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수확' 넥센, 패배는 있어도 패자는 없었다
작성일: 2018.11.03 06:00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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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가을 야구를 접었다.
넥센은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SK 와이번스에 연장 혈투 끝에 10-11로 졌다. 인천에서 1,2차전을 패한 뒤 홈 구장 고척돔에서 3,4차전을 이기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던 넥센이지만, 다시 한 번 인천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내줬다.
아쉬운 탈락이지만 결코 슬프지만은 않다. 넥센은 지난달 16일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무려 포스트시즌 10경기를 치렀다. 창단 후 가장 많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봤다. 중심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선발 원투 펀치가 흔들리는 등 약점도 있었지만 가을 야구 경험을 통해 한층 더 강해진 넥센이었다.
넥센은 지난해 1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그 짧은 사이에 팀의 주축 멤버들이 물갈이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처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30명 중 절반인 15명이나 됐다. 설상가상 팀의 구심점인 이택근이 지난달 13일 시즌 최종전에서 갈비뼈를 다쳤다. 포스트시즌 경험 부족은 넥센의 가을 야구를 앞두고 따라붙은 단골 물음표였다.
그럼에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까지 많은 '미친 영웅'들이 탄생하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제리 샌즈가 4타점 활약을 펼쳤고 임병욱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홈런 6타점으로 활약하는 등 시리즈 MVP가 됐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6경기에 등판한 '루키' 안우진의 호투도 빼놓을 수 없다.
플레이오프에서는 SK의 강한 화력에 고전했지만 시리즈를 2승2패로 만드는 괴력을 과시했고, 5차전은 포스트시즌 명경기 중에서도 손꼽힐 만한 혈투였다. 임병욱이 6회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폭투에 2루에서 홈까지 쇄도하며 선취점을 올렸고 부진했던 박병호는 9회 2사 2루에서 극적인 동점 홈런을, 김민성은 10회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마음의 짐을 덜었다. 더 무서운 것은 이날 넥센 선발 라인업에 든 국내 타자 8명 중 25살 이하가 6명이었다는 점이다. 넥센의 미래를 더욱 무섭게 만들고 있다.
5차전에서 후회 없는 플레이를 펼친 넥센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서로가 서로를 말 없이 안아주며 뜨거운 형제애를 보였다. 올해 구단 안팎의 일로 인해 역경을 겪으며 서로를 믿는 마음이 더 커졌고, 이번 포스트시즌은 그 신뢰에 얹어 값진 경험, 그리고 큰 경기에서 중요한 자신감까지 얻는 기회가 됐다. 넥센의 이번 포스트시즌은 밤이 너무 깜깜해서 더욱 환하게 보이는 해돋이처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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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라 기자 gyl@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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