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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정의윤, 4년 전 박병호와 다르다

작성일: 2015.07.25 06: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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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2004년 오승환(삼성-한신)과 윤석민(KIA)을 거르고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했던 5툴 유망주. 그러나 11년 차가 되는 동안 그는 데뷔 팀에서 잠재력을 현실로 이끌지 못했다. 3-3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SK 와이번스로 이적하게 된 우타 외야수 정의윤(29)의 이적. 2011년 7월31일 LG에서 넥센으로 이적한 입단 동기생 박병호(29)의 이적과는 다르다.

SK와 LG는 지난 24일 좌완 신재웅(33), 정의윤, 우완 신동훈(21)이 SK로 가고 좌완 진해수(29), 좌타 외야수 임훈(30), 우완 여건욱(29)이 LG로 가는 3-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 측은 시즌 전부터 힘을 갖췄으나 이를 실전에서 뿜지 못하던 정의윤을 탐내고 있었고 카드를 맞추고 붙인 끝에 LG와 3-3 트레이드를 했다. 정의윤은 트레이드 발단 배경 중 한 명이지만 현 시점에서 주축이 되는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 1군 성적 32경기 0.258 7타점(24일 현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의윤은 LG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 중 한 명이다. 부산고 시절 최고의 5툴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정의윤은 2005년 2차지명 전체 1라운드 3순위로 LG 지명을 받았다. 롯데가 지명한 전체 1순위 마산 용마고 조정훈-두산이 지명한 신일고 우완 서동환(삼성) 다음 순번이었고 정의윤 뒤로 단국대 오승환, 분당 야탑고 윤석민이 있었다. 그해 LG 1차 지명자인 성남고 박병호와 함께 LG 타선의 미래로 주목받았으나 1군 통산 성적은 733경기 0.261 31홈런 233타점 23도루에 그쳤다.

성적은 뛰어나지 않지만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 현장에서는 야구인들의 눈을 가장 사로잡던 선수 중 한 명이 정의윤. 일본 야구계의 전설로 꼽히는 기요하라 가즈히로, 이토 쓰토무 지바 롯데 감독 등은 인스트럭터로 LG 캠프를 찾았다가 정의윤의 모습을 보고 모두 놀랐다. 기요하라는 “저 선수가 후보라는 것이 놀랍다”라고 했으며 이토 감독은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때려내는 타자 아닌가”라며 의아해했다. 한 야구인은 정의윤에 대해 “실전에서 정작 몸이 앞으로 쏠리는 타격폼을 보여줘 힘을 제대로 떨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잠재력을 현실화 하지 못한 정의윤은 아쉬움 속 SK에서 새 야구인생을 꿈꾼다.

포텐셜 대비 아쉬운 실적으로 인해 4년 전 비슷하게 트레이드 된 박병호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LG에서 여러 지도자는 물론 구단 관계자의 참견 이야기까지 모두 수렴하다가 정작 1군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팬들의 맹비난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병호는 넥센 이적 후 국내 최고의 슬러거로 우뚝 섰다. LG를 떠난 뒤 야구인생 대성공을 거둔 박병호와 2009년 MVP KIA 김상현(kt)의 전력이 있는 만큼 정의윤이 LG 이적 후 잠재력을 현실화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중 이다.

그러나 2011년 당시 넥센 박병호와 지금 SK 정의윤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새 둥지의 환경과 선수의 처지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마무리와 젊은 선발을 필요로 하던 LG가 송신영, 김성현을 데려오고 심수창(롯데)과 박병호를 내줬던 2011년 기한 마감일 트레이드. 당시 넥센은 공수 부조화로 일찌감치 최하위로 밀려났다. 박병호는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가 이병규(LG 7번)와 함께 2009년부터 꾸준히 원했던 유망주다.

'포스트 이숭용'으로 생각했던 오재일(두산)이나 장영석 등이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지 못하는 바람에 거포 1루수가 필요했던 넥센. 팀 성적을 포기한 대신 2011시즌 후반기 박병호를 붙박이 4번 타자로 기용했다. 2011시즌 후반기 51경기 0.265 12홈런 28타점으로 가능성을 비췄던 박병호는 현재 4년 연속 홈런왕좌를 노리고 있다. 박병호의 성장에는 2011시즌 팀 성적을 포기하고 견딘 넥센과 김시진 감독의 인내가 있었다.

반면 정의윤의 새 팀인 SK는 갈 길이 급하다.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도전 대신 국내 무대 잔류를 택한 동시에 내부 FA를 모두 붙잡는 데 성공, 삼성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SK지만 현재 43승2무40패(5위)다. 6위 한화에 단 승률 1리 차(0.518-0.517)로 앞선 상태. 현 성적과 올 시즌 경기력이 기대 이하다. 1군 풀타임 주전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의윤을 후반기 붙박이 주전으로 기용할 가능성은 그만큼 떨어진다. 다음 시즌 주전 외야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겠지만 일단 올 시즌 후반기 정의윤의 가장 유력한 SK 내 역할은 오른손 대타 정도다.

또한 정의윤은 어느새 우리 나이 서른으로 더 이상 젊은 타자가 아니다. 타자에게 30대는 기술을 더욱 절차탁마해 20대 시절의 힘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을 보완해야 하는 시기다. 박병호는 한창 좋은 힘을 보여줄 스물 여섯 젊은 나이에 이적해 넥센에서 입신양명에 성공했다. 따라서 20대 중반에 이적한 박병호와 정의윤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트레이드를 통한 동기부여로 경기력이 좋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정의윤은 LG에서 적지 않은 기회를 잡은 편이지만 시기가 안 좋았다. 데뷔 초반에는 미완의 선구안과 컨택 능력으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해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김기태 감독 재임 시절에는 기대 속에 의욕을 갖고 뛰어 2013시즌 116경기 0.272 5홈런 47타점을 기록,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해 7월 초순까지 3할2푼대를 기록하며 타격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었던 정의윤이다.

현재 KIA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기태 감독은 2013시즌 중 정의윤에 대해 “3할2푼 정도 구색을 갖추며 '이 정도면 되겠지'하는 생각으로 뛰어서는 안 된다. 정의윤은 이미 진작에 한 시즌 3할-20홈런 이상을 했어야 하는 선수”라며 질타를 한 바 있다. 열심히 훈련하는 만큼 출장 기회를 부여했으나 실전에서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주길 바라는 뜻으로 던진 쓴소리. 트레이드를 통해 야구 인생에 큰 변화를 겪은 정의윤. SK 정의윤은 LG 정의윤과 다른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사진] LG 시절 정의윤, 박병호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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