾었다.
▲ 후반 막판, 김영권-손흥민 연속 골이 터졌다. 월드컵 1경기 최다 골 타이 기록이다.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신태용 감독이 '트릭'을 이야기 할 때 귀를 의심했고, '통쾌한 반란'을 말할 때 흘려 들었다. 곧 '트릭'과 '통쾌한 반란'은 유행어, 다시 말하면 조롱의 대상이 되곤 했다. 혼선을 주기 위해 선수단 등번호를 바꾼 일종의 '트릭'이 해외 토픽쯤으로 외신에도 소개되기도 했을 정도였으니까, 말 다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3차전을 앞두고 확률을 바닥에 가까웠다. 독일을 꺾을 확률 5%, 16강 진출 확률 1%. 미국 유명 통계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는 그렇게 예측했고, 예상은 전문가들도 많이 다르지 않았다. 영국 방송 BBC는 2-0 독일 승을 영국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는 3-1 독일 승을 예상했다.

결과 2-0 한국 승리.

한국은 모두를 속였다. 사실상 패배를, 그것도 대패를 예상하고 있던 이들에게 통쾌한 승리를 안겼다. 한국은 한 순간도 독일에 크게 뒤처지는 순간이 없었다. 대략 15분에 한 번씩 경기 흐름이 바뀐다는 게 축구건만, 한국은 90분 내내 집중력을 발휘했다.

▲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조별 리그서 짐을 쌌다. 80년 만이다.

* 1 - 한국,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아시아 '최초'의 팀

* 2 - 독일, 월드컵 역사상 최저 득점(2골) 기록

* 80 -독일, 월드컵 본선 출전 역사상 1938년 이후 80년 만에 두 번째로 조별 리그 탈락

돌이켜보면 이번이야 말로 신태용 감독의 '트릭'이 주효했다. 베스트11 없이 늘 궁금증을 안겼던 그의 선발 명단은 독일전에도 새로웠다. 구자철, 손흥민이 투톱으로 나섰고 정우영 장현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레프트백은 홍철, 라이트백은 이용, 센터백은 윤영선 김영권이 호흡을 맞췄다.

한국은 강한 전방 압박으로 독일을 괴롭혔다. 두 줄 수비 라인 간격은 착착 들어맞았다. 전반 점유율을 보다 내줬을지언정, 한국은 위협적인 장면을 두 차례 만들어내며 독일을 급하게 만들었다.

전반 무실점으로 1차 목표를 달성한 한국은 독일이 보다 전진하자 더욱 위협적으로 변모했다. 결국 추가 시간, 일이 벌어졌다. 김영권과 손흥민이 내리 득점에 성공하면서 극적인 두 골차 승리를 거뒀다. 한국이 월드컵 한 경기서 올린 최다 득점이 2골. 한국은 타이 기록을 작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것도 우승후보로 그 누구도 의심치 않았던 독일을 상대로 2골을 넣었다.

1%의 기적은 없었다. 독일전 승리 5% 좁은 문을 통과한 한국은 스웨덴이 멕시코를 3-0으로 완파하는 바람이 월드컵 16강 꿈을 접었다. 하지만, 고백하건데 필자는 이번엔 진정으로 속았다. 많은 이들이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 믿는다. 그래서 두고두고 아쉬운 게 1차전 스웨덴전이다. 극도로 상대를 의식한 탓에 우리의 장점을 지워버렸던, 트릭에 우리가 속았던 한 판이었다. 그렇다고 2차전 분전과 3차전 승리가 빛이 바래서는 안된다.

모두가 속았다. 독일 빌트는 '독일 국가 대표 사상 최악의 한 판'이라고 했고, 독일축구협회는 "사과밖에 할 게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까 한국의 2018 월드컵,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