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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톡] 다시 마운드 선 백인식, 꿈꾸는 ‘실패한 야구 인생의 마지막’

작성일: 2019.03.09 18: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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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번째 수술을 받은 백인식은 후회 없는 마무리를 노린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마운드에 선 투수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타자들도 이 투수의 지금 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공 하나를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난 7일 일본 가고시마현 현립 가모이케 구장. SK 퓨처스팀(2군) 전지훈련 종료를 직전에 두고 라이브게임이 열렸다. 투수는 사이드암 백인식(32)이었다. 등판 전 “구속이 얼마나 나올지 솔직히 걱정된다”고 했던 백인식은 꽤 쌀쌀한 날씨에 연신 손에 입김을 불어 넣고 있었다. 그리고 신중하게 1구, 1구를 던졌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이 투수가 다시 마운드에 섰다는 자체가 중요했다.

백인식은 지난해 10월 말 수술대에 올랐다. 웃자란 뼛조각을 깎아내는 수술이었다. 여기에 계속 뼈를 깎으면서 문제가 생긴 연골도 손을 봤다. 연골 복원 수술도 같이 했다. 이미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 2번, 뼛조각 제거 수술 2번을 받은 백인식이다. 오른쪽 팔꿈치에만 5번째 수술이었다.

지난해 초반은 좋았다. 통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좋은 공을 던졌다. 1군에서도 필승조로 뛰었다. 의지도 충만했다. 그러나 4월부터 다시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다. 뼈가 또 웃자라고 있었다. 최대한 참고 던지려고 했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빨리 1군에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백인식은 “지나고 보니 시간을 두고 올라와야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결국 시즌 종료를 앞두고 수술을 받았다.

백인식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이렇게 큰 뼛조각은 처음 본다”고 놀라워했다. 백인식은 그 뼛조각을 사진으로 찍어 휴대전화에 고이 보관했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수술 당시 그만둘 생각도 별로 없었다고 했다. 백인식은 “한해라도 제대로 야구를 해보고 다쳤으면 그만둘 생각을 진지하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억울하더라. 할 만하면 아프고 그러니 스스로 실망을 많이 했다. 한 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 첫 라이브피칭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백인식 ⓒ김태우 기자
재활은 도가 텄다. “팔꿈치 하나는 코치보다 더 잘 알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그런 백인식이 말하는 재활 과정은 순조롭다. 백인식은 “지금껏 수술을 많이 했는데 지금 과정이 가장 순탄하다”고 웃었다. 걱정되는 것은 구속이었다. 수술을 많이 받은 팔꿈치가 얼마나 버텨줄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백인식은 “정교한 제구를 가진 투수는 아니다. 구속이 어느 정도는 나와야 한다. 수술할 때마다 매번 드는 걱정이었다”고 했다.

다행히 실마리가 풀렸다. 백인식은 7일 라이브피칭에서 최고 139㎞를 던졌다. 140㎞대 중반을 넘겼던 예전과는 차이가 있지만 첫 투구임을 생각할 때는 고무적이다. 백인식도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고 환하게 웃었다. 구속이 전부는 아니지만, 자신의 재활이 올바르게 끝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데이터임은 분명했다. 등판을 마친 백인식은 자신감과 미소를 찾아가고 있었다.

백인식은 “12년 차인데 제대로 뛴 시즌이 별로 없다. 계속 아팠으니 어쨌든 난 실패한 야구 인생”이라고 스스로 인정했다. 그 대명제가 바뀌기 쉽지 않다는 것은 스스로 잘 안다. 그래서 백인식은 “실패한 야구 인생이지만, 그래도 끝날 때까지는 진짜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작은 바람을 드러냈다. 당장 1군 필승조로 들어간다는 욕심도 없다. 순차적으로 잘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이맘때보다도 더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시즌에 들어간다.

첫 라이브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친 백인식은 연습경기에 계속 나설 예정이다. 퓨처스리그 개막 대기는 큰 문제가 없다. 백인식은 “우리 팀 투수진이 좋다. 올라가려면 밑에서 엄청나게 잘해야 한다. 하나의 숙제다.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나머지는 위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1군이든 2군이든 더 중요한 것은 자기만족이다. 백인식은 “한 번은 속 시원하게 던져보고 그만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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